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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7.05.05 22:54

[공소리 칼럼] 처녀도 산부인과에 가나요?

남자도 비뇨기과 정기검진 받아야 한다

▲ ⓒ픽사베이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결혼 안 한 처녀들도 산부인과에 가나요?”
분만 담당 산과와 생식기계 부인과로 나누어져 있어…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비뇨기과 정기검진’ 받아야 한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남성 A씨는 한 번도 비뇨기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 A씨는 성생활을 하지만 비뇨기과에 간 경험은 어릴 적 포경수술을 하러 간 게 전부다. 검진 차 비뇨기과에 가본 적이 없는 탓에 여성의 경우는 어떤지 물었다.

“처녀도 산부인과에 가느냐?”는 A씨의 질문에 필자는 결론적으로 처녀도 산부인과에 간다고 답했다. 산부인과 진료 조건에 나이와 성관계 여부는 상관없다. 여성이 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성관계 여부도 아니고, 혼인 여부로 결정짓는 질문은 21세기를 살고 있으면서 수치스럽고 한심한 대목이었다.

혼인 여부에 따른 산부인과 방문은 임신과 출산 부분만을 생각하는 것이고, 더불어 기혼자만 임신과 출산한다고 국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통 ‘산과’에서 출산 등을 담당한다. 그러나 실제로 ‘부인과’에서 하는 일은 많다. 여성생식기는 내부생식기와 외부생식기로 나뉜다. 내부에는 중요장기인 자궁, 난소, 질 등이 있다. 외부생식기에는 외음부, 내음부, 음핵 등이 있다.
 
내부생식기는 중요한 장기이다. 태아가 열 달 가까이 자라는 자궁의 역할뿐만 아니라, 난소와 자궁은 여성 삶 속에서 상징적, 기능적, 생리적으로 굉장한 영향력이 있다. 난자를 성숙시켜 배출하는 기관인 ‘난소’는 호르몬을 분출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또,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난소와 자궁은 여성의 몸 상태와 직결되는 예민한 장기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속에서 가장 빨리 망가지기 쉬운 장기에 속한다.

가임기 여성은 ‘월경’을 한다. 월경 주기는 스트레스나 환경적인 영향에 민감하게 바뀔 수 있다. 또한, 생리통이나 월경 전 증후군은 심각한 질환이다. 강제로 호르몬을 건드리는 치료가 보편적인데 호르몬 문제는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월경 시기에 생리 패드로 인한 땀띠, 질염에 쉽게 노출되고, 월경 기간이 아니더라도 습하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 구조에서 외부생식기에 땀띠나 질염은 감기처럼 흔하다.

부인과와 비뇨기과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하는 까닭은 성병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그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바이러스는 양성 모두 보균할 수 있는데, 대개 통증이 나타거나 병으로 확산하는 경우는 여성에서 많다. 파트너와 똑같은 HPV 바이러스 보균자라 하더라도 여성에게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병이 커질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양성 모두 생식기를 검진을 생활화해야 한다. 성병이나 HPV 바이러스 감염은 통증이 없거나 감염 여부를 모른 채로 보균할 수 있다. 감염 즉시 통증이 항상 있는 게 아니며, 거의 통증이 없다가 내부생식기까지 영향이 커졌을 때가 돼서야 뒤늦게 통증 혹은 불쾌감을 느껴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6개월~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한다면 자신도 모르게 큰 병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성 건강에 관심 없는 무지한 성인들

성생활을 하는 성인들도 생식기에 대한 건강을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해 한두 번씩 치과에 스케일링을 받으러 가면서 치과 검진이 이루어진다. 대개 학생이나 노동자처럼 소속집단에 있는 경우 매해 건강검진을 받는다. 하지만 유독 생식기에 대한 건강만은 별개다.

'비뇨기과’나 ‘산부인과'에 정기검진 등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하기 위해 비뇨기과,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그렇다면 병원에 발 디딜 수 없는 두려움은 어디서 온 것일까.

B씨(남성)는 “대체로 (비뇨기과에)갈 일이 없다. 다른 의학과와 다르게 문제가 없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는 거 같다”고 답했다. B씨처럼 많은 남성이 비뇨기에 물리적으로 심각한 통증과 기능에 문제가 지속되지 않으면 잠재적 문제에 관심이 없고, 정기검진의 필요성에 대해 체감하지 못한다.

이와 비슷한 입장인 C씨(남)는 “아프거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안 간다”며 “비뇨기과에 가는 게 약간 그렇다”고 말끝을 흐렸다.

많은 남성이 비뇨기과 진료 자체를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참을 수 없을 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면 굳이 비뇨기과에 가지 않겠다는 입장은 많다.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비치는 시선을 걱정하면서 민망하다고 느낀다.

여성 D씨는 “(산부인과 진료 과정에서) 은밀한 곳을 다 보여주는 게 민망하다”고 말했다.

양성이 공통으로 민망함을 느끼는데 남성의 경우는 더욱 비뇨기과 진료에 유보한 태도를 보인다.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은 응당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성이 비뇨기과 진료는 여성과 다르게 특별한 문제가 생겼을 때라고 생각하는 것이 전반적이다.

건강하게 살고, 건강하게 누려야 한다

비뇨기과는 요로계(방광, 신장, 요관, 요도)와 남성 생식기계 질환을 담당한다. 산부인과는 대개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출산을 다루거나 여성 생식기 질병 등을 담당한다. 비뇨기과는 여성도 요로계통에 문제가 있다면 진료받는다.

신장, 자궁 등은 내부 장기 중 예민한 장기에 속한다. 생활습관, 호르몬, 스트레스로 쉽게 병약해지는 기관이면서 매우 둔하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자궁은 꼬집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초기에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인데도 불구하고 늦게 발견해 더 부담스러운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신장은 손상되면 레닌이라는 효소를 분비하면서 결국 신장은 더 손상된다. 신장은 손상되기 전에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예민하고 쉽게 상처받는 기관일수록 예민하게 살피고 관리해야 한다.

흔히 성기능과 연결되는 기관들은 사는 데 필요한 생체기관 역할도 함께 한다. 남성의 전립선과 요도는 연결되며, 여성의 난소는 호르몬을 분비하면서 몸과 정신적 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존재다. 호르몬은 단백질 활동이다. 우리가 가진 생식기는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식기 건강에 무관심하다 보면 심신이 망가질 수 있다.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나쁜 생활습관 등 호르몬 변화가 생기면서 몸과 마음이 쉽게 병들 수 있다. 그중 우리가 지니고 있는 ‘성’과 관련된 부분들은 더욱 연약하므로 무관심을 벗어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여성만 생식기계 건강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성생활은 한다면 모두 유기적이다. 특히 남성의 비뇨기과 진료는 여성보다 불편함이 축소된다. 간단한 소변검사로 대부분 초진할 수 있다.

양성 모두 STD(생식기계 질환) 검사 없는 성생활은 위험하다. 통증과 불편함이 전혀 없어도 HPV 바이러스나 그 외 성병을 보균하고 있는지는 STD 검사를 받지 않는다면 절대 확신할 수 없다.

충치가 곯아 아픈 신경치료를 받기 전에 스케일링하면서 간단한 검진과 치료를 받는 게 현명하다. 불확실한 자가진단으로 병을 키우는 것보다 예방하기 위해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현명할 것이다.

산부인과(비뇨기과)에 가면 대기 환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방문하여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꼬마 아이도 있고, 노인도 있다. 미혼자도 있을 것이고, 기혼자도 있을 것이다. 처음 방문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중 누군가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을 것이다.

불편하다면, 이상하다면, 조금이라도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든다면 당장 병원에 가보자. 혹은 한 번도 검진을 위해 가본 적이 없다면 스타트를 끊어보자. 정기검진을 시작으로 건강하게 누리고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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