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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원작으로 한 영화 열풍시대, 득과 실은 무엇?

[스타데일리뉴스=김명연 기자] 최근 대한민국 영화를 보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작년한해 ‘도가니’, ‘완득이’이는 인기리에 상영되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고, 원작까지 다시금 화제가 됐다.

현재 소설을 원작으로 기반을 둔 영상작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은 어느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원작과 영상작품 사이가 상호보완이라는 끈끈한 다리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바탕으로 그 위에 배우의 연기력과 영상미 등 부수적인 요인들을 첨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실패할 위험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또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기에 손쉽게 홍보가 된다는 것도 제작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올해도 소설을 원작으로 ‘화차’, ‘가비’, ‘은교’등이 개봉됐고, 많은 작품들이 개봉 될 예정이다. 과연 이 작품들 모두 흥행신화를 이뤄냈을까?

사진출처-도가니 공식홈페이지 

▶작년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영화 ‘도가니’

영화 도가니는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를 원작으로 영상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광주의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영화에는 군 제대 후 복귀한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주연을 맡았다.

당시 ‘도가니’는 사회 전반의 억압적인 분위기와 시민의 무력감, 그리고 그에 맞서는 저항의 분위기와 불경기도 흥행 성공에 한몫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도가니’는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했던 것은 입 소문이다. 관객들은 영화를 본 뒤 크게 공감했고, 나아가 ‘도가니’는 무조건 봐야하는 영화’라고 인식하며 SNS를 통해 자발적인 홍보를 한 것이다. 이것이 일파만파 퍼져 사회 전반에 ‘도가니’ 열풍을 불어오게 했다.

이후 공유는 제대 후 복귀 작으로 대박을 터뜨렸고, 연이은 광고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작가 공지영 또한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객들이 책을 다시 찾게 돼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영화는 제14회 이탈리아 우디네극동영화제(FEFF)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연이은 대박행진을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완득이 공식홈페이지 

▶감동적인 스토리로 관객잡은 영화 ‘완득이’

영화 ‘완득이’는 가난, 장애, 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 어두운 이면을 코미디에 버금갈 정도로 그려냈다. 건강한 스토리의 공감대는 흥행세로 이어졌으며, 총 관객 531만5692명을 끌어 모으는 저력을 과시했다.

영화 ‘완득이’는 담임선생님이 죽는 게 소원인 반항아 완득(유아인 분)과 입만 열면 막말뿐인 독특한 선생님 동주(김윤석 분)와의 특별한 인연을 그린 작품이다. 세상의 그늘에 숨어있는 게 편한 열여덟 살의 완득과 그런 완득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선생님 동주가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되어주는 가슴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로, 동명의 청소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청소년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70만부가 판매되며 화제의 베스트셀러로 오른 ‘완득이’는 스크린에서 연기파배우 김윤석과 유아인이 무리없이 소화해 냈다는 평을 받았고, 이후 당시 인기에 힘입어 판매율이 4배나 치솟았다.

유아인은 ‘완득이’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각종 CF를 석권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 주인공까지 꿰차며 승승장구 해 나가고 있다.

사진출처-늑대의유혹 공식홈페이지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늑대의 유혹’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늑대의 유혹’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풋풋한 순수 소녀 정한경(이청하 분)과 여심을 설레게 하는 절대 킹카 반해원(조한선 분), 정태성(강동원 분) 세 사람의 가슴 떨리는 사랑과 아픔을 감성적인 성장스토리로 담아낸 소설이다.

‘늑대의 유혹’은 인터넷 소설에서 책으로 발간 당시 50만부 판매기록을 세울 정도로 출반업계에 놀람움을 선사한 바 있으며, 이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늑대의 유혹’은 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이뤄냈다.

당시 ‘늑대의 유혹’을 통해 강동원은 여심을 사로잡으며 더 높은 인기를 얻었고,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이청아는 이름을 알리며 일약 스타배우 반열에 올랐다. ‘늑대의 유혹’은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를 넘어 뮤지컬로 개봉됐고, 조만간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찾아 올 예정이다.

사진출처-은교 공식홈페이지 

▶파격적인 소재로 이목을 끈 영화 ‘은교’

영화 ‘은교’는 박범신 작가의 작품으로 다소 파격적인 내용으로 인해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은교’는 70대 시인 이적요(박해일 분)와 30대 제자 서지우(김무열 분), 그리고 17세 여고생 은교(김고은 분)의 삼각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인기와 맞물려 소설가 박범신의 원작소설 ‘은교’도 재조명받고 있다. 전자책 서비스 전문업체 네모이북은 영화 은교의 원작 소설 전자책 판매량이 최근 들어 70% 이상 증가했고, 문의전화도 평소보다 3~4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파격적인 내용과 함께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영화와 다른 소설의 깊은 내용을 알고 싶어 책을 찾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

특히 ‘은교’의 인기에 신예 김고은 또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첫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노출연기를 감행한 것은 물론, 17세 여고생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을 받으면서 ‘제2의 탕웨이’라는 닉네임까지 얻게 됐다.

▶소설원작 작품이 범람하는 이유

영화계가 소설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소설의 경우 이야기 구조가 좋고, 베스트셀러 소설로 만들어진 영화의 경우 흥행을 보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은 이미 탄탄한 스토리로 독자들의 검증을 받았기에, 여기에 영화화로 캐릭터를 잘 살리거나 현실성 짙은 이야기로 화두를 불러 모으는 등 첨가만 잘하면 안정적으로 관객을 모을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작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상‧연기‧연출력 등 영화라는 매체의 장점을 극대화한 작품들은 원작과 영화가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거두고 있다. ‘우행시’의 경우 개봉 전 45만부 정도 팔려나가던 소설이 영화 개봉과 함께 한달 만에 15만부가 더 나간 이후 2배 가량 판매가 늘었다. 또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영화 개봉 후인 올 8월 판매량이 개봉 전 6개월 판매량 대비 10배 가까이 늘었다.

즉 영화계는 출판계에서 검증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고, 출판계는 극장가의 대규모 마케팅에 힘입어 원작이 다시 팔리는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가 크다.

▶베스트셀러 확보 위해 영화계 경쟁 심화

이슈와 함께 흥행이 보증되기에 베스트셀러를 확보하려는 영화계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제작사 간 경쟁이 치열한 작품은 판권료가 1억 원을 웃돌기도 한다.

최근 출판계로 관심을 갖게 된 영화계의 진짜 이유는 배고픈 시나리오 작가들이 대거 방송, 출판 등으로 이탈하며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중 일부는 감독으로 전업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지난 1, 2년 새 부쩍 늘었고 이에 자연스럽게 베스트셀러 확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즉 이러한 현상이 판권료를 높이는 지름길이 됐고, 톱스타들을 높은 개런티를 지불하고도 영화의 주인공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원작 뛰어나도 영화 완성도 필요

원작이 뛰어나더라도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대박날 수 없다.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은 관객 27만 명이라는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또 이청준의 소설 ‘조만득씨’를 영화화한 ‘나는 행복합니다’도 흥행을 이뤄내지 못 했다.

이는 원작이 아무리 뛰어나고 흥행보증수표 배우들을 캐스팅 한 다고해도 연기, 음악, 구성 등 요소가 하나가 되지 않으면 외면받기 쉽다는 것이다. 즉 관객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대중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도 류승범, 이요원 주연의 ‘완전한 사랑’,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 등이 개봉될 예정이다. 과연 이 영화들이 원작에 힘입어 잭팟을 터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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