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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6.12.23 08:40

[S리뷰] '걱정말아요' 소통하는 퀴어단편 옴니버스 3편

'애타는 마음' 직설적, '새끼손가락' 아픔, '소월길' 소통의 시작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017년 1월 5일 개봉하는 '걱정말아요'(제작/배급사 레인보우팩토리)는 영화 광고 카피 문구가 인상적이다. "모두에게 전하는 괜찮다는 위로의 말, '걱정말아요'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 작품은 61분 러닝타임에 성소수자의 직설, 아픔, 소통 등 세 가지 주제를 담았다. 또한, 관객 호불호가 많은 작품이 먼저 배치됐다.  

▲ 퀴어장르 '걱정말아요' 스틸컷 ⓒ레인보우팩토리

첫번째 에피소드 '애타는 마음'(러팅타임 21분) 퀴어 영화를 주로 연출한 소준문 감독의 4번째 단편으로 2014년도 작품이다. '막돼먹은 영애씨'시리즈와 다수의 드라마 활동으로 알려진 배우 정지순이 택시운전사 춘길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전체를 놓고 보면 이 작품은 직설적이다. 가령, 성소수자 춘길의 성적 욕망과 묘사가 키치(Kitsch)적이다. 여기에 신인배우 이시후의 짧고 어설픈 연기가 정지순의 모노극을 영화로 치환시킨다. 

소준문 감독은 2010년 화제의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에서 어리숙한 영화 감독으로 출연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연가'라는 단편으로 올해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와 프라이드 영화제에 출품돼 다시 한 번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두번째 에피소드 '새끼손가락'(러닝타임 19분)은 연출과 각본을 쓴 김현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성소수자들의 현실과 드라마적인 상상력이 가미됐다. 2013년에 선보인 작품이니 극장 개봉은 4년 만이다. 또한 이 영화는 방콕 LGBT영화제에 작품이 초청된 바 있다.

이 에피소드는 '걱정말아요' 옴니버스 3편 중에서 퀴어영화라는 장르에 가장 충실하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활동가 혁(권기하), 그의 현재 연인 준(이준상), 혁의 옛 연인 석(박정근)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를 다룬 이 작품은 스토리 전개와 대사가 텍스트로만 보면 생동적이다. 하지만 연기는 평면적이다. 이런 소재를 다뤘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소월길'(러닝타임 24분)이다. 단편 3편중 극적 완성도가 가장 높다. 또한 이재용 감독의 화제작 '죽여주는 여자'(2016)의 또 다른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다. 2014년 서울독립영화제와 LGBT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임을 감안하면 '죽여주는 여자'의 원조 격이다. 

이 영화는 서울 남산 소월길을 중심으로 용산구 이태원 1동과 후암동 일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이야트 호텔에서 남산공원 일대에서 불법 성매매를 하는 트렌스젠더와 바카스 아줌마들의 이야기이다. 자식 몰래 불법 성매매를 하는 엄마의 파란만장 일기이다.

또한 러닝타임 24분동안 남산 소월길의 밤을 비추며 잔잔하면서도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 사회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담았지만 보는 내내 어둡거나 슬프지가 않다. 그럼에도 관객의 시선과 집중을 받을만큼 매력적인 단편 영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신종훈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될만큼 훌륭하다. 

'소월길'은 출연 배우들도 화려하다. '부산행' '사도' '부곡하와이'에서 열연을 펼쳤던 배우 박명신이 주인공 점순 역을 맡았다. 남산에서 성매매를 하는 트렌스젠더 은지에는 'SNL코리아'와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외 다수의 작품에 출연 중인 배우 고원희가 맡았다. 여기에 극중 성매수를 갑질과 폭력 수단으로 악용하는 졸부 역할에 배우 최무성(응답하라 1988)이 출연했다. 등장 씬 마다 극 흐름이 뒤바뀔만큼 존재감이 뚜렷하다. 

▲ 옴니버스 영화 '걱정말아요' 메인포스터 ⓒ레인보우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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