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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6.10.13 14:38

[공소리 칼럼] 당신도 배신하고 배신당하고 살아간다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A씨는 지난날 애인 관계인 B씨(기혼)의 차량에 오르다가 조수석에 짐이 있는 까닭에 뒷자리에 앉게 된다. 그리고 티타임에서 B씨가 다음날 가족 나들이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평소에도 B씨의 가족모임이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앉을 수 없는 조수석 신세인 것을 불길하게 느꼈다고 한다.

많은 작품에서 불륜소재를 다루고,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려오곤 한다. 현재 A씨와 같이 불륜관계는 많고 특별한 일이 아닌 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본문과 관련없는 이미지. (출처:pexels)

현재진행중인 간통에 대한 이중잣대

성경은 간음하는 ‘생각’만 해도 죄라고 했다. 일부 이슬람국가 중에서는 여성이 간통하면 사형하는 곳도 있다. 과거 대부분 문화에서 간통한 여성은 재가가 힘들거나, 더 큰 처벌과 비난을 받았으며 매춘 또한 남성 전유의 것 등 간통은 상대적으로 남성에게 관대하고 여성에게 더욱 엄격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성가문의 재산권 등을 친자에게 제대로 상속하기 위해 여성의 간통은 예민한 일이며 더욱 금기시됐다.

요즘은 여성의 불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러나 통계상 남성의 불륜이 더 많고, 남성의 불륜이 여성의 불륜보다 아직도 쉽게 평가되곤 한다. 간통은 경우를 떠나 쉬울 수 없다.

불륜의 정의는 무엇인가

유대의 조상인 아브라함은 부인 사라와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아 몸종인 사갈 사이에서 이스마엘을 낳는다. 하지만 유일신 여호와의 뜻에 배반되므로 사갈과 이스마엘을 떠나보내고 부인 사라에게 낳은 이삭을 장자로 인정한다. 이처럼 일부일처제는 오랜 시간 중요하게 여겨왔다.

사실 불륜의 정의는 변화를 겪으며 끊임없이 논란되고 있다. 육체적인 관계, 마음을 나누는 관계, 짝사랑, 사적인 시간을 보낸 것, 같이 술을 마시는 것, 문자 보내는 것, 채팅하는 것 등 불륜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르다. 사회가 불륜에 대한 합의를 본 정도는 법적으로 이혼의 책임 등으로 육체적 관계를 불륜으로 보는 것이다.

불륜은 관계의 종료가 아니다

불륜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불륜한 사실을 배우자가 알게 되더라도 부부가 헤어지지 않는 경우는 많다. 불륜은 반드시 결혼의 종료가 아니다. 불륜 사실 때문에 부부관계가 나빠져도 나중에 좋아질 수 있다. 양육, 재산, 사회적 이유로 이혼하는 것보다 결혼을 유지하는 게 나은 경우도 있다.

이혼에 대한 관념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불행해도 이혼하기 어려웠다면 현재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이혼한다. 우리는 애정 관계에서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있다.

불륜은 어떤 이유든 욕망을 채우고자 시작하게 되므로 그것은 반드시 유효기간이 있다. 바로 이혼할 수 있는데 불륜 행위를 하는 이유다. 사회적 비난받거나 재산과 양육권을 잃을 위험에도 불구하고 불륜 행위를 하는 것은 타(他)가 아닌 아(我)를 위한 시도다.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불륜을 시작할 수 없다.

과거에서는 정략혼 혹은 중매혼을 주로 했다면 현재는 사랑을 전제한 연애결혼이 주를 이룬다. 현대 와서 불륜은 더욱 쉽다. 우리는 관계에서도 개인의 욕구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불륜을 꿈꾸거나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성적인 끌림 때문에, 배우자에게 없는 부분을 느낀다고 생각해서, 정신적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 금지된 것을 하면서 원하는 것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삶은 짧다고 느끼고 욕망을 이루고 싶어서 불륜 행위를 한다.

사실 개인의 로맨틱한 이상과 환상을 해소해줄 존재는 없다. 그게 가능하다면 연애와 결혼을 통해 환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불륜 상대는 새로운 초콜릿과 비교할 수 있다. 맛있는 초콜릿을 찾았지만, 어느 순간 전에 먹던 초콜릿과 다를 바 없다고 느낀다. 초콜릿은 아무리 달콤해 봤자 초콜릿일 뿐이다. 비단, 새로운 초콜릿만이 달콤함을 주는 것도 아니다. 달콤한 욕망의 종류는 많다.

불륜은 배신의 일종이다. 우리는 반드시 배신하고 살아간다

불륜으로 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는 별로 없다. 오히려 죄책감을 느끼고, 가정과 재산을 잃거나, 누군가는 회복하기 힘든 상처도 느낀다. 결국, 불륜을 경험하면서 원하는 대로 기대하고 현실을 외면하는 건 부질없는 짓이다.

현재는 정절의 중요성과 불륜에 대한 정의가 유연해졌다. 유교에서는 칠거지악, 성경에서는 십계명에서 죄악으로 세워 사회가 문란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의 변화와 가치관의 다름을 무시할 수 없다. 과거처럼 극악무도한 죄로 명하며 강력한 통제할 필요가 없을 만큼 현대는 발전하고 변화했다. 더는 사회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몫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관계에서 끊임없이 감정과 상황을 반복하고, 그중 배신도 겪는다. 상대를 경멸하거나, 욕하거나 때리거나, 무관심하거나, 관계에서 권한을 독점하거나, 상대방에게 어떤 것을 떠넘기거나,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반복하거나, 불륜 행위를 한다. 이처럼 실망과 배신의 방법은 많다. 우리는 그 행위들이 얼마나 나쁜 결과를 낳을지, 얼마나 이기적인지 자각하지 못하고 흠결 없는 척 행동하고 살아갈 뿐이다. 누군가의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 자신도 배신하고 배신당하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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