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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안하나 기자
  • 피플
  • 입력 2012.04.03 13:44

[인터뷰] 김태훈 교수 “'죄와벌'로 유학 후 13년 인생의 종지부 찍었다"

사진-김태훈 교수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안하나 기자] 배우겸 연출가이자 교수인 김태훈 교수는 러시아에서 7년간 연극 공부를 하고 돌아온 유학 1세대다. 특히 그는 정통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고 있음에도 무대구성에 있어 환타스틱한 면을 강조해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1인 3역을 해야하는 바쁜 시간에서도 어느하나 소흘히 하지않고 왕성한 창작활동과 대외활동으로 개인적인 발전은 물론,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 교수를 만나 연극의 전반적인 이야기와 함께 그가 추구하는 연극은 무엇이며, 앞으로 연극과 배우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Q 연극 죄와벌 공연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연소개와 함께 맡은 역할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소설 죄와벌은 세계 대 문호이자 고전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일반인들의 교양, 철학, 문학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이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대작에 영광스럽게도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를 연기하게 되었다.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라스콜리니코프의 독백과 심리에 따라 진행된다. 전당포 노파의 살인의 계획과 실행, 그리고 그의 내적, 심리적 불안과 인간과 신념에 대한 사고와 양심의 싸움 등이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원작의 매력을 한층 더 살려보겠다는 각오다.

Q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하고 싶었던 작품인 만큼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처음 이 작품에 배우로 참여하기 이전 제작과 각색에 함께 참여했었다. 대작을 각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배우로서 3시간 30분 중 3시간 18분이나 등장하는 역이기에 체력적으로 힘든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러시아에서 연극 유학을 할 당시 심취했던 작품 이였기에 더 많은 애정을 품었고, 현재까지 살아온 삶으로 볼 때 러시아에서 귀국을 한 후 인생의 1막에 종지부를 찍는 작품이기에, 주인공의 내면을 객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데 초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

Q 1900년대 초 러시아 연극 유학 1세대로 모스크바 국립셰프킨고등연극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소개와 함께 배운 것은 무엇인가

처음 유학을 가게 된 것은 다니던 대학교와 러시아 모스크바 대학이 자매결연 하여 교환학생으로 가게 됐다. 러시아에는 세계 최초의 배우학교가 있었고, 당시 언어의 장벽이 있었으나 연기 교육에 대한 강의가 나라마다 달랐기에 쉽게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러시아의 시스템은 국비장학생으로 학생들은 선별한 뒤, 각자 자신들의 나라말로 연기를 하게 만들었고 졸업 후 본인의 나라에 돌아가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었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실기위주의 교육을 배울 수 있었고, 4년 동안 실기를 배웠는데 머리로 정리가 대야겠다 생각해 한국에서 접목 시켰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 고민 끝에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게 됐다.

당시 러시아에서 공부를 하면서 국내에 돌아가면 어떤 작품을 하겠다고 선정해놓은 작품이 10작품 있었다. 그 작품들 중 하나가 ‘죄와벌’이였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기에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현재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작품을 연출할 때 바탕이 되는 것이 러시아 유학때 배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고 배운 것의 80%는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Q 교수라는 일을 하기도 어려울 터. 배우에 연출까지 힘들지 않은가

당시 교수들은 권위의식이 강했기에 배우로 출연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연극은 드라마와 영화와 달리 현장에서 평가받는 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교수들이 초기에는 관객들의 반응이 걱정돼 작품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처음 교수로서 배우를 한다는 소리에 주변에서 걱정과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본래의 전공은 연기교육이며, 직접 현장에서 체험해보고 느끼는 것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병행하게 되었다.

Q 연출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2004년 서울연극제에서 ‘안녕 모스크바’라는 작품으로 연출상을 수상하셨다. 안녕 모스크바에 대한 작품설명과 함께, 연출상을 받을만했던 이유는 무엇으로 보는가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 오다보니 연출적인 평가를 인정받아 ‘안녕 모스크바’로 연출상을 받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또 나의 작품을 본 뒤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무대장치, 조명 보다는 배우들이 생동감 있게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을 많이 내린다. 즉 연극의 본질은 배우 예술이기에 연기가 잘 드러난 작품이기에 아마 연출상을 받은 것이라 생각된다.

사진-김태훈 교수 ⓒ스타데일리뉴스 

Q 현재 교수 외에도 배우, 연출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지만 굳이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하나 뽑으라면

늘 인터뷰를 하면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어느 하나 선택하기는 어렵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매력이 있다고 본다. 어린 배우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훗날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이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사회적 공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격체로 양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소위 말하는 ‘개념배우’가 될수록 있도록 밑거름부터 수양을 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만 고집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섭렵하고, 지명도를 바탕으로 드라마를 한 뒤, 이후 영화 이후 공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성장해 나가는 길로 생각하고 지도하고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성장해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된 다면 그 것 또한 보람있는 일이고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Q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선배로 실질적인 조언 한 마디

훌륭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소리를 듣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경험을 접한 이후 자리를 잡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간혹 스타가 했다고 해서 자만는 것은 금물이며, 스타가 된 이후에도 예능프로그램에 나가 인지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예능의 경우 자신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주는 발판이 될 수 있기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은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영역을 차례로 해 나가는 것이 승승장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영화, 방송과 달리 연극이 갖는 매력은

우리는 연극은 배우예술이고, 영화는 감독예술이며, 드라마는 작가예술이라고 말한다. 즉 연극은 시작부터 끝까지를 하나의 정서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감정의 연속성, 라이브성, 생동감 등이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이에 연극을 해본 사람들이 다시 하나둘씩 연극무대로 돌아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중 하나다.

Q 연극계의 1세대로 봤을 때 우리나라 연극계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조언한다면

70년대는 연극계가 호황이었다. 당시는 영화, 방송 등 매체가 대중화 되지 않았고 기술적 미숙함으로 리얼리티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90년대 접어들면서 영화, 방송, 드라마 등이 오락적 기능을 하면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자연스럽게 연극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다.

즉 수익에만 급급하고 실질적인 이면의 모습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로만 해도 약 200여개의 소극장이 있고, 하루에 공연이 200편씩 상영된다. 이는 연극의 시장적인 측면에서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생기게 한다. 이는 디지털화가 되어가는 요즘 세상에서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다시금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Q 올해세운 계획과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큰 목표가 있다면 

2004년 서울연극제에서 연출상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인형의家’가에서 장민호 역으로 작품의 배우로 참여할 예정이다.

꿈이자 목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배우들을 위한 ‘김태훈 액터 스쿨’을 만드는 것이다.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훈련법을 개발하고, 연기교육 까지 트레이닝 시스템을 개발해 “김태훈 액터 스쿨에서 공부해야만 한다”는 의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 할 계획이다.

또 배우, 연출, 교수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돼 소흘하기 보다는 바쁜 시간을 잘 분배해 모든 분야에 있어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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