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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31 06:19

[김윤석의 드라마톡] 굿 와이프 8회 "진실과 거짓, 그리고 현실, 로맨스를 부정하다"

뜻밖의 반전과 얽히는 진실, 서중원이 진심을 전하다

▲ 굿 와이프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굿 와이프. 의도한 듯 아주 절묘하다.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이태준(유지태 분)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 김혜경(전도연 분)은 어렵게 결심하고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서중원(윤계상 분)의 전화를 받는다.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로맨스가 아니다. 계획이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현실이다. 어쩌면 김혜경의 선택은 잔인하기까지 하다. 서중원에게도 아마도 자신에게도 역시.

갈수록 이태준이라는 인물에 대해 자신이 없어진다. 그는 과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검사였을까? 과연 단지 현실이라는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비정상적인 수단을 사용했을 뿐이었던 것일까? 갑작스런 조국현(고준 분)의 자살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하필 바로 직전 조국현은 이태준과 만났고 이태준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었다. 이태준이 동원한 험악한 인상의 사내들이 이태준과 함께 있던 조국현을 압박하고 있었다. 결국 조국현의 죽음으로 가장 크게 이익을 본 것도 이태준 자신이었으며, 조국현의 죽음이 알려지자마자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무엇이 진실일까?

장대석(채동현 분)의 재판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뜻밖의 반전을 보여주며 흥미롭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과연 2년 전 조국현의 범죄를 증언하기로 했던 증인 유현정의 정체를 누설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든 범인은 누구였는가. 그 과정에서 검사 백민혁이 살해당한 증인 유현정과 연인관계였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서중원이 먼저 이태준으로부터 그 사실을 전해듣고 그를 이용해서 백민혁을 자극한다. 더이상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이란 오로지 한 가지 진실을 밝히는 것 뿐이다. 세상에 없는 연인에 대해 백민혁이 가지는 감정을 서중원은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감정은 누구나 같다. 한 편으로 이태준의 재판과 관련하여 조국현을 엮고, 한 편으로 백민혁을 통해 서중원이 그동안 애써 감춰왔던 진심을 일깨운다. 충실히 자기 역할을 다한다.

2년 전 증인의 정체를 조국현에게 누설한 범인이 의뢰인인 변호사 장대석의 아내 안유미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다시 이야기의 중심은 김혜경과 이태준, 서중원 세 사람에게로 넘어오게 된다. 어떻게든 이태준을 유죄로 만들어 다시 감옥에 보내려는 최상일에 의해 조국현은 증언대에 서게 되고, 검찰과의 거래로 검찰이 안유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국현은 안유미를 죽여 살인의 증거를 없애려 한다. 하필 조국현이 보낸 살인자가 안유미를 기다리고 있을 때 김혜경이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찾아가고 있었다. 김단(나나 분)을 통해 서중원이 그 사실을 알았고, 서중원이 조국현에게 건 전화를 통해 이번에는 이태준이 알았다. 서중원은 김혜경을 살리기 위해 조국현으로부터 들은 진실의 일부를 흘리며 백민혁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태준은 전혀 검사답지 않은 사나운 표정으로 조국현을 협박하고 있었다. 서중원이 계획했다는 좋은 일과 이태준이 김혜경에게 고백하는 진실이 다시 교차한다. 변호사 가운데 누군가 변호사 윤리를 어기고 조국현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야만 한다. 숨가쁘게 움직이며 글의 서두에 언급한 그 장면을 위해 모두는 달려간다.

고민 끝에 서중원은 김혜경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기로 마음먹었었다. 아내인 김혜경은 전혀 알지 못하는 잔혹한 낯선 모습으로 조국현을 협박하던 이태준은 김혜경 앞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었다. 선택은 김혜경의 몫이었다. 충분히 그동안 서중원에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태준에게도 실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김혜경은 이태준의 아내였다.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의 엄마였다. 진실이 아니어도 그녀에게 자신의 삶은 그곳에 있었다. 자신의 현실은 오로지 그곳에 있었다. 사랑이 전부가 아니다. 사랑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사랑하고 난 이후의 일을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선택은 이태준이다. 이태준이 의심스러울수록 김혜경의 선택은 신랄한 메시지가 된다. 진실과 기만과 그리고 선택이다.

누구나 진실이 옳은 것을 안다. 진심이 중요한 것도 안다. 거짓은 잘못이다. 일부러 누군가를 속이고 숨기는 것 역시 옳지 못하다. 하지만 사람은 현실을 살아간다.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의 굴레가 족쇄처럼 단단히 자신을 옭죄며 선택을 강요한다. 한 편으로 서중원을 위한 힌트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아내이고 자신이 낳은 아이들의 엄마로써 김혜경은 자신이 해야만 하는 선택을 했었다. 선택은 공정해야 하지만 필요와 절박함까지 공정할 수는 없다. 김혜경도 이제 곧 선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경쟁한 결과가 발표된다. 남거나, 아니면 떠나거나. 차라리 떠나더라도 진실하기를 바라지만 이미 진실은 중요치 않다는 것을 김혜경 자신이 서중원에게 가르쳐주었다. 전혀 뜻밖의, 어쩌면 드라마로서 당연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남의 일이면 누구나 쉽게 부정이니 비리니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일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상의 과정이다. 그로인해 자신은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이 살아갈 수 있게 한다. 그렇게 스스로 변명하며 받아들인다. 어느새 그것은 진실이 된다. 로맨스를 부정한다. 로맨스를 배신한다. 그보다 더 소중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현실을 산다. 남겨진 진심만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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