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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문지훈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6.07.28 06:34

[리뷰]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계 최강 '웰메이드작'

화려하고 세련된 댄스 앙상블, 탁월한 연기력, 탄탄한 스토리 돋보여

▲ '노트르담 드 파리' 포스터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문지훈 기자] 넘버, 세트, 배우들의 연기력, 안무 구성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작품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의 세련됨과 예술성 짙은 색채가 보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한 번 놓치면 따라가기 힘든 뮤지컬의 특성상 개연성이 중요한데, ‘노트르담 드 파리’는 탄탄한 스토리 구성도 갖추고 있어, 관객들이 의문을 갖지 않게 한다. 돋보이는 웰메이드 뮤지컬이다. 

프랑스 고전문학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은 15세기 봉건귀족과 교회가 타락하는 프랑스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사랑하는 꼽추 콰지모도, 근위대장 페뷔스, 대주교 프롤로의 갈등이 이야기의 주가 된다. 방랑하는 시인 그랭구와르는 내레이터로 등장해 작품 이해를 돕는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표적인 프랑스 뮤지컬이다. 프랑스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다른 점은 송스루 공연이라는 것. 송스루 뮤지컬의 배우들은 노래 파트와 댄스 파트로 나뉜다. 또한 대사 없이 모든 이야기가 노래로 전개된다. 따라서 노래하는 배우들은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기에 실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으며, 대사가 없으니 관객들은 끊임없이 훌륭한 넘버들과 감미로운 목소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이들을 받쳐 주는 무용수들도 무용에만 집중하기에 더욱 깊이 있고 현란한 동작을 선사할 수 있다. 눈과 귀가 동시에 호강한다. 송스루 뮤지컬의 장점이다.   

▲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컷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 드 파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단연 앙상블들의 댄스다. 아크로바틱, 현대무용, 브레이크 댄스가 접목돼 세련되고 정교한 안무가 짜여졌다. 배우들은 벽에서 뛰어 다니고 공중을 날며, 바닥에서 돈다. 남성 앙상블의 헤드스핀도 압권. 이들은 공연장 전체를 화려한 동작들로 수놓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페뷔스가 자신을 사랑하는 두 여자 에스메랄다와 플뢰르 드 리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인 ‘괴로워’에서 보여준 앙상블들의 활약은 이 공연의 백미다. 남성 앙상블들은 장막 뒤에서 역동적이고 절도 있는 몸짓으로 페뷔스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다. 

에스메랄다가 체포된 뒤 그녀의 근황을 모르는 콰지모도. 그토록 사랑하던 종 울리는 일을 하지 않고 비통해하는 그의 심정이 드러난 ‘성당의 종들’ 장면에서는 배우들이 천장에서 현란한 안무를 선보인다. 온 몸을 날려 커다란 종들을 울리는 듯한 동작은 현실감을 더한다. 관객들은 실제 노트르담 성당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스케일 큰 무대 장치와 세트는 배경의 웅장함을 표현한다. 성당의 감옥, 지붕과 같은 설정들에서는 클래식과 모던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연출이 엿보인다. 다채로운 무용들이 무대를 꽉 채우고 볼거리를 선사하기 때문에, 화려한 조명은 지양됐다. 톤 다운된 색을 입힌 몇 가지 조명으로 무대를 비춰 공연에 안정감을 준다. 

▲ '노트르담 드 파리' 스틸컷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의 연기력도 탁월하다. 노래실력에 아쉬움이 보이는 배우도 없다. 

노트르담의 꼽추 콰지모도 역을 맡은 문종원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그는 특유의 굵직한 음성과 흐느끼는 듯한 창법으로 콰지모도의 암울한 감정과 에스메랄다를 향한 슬픈 열망을 표현한다. 탁월하게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문종원의 능력은 듣는 이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작품 전체를 설명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그랭구와르 역을 맡은 마이클 리는 작품을 해석하는 데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 같다. 공연의 포문을 여는 이도 마이클 리다. 시원한 고음, 감미로운 목소리로 공연 내내 청량감을 맛보게 해 준다.    

에스메랄다로 분한 린아는 특유의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관객들을 어루만진다. 발성과 가사 전달력도 좋다. 아름다운 몸선으로 옆선이 절개된 초록빛 드레스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오는 8월 21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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