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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6.08.02 16:04

[공소리 칼럼] 다양한 욕구를 채우는 세상인데… “굳이 가족끼리”

▲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출처: 픽사베이)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서울에 거주하는 A씨(남·35)는 한해가 다르게 성욕이 감퇴하면서 성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다. 몇 년 전 회사를 옮기고 피로감이 커지면서 성욕이 감소해 혹시 문제가 생겼나 싶어 비뇨기과에 방문한 적도 있지만 신체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 A씨는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성욕이 없어 이성과 성생활은 물론 혼자서 성욕을 해결하는 일도 없다.

한국 성인 38.2%는 섹스리스(기혼의 경우 36.1%)로 피로가 성생활에 불만족한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강동우 성의학연구소 1090명 조사). A씨와 같이 피로감 때문에 성생활과 멀어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는 것이다.

외모의 변화, 관계의 식상함, 에로스 감정의 변화 등 파트너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많다. 섹스리스인 B씨(남·32)는 배우자와 성생활을 함께하지 않는 경우에 관해 묻자 “배우자가 더는 여자로 보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사회에서 섹스리스를 소위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짓궂은 표현을 한다. 마치 부부는 섹스리스인 것이 응당한 것처럼 가볍게 말한다. 이는 부부간 성생활의 부재가 사회 전반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성생활은 개인의 영역… 문제가 될까.

성생활의 부재를 당연한 삶의 한 부분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다. “가족이라서 안 한다”는 진중하지 못한 접근은 에로스적 관계를 “젊은 날의 한때”, “관계 초기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는 시선은 아닐까. 하지만 사람은 생애 걸쳐 성적 활동을 하며, 대개 젊은이와 노인 모두 관계에 종속된 성적 활동을 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성생활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성생활은 곧 욕구의 충족 등 본능적인 부분이라 치부한다. 사실 성생활은 근본적으로 혼자서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개인의 만족 방향’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매우 복잡하다. 개인의 욕구를 채우는 수준보다 더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식욕, 수면욕, 배욕, 성욕, 인간의 사대 욕구라고 하지 않는가. 그중 성욕을 삶에 연결한 성생활은 살기 위한 욕구가 아니다. 함께하는 이와 노력하는 척도이며, 피곤한 현대인 삶의 건강 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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