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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굿와이프 6회 "진실의 발견, 김혜경 흔들리다"

최상일과 이태준의 진실, 김혜경이 흔들린 이유

▲ 굿와이프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굿와이프. 아무래도 검사인 최상일(김태우 분)이나 이태준(유지태 분)에게 진실이란 단지 재판에서 이기기 위한 쓸모있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진실을 털어놓고 있음에도 오히려 아내인 김혜경(전도연 분)으로 하여금 이태준을 불신케 만드는 이유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마치 거래하듯 자신의 마음을 얻으려 이태준은 선택한 진실만을 자신 앞에 내놓고 있었다.

진실은 때로 추악하면서 아름답다. 그저 돈만 밝히는 악덕변호사로만 여겨지고 있었다. 김혜경 앞에서도 그런 자신의 속물적인 모습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뜻밖에 식물인간이 된 여성으로부터 태아를 지키기 위한 재판에서 그는 누구보다 간절했고 진심이었다. 상대편 변호사가 제시한 그나마 유리한 합의조건조차 사실혼관계의 아내를 위해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병원비를 마련해 보려는 남자의 진심 앞에 차마 꺼내지 못하고 혼자 삼키고 말았다. 아버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아니면 다른 계산이 있어서, 어느새 그는 그런 위악이 더 편한 자신이 되어 있었다. 김혜경이 그 순간 서중원에게 이끌리고 만 이유였다. 그런 서중원에 대한 연민이면서 서중원이라는 인간에 대한 감동이었다.

자신의 임신마저 재판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상대편 변호사의 비열하고 악랄한 모습마저 모든 재판이 끝나고 합의가 이루어지자 뜻밖에 뒤끝없는 소탈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 다른 많은 드라마에서처럼 당연한 반전으로 사실혼관계의 남편에게서 추악한 진심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실은 아내의 몫으로 돌아올 유산을 노린 것이었고, 그 유산을 보다 확실하게 받기 위해 아이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반전이 없어서 반전이었다. 잠시 착각하고 있었다. 재판은 수단이다. 변호사로서 맡게 되는 의뢰 역시 단지 수단에 불과하다. 드라마가 의도하는 것은 그를 통해 발견하는 주인공 김혜경의 일상이다. 불편하다고 외면하지 말고 두렵다고 거부하지 말라. 진실과 정면으로 바주하라. 그러나 정작 남편 이태준이 들려주는 진실은 단지 자신을 위한 기만에 지나지 않았다.

최상일이 과거 이태준과 함께 일했던 김단(나나 분)을 이용해서 항소심에서 이태준이 사용할 전략과 정보들을 알아내려 하고, 이태준은 다시 그런 김단을 이용해서 최상일이 가지고 있는 감청자료를 얻어내려 한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차라리 기만처럼 솔직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서로가 원하는 것들을 김단은 중개한다. 무엇을 꾸미는 것일까. 무엇을 노리는 것일까. 김단을 사이에 둔 최상일과 김태준 두 사람의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아내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 대한 진실한 부성이 사람들을 울리는 사이 철저히 이성과 계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이야기가 머리를 차갑게 식힌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진심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진다.

아버지의 후회를 듣는다. 아버지의 병에 대해 알게 된다.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어렴풋 짐작한다. 그리고 사라지는 만큼 시간을 거스르는 기억을 통해 아버지의 진심을 듣게 된다. 자신이 가지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나 죄책감 만큼 아버지 역시 자신을 미워한 만큼 연민하고 미안해하고 있었다. 후회하고 있었다. 때로 차라리 허탈하다. 그동안의 시간들이 무엇이었나 싶다. 그래도 그곳에 아버지가 있고 지금 여기 자신이 있다. 그것만이 아무리 후회해도 바뀌지 않을 단 하나의 사실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이 생긴다. 운이 좋았는지 서중원과 엇갈렸다. 비밀을 감추기라도 하려는 듯 집으로 돌아와 남편 이태준을 격정적으로 끌어안는다. 잠시의 충동이었을까? 아니면 진지한 어떤 변화였을까? 강하다. 여전히 표정도 말투도 변호사의 그것이 아닌 이유다. 서중원을 품어안는다. 모성에 가깝다. 도망치는 것은 여성이다. 뒤늦게 서중원이 김혜경의 뒤를 쫓고, 이준호(이원근 분)는 김혜경이 남긴 흔적을 찾아낸다.

자신의 진심따위 아무 상관도 가치도 없다. 오로지 변호사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을 할 뿐이다. 배가 산만큼 나와서도 오히려 그 사실을 재판의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프로페셔널이다. 재판이 끝나고 나면 재판 도중의 감정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매력적이다. 그래서 김혜경과 대비된다. 아직 김혜경은 변호사가 되지 못했다. 의외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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