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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19 07:30

[김윤석의 드라마톡] 닥터스 9회 "젊은 그들을 위협하는 병원의 암운, 이사장이 수술을 받다"

화내고 미워하는 모습까지 순수한, 그래서 더 어둡고 추한 어른들의 탐욕

▲ 닥터스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닥터스. 크게 맺히거나 꼬이는 것 없이 말랑하고 부드럽게만 한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어둡고 불길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병원장 진명훈(엄효섭 분)을 둘러싼 일단의 어른들일 것이다.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사정따위 아랑곳없이 제욕심만 채우며 심지어 자식들의 순수까지 오염시키고 타락히키는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아마 그래서 홍지홍(김래원 분)과 유혜정(박신혜 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젊은이들의 때로 달콤하고 때로 아픈 사랑과 병원상층부에서 진명훈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략과 음모는 전혀 별개로 철저히 분리되어 보여진다. 심지어 진명훈의 딸 진서우(이성경 분)마저 어른들이 하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 지금 진서우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좋아하는 남자 정윤도(윤균상 분)의 진심 뿐이다.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질투하고 마음껏 미워하고 마음껏 화해한다. 그러나 병원이라는 구조에 속해 있는 이상 그들 역시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혼탁한 싸움과 아주 무관할 수는 없다.

졸지에 정윤도가 이사장 홍두식의 집도를 맡게 된다. 정윤도의 수술에 어쩌면 병원의 미래가 달려있을지 모른다. 병원장과 맞서고 있는 신경외과장 김태호(장현성 분)와 홍두식의 아들 홍지홍의 장래 또한 홍두식을 수술해야 하는 정윤도의 두 손에 오로지 달려 있다. 수술이 성공하고 홍두식이 살거나, 아니면 수술이 실패하여 홍두식이 죽거나. 그래서 하필 직전에 유혜정은 홍지홍을 따라 홍두식을 만나고 있었는지 모른다. 병원장 진명훈이 유혜정이 자신의 수술기록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인지하기 시작한다. 유혜정의 존재가 드러나면 이제 병원을 둘러싼 어른들의 싸움은 유혜정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설사 홍두식이 살아나더라도 지금까지처럼 여유롭기만 한 시간은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여전히 시시콜콜한 일들로 시끌벅적하다. 조직폭력배 두목을 치료해 준 보답으로 받은 외제스포츠카를 최강수(김민석 분)가 면허도 없이 운전하다가 그만 사고내고 만다. 처음 타보는 값비싼 외제스포츠카에 도취된 모습들이 절로 고개가 끄덕일 정도로 유치하고 유쾌하다. 자신을 향한 진서우의 오랜 짝사랑에 확실한 선을 긋는 정윤도의 모습이 제법 진지하고 심각해야 하는데 어째서 이토록 우습기만 한 것일까. 역시 혜택받은 환경에서 곱게 자란 티를 낸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화내 본 적이 없다. 자신의 감정에 못이겨 허우적댄다. 

갑자기 바람이 잦아들면 더 큰 바람이 몰아치려는 것이고, 바람이 갑자기 몰아치고 있으면 역시 바람이 잦아들려는 징조다. 유혜정이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홍지홍과의 관계도 순조로웠다. 정윤도도 진서우도 자기들만의 사랑을 하고 있었다.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사장을 사퇴하지 않겠다. 주먹다짐이 오간다. 절망적인 수술을 시작해야 한다.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부모는 천륜인가? 인륜인가? 유혜정의 부모를 통해서도 한 번 다루었던 물음이다. 태어난 순간 하늘이 정해준 운명인가? 아니면 사람으 스스로 만들어가는 관계인가? 만남은 우연이었다. 의외로 상당히 자라서 아버지 홍두식을 만났었다. 아버지가 아니고 자식이 아닌 것을 안 상태로 그들은 아버지가 되고 자식이 되었다. 아들을 위해 주먹까지 휘두른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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