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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14 07:25

[김윤석의 드라마톡] 원티드 7회 "마침내 찾은 진실의 실마리, 방송종료를 선언하다"

아들을 되찾기 위해, 모정의 간절함과 냉혹함

▲ 원티드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원티드. 사람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어야 한다. 어릴적 학교다니며 대부분 배웠었다. 그러나 정작 현실에서 사람들은 때로 자신마저 수단으로 삼고 도구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절박의 다른 말은 집착이다. 굳이 그러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도구로 삼아서라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무엇이 있다.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장 소중한 가장 절박한 이유다.

어머니였다. 자식이었다. 어머니로서 자식을 반드시 찾아야만 했었다. 아무일없이 다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이든 기울여야 했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누가 무슨 희생을 치르든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머리가 아닌 본능이 시킨다. 머릿속은 온통 자식에 대한 생각 뿐이다. 그래도 좋은가. 그래도 괜찮은 것인가. 오히려 냉정하고 계산적으로 보이던 작가 연우신(박효주 분)마저 놀랄 정도로 물음에 대한 어머니 정혜인(김아중 분)의 대답은 단호하기만 하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PD 신동욱(엄태웅 분)이 여전히 냉정할 수 있는 이유다. 아직까지 신동욱 자신에게 프로그램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를 위협받은 경험이 없었다. 연우신은 살인범에게 인질로 잡혀 목숨까지 위협받은 경험이 있었다.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자신의 부와 명성의 원천이자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였던 프로그램의 시청률마저 당장의 목숨의 위협 앞에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다. 회의였다. 혹은 각성이었다. 프로그램의 성공보다 더 중요하고 더 가치있는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동욱에게는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이 전부였다. 그 이상의 다른 어떤 가치도 정의도 찾을 수 없었다.

생각이 많아진다. 정혜인은 바로 눈앞에서 겨우 찾았던 아들을 다시 잃어야만 했었다. 품에 안기까지 했는데 잠깐 전기충격기에 정신을 잃은 사이 아들은 다시 사라지고 말았다. 더 절박해진다. 아쉬움에 미련까지 더해지며 집착이 강해진다. 반면 작가 연우신은 직접 목숨까지 위협당했고, 조연출 박보연(전효성 분)은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었다. 프로그램에도 계속 참여하고 싶고 성공도 시키고 싶지만 그렇다고 그런 희생들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 자식도 아니었고 자기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 같은 팀이었지만 임장이 서로 다르다.

경찰 역시 마찬가지다. 대중들 역시 다르지 않다. 각자 자기가 소중하다 여기는 것을 위해 움직인다. 말하고 행동한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돈이고, 누군가에게 그것은 정의이며, 누군가에게 그것은 혈육의 정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돈을 쫓고, 누군가는 신념과 가치를 쫓으며, 누군가는 자신의 인연과 기억을 쫓는다. 자기 일이 아니다. 누구도 어머니 정혜인만큼 절박하지 않다. 그러니 절박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자신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그것들로부터 눈돌리게 만들어야 한다. 게임이다. 대중을 현혹시키라. 미디어의 속성과 인간의 현실이 절묘하게 만난다. 아들을 찾기 위해서도 정혜인은 결코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없다.

과연 어떤 절박함일까. 어떤 집요함이 그들을 이런 범죄로 내모는 것일까. 나수현(이재균 분)이 끝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나수현이 송현우의 납치를 비롯한 이 모든 일들을 꾸민 배후이자 주동자였다 여기기에는 너무 일찍 노출되고 있었다. 벌써부터 경찰이 쫓고 있고 방송을 통해 얼굴까지 전국에 알려졌는데 모자 하나 깊숙이 눌러쓴 채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경찰의 추격과 포위마저 힘으로 뿌리칠 수 있을 정도로 싸움실력이 압도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찰의 조직을 한참 위에서 굽어볼 만큼 크고 강한 배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을 배후에서 계획했다기에는 그다지 지능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인터넷BJ출신의 이지은처럼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계획에 동참하게 된 많은 협력자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비로소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던 조각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이전 미션의 대상들과 어떤 관계인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최소한 지난주 살해당한 살인범 조남철과 조남철에게 살해당한 형사 차승인(지현우 분)의 은인 김상식 형사, 그리고 사고로 죽은 정혜인의 전남편 함태영을 잇는 고리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하필 송현우를 납치하고 조남철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이 쫓고 있는 나수현의 형 나재현이 그 고리였었다. 조남철은 나재현의 시신을 유기하도록 교도소동기에게 부탁했고, 김상식 형사는 나재현의 행방을 뒤쫓다 살해당했으며, 정혜인의 남편 함태영이 사고당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도 바로 나재현이었다. 그러나 단지 나재현이 이들 모두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만을 알게 되었을 뿐 진짜 감춰진 진실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도대체 7년 전 7월 12일 나재현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가. 함태영의 차에 타고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다음날 함태영은 사고를 당하고 나재현은 시신이 되어 깊은 산속에 아무도 모르게 버려지게 되었던 것일까. 나재현의 행방을 쫓던 김상식은 또 어디의 무엇을 건드렸기에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던 것일까. 그리고 이전에 살해되었거나 프로그램을 통해 죄악이 폭로된 이들은 그들과 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하필 정혜인의 아들이 유괴되고 정혜인 자신은 범인이 요구한대로 '원티드'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미션을 수행하게 된 것도 이와 관계가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미궁이다. 더구나 방송이 막 끝나려는 순간 UCN의 사장 송정호(박해준 분)가 나타나 방송의 종료를 선언하고 있었다. 어떤 의도가 감춰져 있는 것일까. 프로그램이 중단되면 송현우는 죽는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도 첨예하다. 정혜인은 조남철이 살해된 현장에서 혼자만 무사했던 국장 최준구(이문식 분)를 믿지 못한다. 연우신도 자신의 위기를 보면서도 오로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만 전념하던 신동욱을 불신한다. 박보연은 벌써부터 제작팀에서 빠져나와 경찰에 의견을 묻고 있었다. 기자 장진웅(이승준 분)의 기사는 프로그램과 경찰 모두를 궁지로 몰고, 신동욱은 사태의 수습을 위해 장진웅에게 불편한 동거를 제안한다. 그렇게 상처입었으면서도 여전히 차승인은 정혜인의 아들 송현우를 찾는데만 열심이다. 은인 김상식의 죽음이 잠시 그를 흔들기도 하지만 길을 잃게는 하지 않는다. 드러나는 진실들이 가혹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유괴에서, 혹은 복수극으로, 혹은 섣부른 정의감에 의한 연쇄범죄로, 그리고 진실을 쫓는 스릴러로 정체를 바꿔간다. 정혜인의 캐릭터도 바뀌어간다. 달라진 것일지. 아니면 원래 정혜인이 가지고 있던 모습일지.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범인이 내준 미션만이 전부는 아니다. 시간을 뛰어넘어 사라졌던 사람이 시신이 되어 나타난다. 진실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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