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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09 08:55

[김윤석의 드라마톡] 굿와이프 첫회 "전업주부의 변호사 데뷔, 그리고 첫 승리"

국가적인 음모와 현실의 부부관계 그리고 변호사로서의 일상이라는 얼개

▲ '굿와이프' 포스터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굿와이프. 결혼하면 당연히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결혼한 여성이 계속해서 경력을 쌓아가기란 매우 어렵다. 아이까지 가지게 되면 그때는 정말 어쩔 수 없다. 일하는 여성에게 아이를 가지라는 것은 일을 그만두라는 것과 거의 같은 뜻으로 여겨진다.

최고의 대학에, 대학시절 성정 또한 우수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남겼었다. 하지만 결혼하거나 혹은 아이를 낳고서 한 해, 두 해, 심지어 십 년 넘게 집안에서 살림만 하는 사이 자기가 무엇을 배웠는가조차 잊게 된다.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조차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자존감도 모두 사라져 버린다. 이제 이혼을 하고, 혹은 남편이 일자리를 잃으면 자신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까마득히 오래전 일이다. 벌써 아이들이 자라서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연수원을 나오고 바로 결혼했기에 변호사로 일해본 경험마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다시 그것도 남편이 감옥에 간 탓에 변호사로서 일을 시작해야만 한다. 그나마 김혜경(전도연 분)은 운이 좋았다. 변호사로서 아무 경력도 실적도 없었음에도 그를 믿고 채용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더구나 로펌의 공동경영자였다. 단지 연수원동기였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에게 기회를 주고 끝까지 믿어주고 지원해준다. 경력단절로 인해 낮은 임금에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계약직이나 알아봐야 하는 또래들에 비해 분명 혜택받고 있다. 하기는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혔어도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는 한 때 잘나가던 검사였다.

첫사건은 뜻밖에 검찰이 도와주고 있었다. 설마 검찰이 무려 살인죄로 기소하는데 수사가 이렇게 허술할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항상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다. 뻔히 보이는 증거들을 놓친 검찰과 달리 검사의 아내이기도 했던 김혜경은 이미 있는 증거 가운데 진실을 밝힐 단서를 찾아내는데 성공한다. 단지 이태준의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벌써부터 남편의 후배였던 검사 박도섭(전석호 분)과 남편을 수사했던 차장검사 최상일(김태우 분) 등과 미묘한 긴장관계를 만들어간다. 남편도 밉지만 남편을 그렇게 궁지로 몰고 등까지 돌렸던 그들과도 결코 우호적일 수 없다.

물론 혼자만의 힘은 아니다.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을 처분하는 문제로 접견실로 찾아갔을 때 우연히 스쳐지나듯 검찰이 누락한 증거에 대해 듣게 된다. 검찰에서 일하다 남편에게 잘렸다 말하는 김단(나나 분) 역시 냉정한 태도와는 다르게 발벗고 나서며 그를 돕는다. 무엇보다 로펌의 공동경영자인 서중원(윤계상 분)이 뒤에 있었다. 아직 변호사로서는 햇병아리에 불과한 김혜경이 스스로 홀로서기까지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원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그래도 탁월했기에 모두의 도움 속에서 김혜경은 첫사건을 훌륭히 승리로 끝낸다.

과연 남편 이태준의 범죄는 사실이었을까. 그는 법원에서 판결한대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러왔던 것일까. 그러나 그것보다 자신을 배신하고 부정을 저지른 이태준을 용서할 수 없었다. 남편의 부정에 대해 의뢰인과 공감대를 만들어간다. 그럼에도 자신은 자신을 배신한 남편을 마냥 미워하고 원망할수만 있는가. 무엇보다 아직 남편을 아버지라 부르며 따르는 아이들이 있다. 이태준의 죄와 관련한 어쩌면 거대한 음모와 이태준과 김혜경 사이의 현실적인 부부관계가 크고 작은 얼개를 이루며 변호사로서 해결해야 하는 의뢰들의 사이를 채운다.

누구보다 먼저 김혜경의 승리를 예견한 것은 다름아닌 남편 이태준이었다. 함께 한 세월이 무려 15년이었다. 결국은 남편이기에 다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그곳은 어쩌면 법정이지 않을까. 아직은 멀기만 한 이야기다. 이제 겨우 첫의뢰를 끝냈다. 비로소 출발점에 섰다. 무엇에 대해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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