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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7.05 07:56

[김윤석의 드라마톡] 닥터스 5회 "메디컬로맨스, 의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

매력적인 주인공과 쉬운 이야기, 대중드라마의 미덕

▲ 닥터스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닥터스. 굳이 장르를 정의하자면 매디컬로맨스 쯤 될 것이다. 노골적이다. 의학드라마인 척 하면서 사랑만 하려는 드라마가 아니다. 오히려 의사라는 직업과 병원이라는 공간을 단지 주인공 두 사람의 보다 극적인 사랑을 위한 소도구처럼 활용한다. 그래서 무려 4회에 걸쳐 주인공 두 사람의 의사가 되기 전 과거 인연을 시시콜콜하게 보여주기도 했었다.

필요하다면 아무데서든 환자가 직접 찾아가서 보는 앞에서 쓰러져주는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어떻게 환자를 살리는가가 아닌 환자를 사이에 두고 의사들 사이에서 어떤 감정들이 오고가는가 보여주는 수단으로서만 사용한다. 심지어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도 환자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자기들끼리 감정싸움 자존심싸움에 더 정신이 없다. 그마저도 환자를 낫게 하는 의사로서의 자존심이 아닌 개인의 오기에 더 가깝다. 아직 펠로우에 불과한 유혜정(박신혜 분)에게 단지 자신의 스태프로 들어오라는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결코 쉽지 않은 자신의 환자의 수술의 집도의를 맡긴다. 

경험많은 교수인 홍지홍(김래원 분)조차 쉽지 않은 수술이라 말할 정도였다. 수술 도중 환자의 상태가 안좋아지자 정도윤(윤균상 분) 자신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어시스트로 수술에 참가하고 있던 홍지홍에게 집도를 맡기라 다그치고 있었다. 전혀 집도의로서 유혜저의 실력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정작 홍지홍마저 유혜정의 집도의로서의 경험과 실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모든 것을 맡긴 채 지켜보고 있었다. 이것은 유혜정과 자신과의 사이에 자존심을 건 승부다. 혹은 자신이 호감을 가진 유혜정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일단 지켜보려는 것이다. 환자는 결국 의사들의 개인적인 사정과 감정에 의해 어느새 뒷전으로 밀려나고 만다.

삶과 죽음의 간극에서 항상 냉혹할 정도로 치열하던 의사들의 모습은 오간 데 없다. 하기는 그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일 것이다. 과거 선생님이라 부르던 시절처럼 신경외과의로서 권위라는 것을 두르고 나타난 홍지홍은 카리스마적인 남성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어느새 어른도 되었고 펠로우도 되었지만 유혜정은 아직 정신적으로 불안하다. 아직 많은 것이 드러나지 않은 정윤도의 허술한 매력이나 악역이라기에는 너무 여린 진서우(이성경 분)의 화려함 역시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된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드라마가 된다. 굳이 피곤하게 피투성이가 된 의사들의 모습을 강조해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심지어 병원으로 환자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복수를 위해 숨어들고 그를 막으려 몸싸움까지 벌인다. 누가 칼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는가는 아직 알 수 없다. 먼저 정윤도가 찾아오고 뒤이어 홍지홍이 그녀를 찾아왔다가 그 모습을 보게 된다. 사건 자체는 흥미진진하다. 앞으로 전개될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갈등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흥미로운 사건과 맞닥뜨린다. 사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배경만 병원이고 직업만 의사일 뿐 어차피 의학드라마로서의 엄밀함 같은 것은 그것을 추구하는 다른 드라마에 맡겨도 되는 것이다. 

병원장 진명훈(엄효섭 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병원내 정치 역시 따라서 주요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어디서 옮겨 적은 듯 정직하게 읊조리는 대사들이 그래서 드라마에 녹아들지 않고 허공에 겉돌고 있다. 적당한 위기도 고난도 필요하다. 그런 과정들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바로 드라마라는 것이다. 홍지홍의 유혜정에 대한 감정이 벌써부터 결정되었기에 두 사람 사이의 위기는 다른 곳에서 찾아오는 수밖에 없다. 삼각관계를 만들기에는 유혜정의 감정 또한 솔직해지는 것만 남은 상태다.

익숙하다. 편하다. 전혀 새롭거나 낯선 느낌이 없다. 답답하게 조이는 느낌도 없다. 하루의 고단함을 잊고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대다. 몸도 마음도 감정도 생각도 모두 쉬어주어야 한다. 그저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들만을 따라간다. 충분히 그래도 좋은 이야기들이 있다. 보기에도 즐겁고 집중하기도 이해하기도 너무나 쉽다. 대중드라마로서의 미덕이다.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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