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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5.31 08:08

[김윤석의 드라마톡] 또 오해영 9회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위해, 사랑하기"

마침내 열리는 비밀의 문, 예지의 정체에 대한 단서

▲ 오해영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또 오해영. 바다는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배 위의 사람들은 자기가 멈춰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바다를 따라 배는 이만큼 움직였는데 여전히 자기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줄로만 여긴다. 문득 하늘의 별을 보며 깨닫게 된다. 자기가 전혀 알지 못하는 낯선 곳을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날 갑자기 밀려드는 서러움의 정체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막막한 두려움이다.

하나의 주제를 변주한다.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 하나의 주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주하여 보여준다. 예쁜오해영(전혜빈 분)은 자기가 먼저 버리고 떠났었다. 박수경(예지원 분)은 긴 세월을 아무것도 않으며 그저 멈춰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한태진(이재윤 분)이 다시 원래의 시간을 다시 되돌리려 했을 때 그곳에 그가 알던 오해영(서현진 분)은 없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럽게 북받친 눈물을 쏟아낼 정도로 큰 일들이 있었다. 전과 같을 수 없다. 그것을 아직 한태진 자신만 모르고 있다.

그래도 멈춰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에서 항상 그 자리에 멈춰 있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빠르게 흐르는 강물에 쓸려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물고기들 역시 더 열심히 지느러미를 움직여야만 한다. 차라리 미워한다. 차라리 원망한다. 아무거라도 해보려 한다. 오해하고 서로 엇갈리면서도 부딪히는 순간 만큼은 오로지 진심이다. 어서픈 장식따위는 없다. 굳이 멀리 돌아가는 허세도 부리지 않는다. 오로지 진심이다. 오해하고 서로 엇갈리면서도 부딪히는 순간 만큼은 아무것도 없는 진심만을 보여준다. 절규와도 같이 서로의 진심을 토해내며 싸우듯 뒤엉켜 나누는 키스는 그래서 더 절박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이것으로 두 사람의 오랜 모험이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안달나는 것이다. 이제 다 끝난 것 같다. 다 해결된 것 같다. 여기까지 진행되었는데 이제와서 서로의 감정을 모른 척 하는 것도 어색하다. 서로의 감정에 대해 이미 알았는데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런데 정작 진심이 되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순간 박도경(에릭 분)은 오히려 다시 모든 것을 흘려보내려는 듯 절박하게 고개를 돌린다. 얼핏 느껴지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박도경이 보아왔던 불가사의한 예지까지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한 가지 상황을 떠올려보게 된다. 의외의 반전이 감춰져 있을 수 있다. 박도경이 예지한 모든 사건들은 이미 오래전 박도경이 겪었던 과거의 경험들일 수 있다.

그저 평범한 다른 로맨스물에서처럼 이번에도 뻔하게 그냥오해영과 예쁜오해영 사이에 오해로 인한 삼각관계가 시작되려나 싶었다. 박도경이 예쁜오해영과의 미련을 정리하고 돌아섰을 때 이번에는 그냥오해영 앞에 옛약혼자인 한태진이 나타나고 있었다. 장르의 공식을 부순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삼각관계든 뭐든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어도 결국 사랑하는 것은 단 두 사람 뿐이다. 그냥오해영과 박도경의 이야기다. 그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더 입체적이고 조밀하다. 다양한 감정들이 오해영이라는 인물의 매력과 함께 보여진다. 

누구나 사랑을 한다. 어쩌면 사랑이란 무척 흔한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흔한 경험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에게 사랑이란 매우 특별한 의미다. 하찮은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사랑이야기들이 쓰여져 왔음에도 여전히 새롭게 쓰여질 수 있는 이유다. 사랑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특별하다. 사람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특별하다. 오해영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오해영이 특별하다. 어느새 그녀의 시선을 쫓으며 그녀의 감정을 따라가는 경험이란 그만큼 특별하다.

서럽게 눈물을 쏟아낸다. 고작 그런 이유였는가. 그동안 그로 인해 자신이 겪어야 했던 일들이 물밀듯 밀려든다. 한태진 때문이 아니다. 더이상 한태진으로 인해 울지 않는다. 한때 소중했던 인연도 시간이 지나면 단지 더 소중한 무언가를 위한 이유에 지나지 않게 된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감정들을 겪었다. 그녀를 울게 하는 한 사람이다. 비밀의 문이 열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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