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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2.18 08:34

위대한 탄생2 "샘카터 최정훈 탈락, 배수정과 푸니타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다!"

가장 좋은 것은 배수정, 가장 좋아한 것은 푸니타, 갈등에 빠지다!

▲ 사진 : 위대한 탄생2에 출연중인'푸니타'ⓒ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소리는 성대가 낸다. 성대는 근육이 움직인다. 근육은 긴장하면 굳는다. 근육이 굳게 되면 뜻한대로 움직이지 않게 된다. 음이탈이 나는 이유다. 고음에서만이 아니라 저음과 중음에서도 음이 무너지는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 노래가 불안해지고 심지어 심심해진다.

오디션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조차 어느새 큰 무대에 서게 되면 떨리고 긴장하게 된다. <나는 가수다>는 그런 베테랑 음악인들의 긴장하고 떠는 모습을 날로 보여주던 프로그램이었다. 하물며 아직 데뷔도 못한 신인들이다.

어쩌면 고음에서보다 더 어려운 것이 저음에서의 음의 컨트롤일 것이다. 중음을 채우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소리를 놓치면 중음이 비어 버린다. 전은진이 안타까운 이유다. 어둠의 마성이란 그동안 그녀가 익숙해 있던 나름의 스타일이었을 텐데 전혀 다른 스타일을 시도하게 되면서 무대에서의 긴장이 그녀에게서 목소리에 대한 컨트롤을 빼앗아가 버렸다. 너무 불안했다. 저음이 흐트러지고 중음이 비었다. 고음은 흔들리고 있었다. 여전히 음색은 매혹적이고 멘티 자신은 매력적이지만 그 순간 그녀의 모습은 예선을 거치며 기대하던 어둠의 마성 전은진이 아니었다.

하기는 최정훈이라고 다르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극찬하던 특유의 매혹적인 가성이 사라져 버렸다. 노래가 밋밋해지고 있었다. 노래가 밋밋해지니 남은 것은 예쁘지만 그러나 힘이 부족한 최정훈의 단점이었다.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감정선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과연 내가 알던 그 최정훈인가? 탈락이 납득되었다. 의외의 결과였다.

샘 카터의 경우는 아무래도 한국어 가사에 대한 그의 약점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째서 같은 노래인데도 팝송을 부르면 더 잘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가? 한글이라는 문자의 특성상 한국에서는 음절과 음절의 구분이 매우 또렷하다. 한 마디로 또박또박하다. 팝송에서처럼 노래를 흘리듯 부르면 오히려 더 가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샘 카터는 아직 한국어에 익숙지 못하다. 같은 외국에 거주지를 둔 참가자 가운데 배수정, 에릭남, 푸니타 모두 팝송을 미션곡으로 선택하고 있었다. 역시 익숙지 않은 한국어 발음에 목소리가 상당히 흔들리고 있었다. 선곡의 미스다. 역시 아쉽다.

에릭남의 목소리도 그다지 상태가 좋지는 못했다. 마치 비계를 떼고 살코기만 구운 삼겹살을 그것만 해서 먹는 느낌이었다. 물론 돼지고기 자체가 살코기만 먹어도 상당히 맛이 있지만 그러나 오래 먹기에는 퍽퍽해서 금방 질린다. 비성이 채워지지 않은 때문일 것이다. 음향에도 문제가 있는 듯 잘 들리지 않아 판단에 애로가 있었다. 아마도 현장과 TV의 차이일 것이다.

50kg은 오랜만에 재미가 없었다. 진지했고 그래서 노래도 무척 성실하게 잘 소화해냈지만 그러나 그것 뿐이었다. 대중가요란 노래 하나로써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짓는다. 대중가요에는 하나의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다 들어가 있다. 그러나 뮤지컬은 아니다. 드라마가 없다. 그냥 노래만 있다. 그렇다고 퍼포먼스가 재미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역시 노래는 잘한다. 디포르메란 단단한 기초에서 이루어진다. 더 크게 변형시키기 위해서는 기초 역시 더 단단해야 한다.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다만 50kg의 진지함과 성실함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구자명의 '사랑스러워'는 심시위원들이 지적한 그대로 전혀 맞지 않는 옷이었다. 전혀 귀엽지 않았다. 표정도 동작도 노래도. 억지로 강한 남자가 귀엽게 자신을 어필하려는 모습이었다. 차라리 코믹하게 나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을 그 순간에도 구자명은 진지했다. 언밸런스는 언밸런스로서 밸런스를 맞춘다. 파격을 파격으로써 균형을 맞췄다면 상당히 재미있었을 텐데. 50kg이 진지해졌으니 구자명이 그들의 롤을 노려보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아쉬웠다. 시도는 물론 좋았다.

장성재는 날이 갈수록 좋아진다. 말을 거의 않는 것이 말을 함으로써 빠져나가는 기마저 아끼고자 하는 모양이다. 물론 역시 불안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모든 참가자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였다. 그보다는 이내 바로 안정감을 회복하고 자기의 페이스를 찾는 능란함이었다. 이미 무대에 본 사람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대중적인 노래에서 그는 강점을 보인다. 이렇다 할 그만의 강점은 보이지 않지만 그런 만큼 어떤 색이든 그 위에 칠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렬한은 없지만 안정감은 느껴진다. 대중적인 발라드에서 꾸준할 수 있지 않겠는가.

배수정은 베스트. 이제는 긴장감마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 더 긴장했다고 하지만, 실제 무대에서도 그 긴장이 느껴지고 있었다.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긴장과 불안조차 어느새 그녀의 무대로 수렴하고 있었다. 어쩌면 참가자 가운데 가장 프로에 가까운 기량을 가진 참가자일 것이다. 생방송무대에서의 단기간에 선곡과 편곡과 연습까지 마쳐야 하는 타이트한 일정까지 감안했을 때 그녀는 이미 데뷔했어도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미 배수정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무대에서의 경험 한 가지 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모든 생방송 무대를 마쳤을 때 어떻게 바뀌어 있을 지 내심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높은 소득과 더 확실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게 되었으면. 배수정과 같은 재능있는 가수를 회계사로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

정서경은 조금씩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가고 있다. 그것은 곧 그녀만의 장점을 보강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묵직하게 파고드는 누구보다 강한 호소력을 지닌 저음의 마성이었다. 그런데 비성과 가성이 더해지며 저음은 물론 고음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리기 시작한다. 아직 불안한 감은 있지만 정서경의 완성형을 기대하게 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무척 선호하는 음색이다. 그 무엇도 음색이 갖는 마력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그녀의 노래에는 그녀만의 느낌이, 그녀만의 드라마가 있다. 더구나 이제는 버라이어티해지기까지 했다.

푸니타의 무대는 가장 집중하며 본 무대였다. 윤일상의 평가에 동의한다. 무언가 아직 어설프지만 그러나 푸니타에게는 그녀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 그녀만의 강한 색깔에 물들고 만다. 감성 이전에 목소리이고 창법이다. 셀린 디옹의 노래조차 그녀가 부르니 그녀스럽게 바뀌고 만다. 셀린 디옹보다 더 잘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개성이 강하다는 뜻이다. 호소력이 있다. 그러면서도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그녀 자신도 매력적이다. 어쩌면 그녀 자신의 외모 만큼이나 인도인 아버지를 둔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는가. 매력만으로 따진다면 단연 이번 생방송 TOP10 무대 가운데 최고였다. 필자만의 베스트였다.

하여튼 강행군일 것이다. <나는 가수다>는 그래도 최소 수년간 이미 음악을 해 온 프로들의 경연장이다. <불후의 명곡2> 역시 나이만 젊을 뿐 최소 몇 년 이상의 무대경험과 그 이상의 연습생 시절을 거처온 이들일 것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로써 일주일에 하나씩 새로운 무대를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가. 트레이닝까지 겸하지 않으면 안된다. 항상 베스트컨디션일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 점까지 감안해 듣는다. 저들은 아직 프로가 아니다.

"운동을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질까?"

그러나 필자는 보았다. 지난주 런닝머신 위를 달리면서도 한 손에는 큼지막한 아이스크림통을 들고 있던 모습을.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전은진의 머리맡에는 간식거리가 놓여 있었다. 전은진은 힘이 세다. 납득하고 만다. 더 귀엽다. 역시나 <슈퍼스타K>를 벤치마킹한 것일 테지만 캐릭터가 드러나는 합숙소의 모습이 무척 정겹다. 장성재의 캐릭터는 가히 무적이다. 말이 없는 것 하나로 사람들을 웃기고 자신을 각인시킨다. 배수정의 애교는 주먹을 부르고 있었다. 너무 세다.

어차피 끝은 아니다. 누구도 끝을 정한 바 없다.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다음 오디션에서 도전하면 된다. 어차피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알렸으니 손을 내밀어 오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1에서도 많은 탈락자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갔다. 그러나 헤어짐은 슬픈 법. 끝이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잠시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 언젠가 만나리라. 음악을 하는 동안에는.

과연 좋은 노래인가? 잘하는 노래인가? 그저 듣기에 좋은 노래인가? 그저 평범한 수용자로서의 대중은 이 가운데 후자를 선택한다. 푸니타는 그야말로 필자만의 베스트였다. 샘 카터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정서경도 훌륭했다. 항상 남는 아쉬움일 것이다. 최선을 다한 무대에 감사한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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