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이성미 기자
  • 사회
  • 입력 2011.04.07 16:21

카이스트 대자보,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올해만 세 명 자살, 학생 대자보 '눈길'

▲ 올해 들어 3명의 학생이 자살해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카이스트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내용의 학생 대자보가 붙었다.
올해 들어 3명의 학생이 자살해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카이스트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내용의 학생 대자보가 붙었다.

카이스트 재학생 허모씨는 지난 6일 학생식당 앞 게시판에 '카이스트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우리 4000학우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허씨는 대자보를 통해 "올해만 3명의 학우가 우리 곁을 떠났다"면서 "성적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지급하는 미친 등록금 정책,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재수강 제도 등 무한경쟁,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학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말도 안 되는 학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씨는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학점 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는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허씨는 서남표 총장을 향해 "무한경쟁, 신자유주의 정책을 폐기하고 진정 4000학우를 위한 카이스트를 건설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온갖 비민주적인 학칙들은 학우들의 목소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허씨는 같은 재학생들에게 "추제가 되어 온갖 불합리한 것들에 맞서 함께 바꿔나가자"고 제안했다.

카이스트는 대자보의 내용과 같이 올해 들어 3명의 학생이 잇따라 자살했다. 앞서 지난 1월 '로봇영재' 조모(20)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지난달 2학년 김모(19)씨가 투신해 숨졌고, 같은달 29일 장모(25)씨 역시 세번째로 자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