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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5.08 08:27

[김윤석의 드라마톡] 옥중화 3회 "전옥서의 지하에서, 옥녀 기연을 얻다!"

역사와 픽션의 경계, 옥녀의 범죄가 용인되는 이유

▲ 옥중화 ⓒMB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옥중화. 사극이라서 다행이다. 현대물이었으면 방송불가수준이다. 폭력교사에, 이번에는 대리복역이다. 주인공이 태연히 불법을 저지른다. 그래도 괜찮다.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라는 사실이 면죄부가 된다. 옛날에는 그래도 되었다.

무협의 전형을 따른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스런 장소에 무술의 고수가 감금되어 있다. 주인공이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무술의 고수와 만나 그 비결을 배워 익힌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보편적인 사실 가운데 오로지 특별한 사람들만이 아는 비밀이 감춰져 있다. 감옥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감옥이 존재하고, 무술에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의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비밀은 오로지 주인공에게로 모인다.

탄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출산의 고통이 아닌 칼에 맞은 상처로 인해 낳아준 어머니는 돌아갔다. 그 묻힌 장소조차 알지 못한다. 누군가 어머니를 살해했다. 그 범인을 잡기 위해 다모가 되려 한다. 역시 역사라는 배경과 현대와의 괴리로 인한 오류다. 조선시대 다모에게 독자적으로 사건을 수사할 권한 따위 있을 리 없다. 현대의 여형사와는 다르다.

조광조의 문인이었다. 윤원형(정준호 분)을 살해하려 모의했었다. 그런데 정작 윤원형의 누이인 문정완후 윤씨(김미숙 분)가 그를 보호하고 있었다.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비밀이 그들 사이에 감춰져 있을 것을 예감해 본다. 무엇이 문정왕후로 하여금 박태수(전광렬 분)를 보호하게 했고, 다시 어린 옥녀(아역 정다빈)으로 하여금 박태수와 만나게 한 것인가.

전대의 비밀이 이어진다. 명과 왜를 오가며 정보를 수집하던 전설적인 채탐인 박태수가 감옥에 갇혔다. 원래는 윤원형(정준호 분)을 제거하려 한 모의가 혐의가 되었다. 그런데 정작 윤원형의 누이인 명정왕후 윤씨가 그를 비호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박태수로부터 옥녀는 무예를 배우기 시작한다. 박태수의 윤원형에 대한 원한과 명정왕후 윤씨의 비호 사이에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다시 이후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윤원형의 반발에도 대비 윤씨는 윤원형을 협박하며 그를 지키려 하고 있었다.

조선시대 당연히 역사로 기록될 리 없는 어둠의 세계에 대한 묘사가 흥미롭다. 공식적인 사료에 기록되지 않은 밑바닥의 삶을 재구성한다. 관리는 뇌물을 받고, 그 뇌물을 바치는 대행수는 이권을 분배한다. 윤태원(고수 분)은 그런 가운데서 자기만의 길을 찾으려 애쓴다. 전옥서라는 범죄자의 소글에서 자란 옥녀가 그와 인연을 맺게 된다. 부모의 원한이 얽힌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윤원형과 문정왕후라는 주류의 권력과 맞닥뜨리게 된다.

사실 그래서 걱정이다. 하필 전옥서에 갇힌 채탐인의 유일한 생존자 박태수로부터 무예를 전수받고 있었다. 그냥 그랬겠거니 설정으로 끝나면 아무래도 아쉽다. 전대의 전설적인 고수로부터 무예를 배우게 되었으니 그만한 활약이 있어야 한다. 왈패로서 윤태원의 활약이 남다르다. 하지만 그 두 가지의 연결이 그동안 역사드라마에서 그다지 원활하지 않았다. 주인공 옥녀의 액션과 윤태원의 액션을 어떻게 연결할 것이며, 주류의 역사와 그늘의 역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더구나 드라마가 의도한 옥녀의 무대는 비주류의 상단에 있었을 것이다.

여전히 아직까지 상당한 비중을 가지는 두 배역 윤원형과 정난정(박주미 분)의 연기가 아쉽다. 오히려 아역인 옥녀의 연기가 더 인상적일 정도다. 그나마 과거를 회상할 때는 지천득(정은표 분)조차 남의 이야기를 하듯 공허하기만 하다.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와 밀착해 있지 않다.

주인공 옥녀가 자신의 과거를 쫓으려 하고, 비밀에 가려진 박태수의 존재가 그와 만나게 된다. 윤태원에게는 야심이 있다. 윤원형과 문정왕후 윤씨는 조선을 한 손에 쥐고 흔드는 거물들이다. 옥녀의 과거는 윤원형과 닿아 있다. 쉽게 바로 가지는 않는다.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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