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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2.11 11:09

위대한 탄생2 "생방송 첫무대, 김태극, 홍동균 탈락하다!"

첫무대에 대한 긴장과 부담감, 기본기와 가진 바 확실한 무기가 승부를 결정짓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아마 지난 시즌1에서 생방소의 무대가 너무 허술하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전에 없이 무대가 화려하다. 아직 아마추어인 참가자들이 미처 적응하지 못할 정도다.

가수라고 하는 것이 그저 노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제아무리 음반이나 음원, 눈에 보이지 않는 라디오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굳이 TV가 아니더라도 자기 콘서트를 갖기 위해서는 무대 위에서 대중 앞에 자신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눈으로 보여지는 부분도 바로 가수가 해야 할 영역이다.

생방송을 앞두고 굳이 멘티들을 이끌고 피부과를 찾아간 이유일 것이다. 패션샾을 들르고, 메이크업을 받고, 대중에 보여질 자신의 모습을 꾸미고 가꾸는 법을 배운다. 그것은 대중에 대한 예의다. 눈으로 보여지는 동안에는 그것에도 최선을 다한다. 물론 노래도 최선을 다한다.

과연 아무것도 없이 전은진이 멀쩡히 서서만 노래를 불렀다면 어땠을까? 구자명이 굳이 리프트를 타지 않아도 되었다. 정서경 역시 평소 하고 다니던 대로 꾸미지 않고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물론 하나같이 노래를 잘하는 참가자들이기는 하지만 감동은 그만큼 덜했을 것이다. 각종 무대장치와 연주자와 댄서들과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해 듣는 것만이 아닌 보는 것으로도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문제라면 그러기에는 멘티들 자신이 이제 겨우 <위대한 탄생>이라는 오디션에 참가한지 몇 개월도 지나지 않은 아마추어들이라는 것이다.

한 눈에 보인다. 솔직히 필자의 경우는 시즌 1의 담백한 무대를 더 좋아했었다. 아마추어답게, 그리고 오디션의 무대답게 오로지 자기가 준비해 온 것들만을 최선을 다해 풀어놓는다. 하지만 역시 어떻게 꾸미더라도 아마추어는 아마추어였다. 단, 그들은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들이었다. 프로를 지향하는 이들을 위한 무대였다. 프로가 되어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무대였다. 그래서 더 그들의 어색함이 풋풋함으로 비쳐졌을 것이다. 그런 맛에 확실히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들의 오디션을 보게 되는 것일 게다. 완벽함을 기대한다면 프로의 무대를 본다. 물론 예외인 사람도 있기는 있었다.

어쨌거나 그런 탓에 승부는 결국 같은 아마추어임에도 첫생방송에 대한 긴장과 부담에 대해 얼마나 그것들을 그복해낼 수 있었는가에서 갈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초와 경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드러나게 되는 자신의 강점. 프로가 되어서도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긴장과 부담에 짓눌리면서도 평소에 하던 것처럼 자기의 무대를 소화하고, 긴장과 부담에 흔들려 무대를 망치게 되는 상황에서도 그것을 살릴 수 있는 한 가지 무기를 갖는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일 것이다. 프로가 되어서도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프로란 그런 것들을 알고 있고 몸으로 체화하고 있다. 프로가 되기 위한 오디션이다.

배수정은 아무래도 오디션이라는 중압감에 가장 첫순서라고 하는 부담까지 더해지며 지나치게 긴장해 버린 모양이었다. 전은진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진성에서 가성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매력적인 참가자였는데 오히려 그 부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놓치고 있었다. 긴장으로 인해 목소리에 대한 컨트롤을 놓쳐 버린 때문이었다. 배수정은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불렀으면 좋았을 것을 지나치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답답하게 들리고 있었다. 배수정이야 말로 가장 기초가 탄탄한 참가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텐데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전은진의 목소리는 마치 심수봉의 그것을 듣는 것 같았다. 곡에 대한 해석은 좋았지만 그것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다. 순서가 아쉬웠다.

장성재는 과연 전직 아이돌다운 노련함을 보이고 있었다. 참가자 가운데 50kg과 더불어 가장 완숙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안다.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하는가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눈에 확 띄는 대단한 매력은 없었지만 프로가수의 무대를 보는 듯한 든든한 안정감을 느끼게 했다. 무대에 익숙하다. 무대가 자연스럽다. 이제 지난 수년의 공백을 깨고 비로소 가수로 다시 돌아왔다고나 할까? 그냥 가수였다.

푸니타의 경우는 미처 노래를 들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새롭게 변신한 귀여운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무대위에 선 그녀의 모습은 필자가 남자라는 사실을 한 순간에 깨닫게 만들고 있었다. 매혹적이었다. 목소리도 매혹적이었다. 다만 굳어 있었다. 단지 노래를 부르며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사로잡던 그녀가 어설픈 안무와 무대에 갇혀 버렸다. 더구나 목소리마저 부정확한 발음과 발성으로 인해 입안에서 맴돌다 새어버리는 느낌이라 노래가 그다지 들리지 않았다. 분위기도 훌륭하고 목소리도 훌륭한데 노래가 들리지 않고 있었다. 조금 더 자유롭게 놀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그녀의 무심한 창법은 오히려 소울이나 블루스에 더 어울려 보인다. 즐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매력적이었다. 그녀를 보는 것이 즐거웠다. 분발이 요구된다.

샘 카터는 필자의 모든 예상을 깨버리고 있었다. 김건모의 노래를 김건모가 아닌 사람이 불러 제대로 살려낸 예가 드물다. 샘 카터는 하물며 김건모아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러면 비교조차 할 수 없다면 비교하지 않도록 부르면 될 것 아닌가. 그대로. 김건모와는 전혀 다른 샘 카터만의 호소력 있는 음색으로 그 간절함과 애절한 정서를 잘 소화해 들려주고 있었다. 이승환의 평가에 동의한다. 한국 사람이 다 되어 있었다. 불안한 것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 그의 목소리는 오로지 유일했다.

에릭 남은 알앤비의 발성에 익숙한 가수가 록 스타일을 부를 때 나타나는 한계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알앤비는 고음을 낼 때 끌어올리거나 밀어올린다. 그러나 록은 구자명이 그랬던 것처럼 한 순간에 폭발시킨다. 샤우트라고 부른다.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은 록과 블루스를 아우르는 노래다. 그 감성은 충분히 표현해내고 있는데 그러나 정작 힘이 필요한 순간 그 힘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순간순간 그의 목소리가 비어 있었다. 꽉 찬 무대와는 반대로 노래가 비어 버렸다. 하기는 그의 주종목은 록이 아닐 터다. 그리고 충분히 에릭 남만의 장점 또한 녹아들어간 무대였다. 무엇보다 즐거웠다. 단점이야 누구나 있는 것, 무대가 즐거웠으면 그것으로 좋았다. 에릭 남 자신이 즐기고 있었기에 지켜보는 사람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김태극의 무대는 바로 귀로 들리는 김태극의 긴장이 무대를 망쳐버린 케이스였다. 드물게 스탠다드가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선곡도 좋았다.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을 부르며 후반부에 터지는 감성은 과연 김태극답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도입부의 저음에서 역시 목소리의 컨트롤을 잃었다. 입안이 말랐고 목소리를 놓쳤다.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기본기의 부족이 바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연습량과는 상관없는 이미 몸에 익은 일상화된 기본의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음원에서는 역시 김태극만의 매력이 드러나고 있었다. 탈락이 무척 아까운 무대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야말로 아마추어였다.

반면 50kg은 김태극과는 반대로 기본기라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직접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격렬하고 가장 복잡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면서도, 더구나 서로 노래와 랩을 번갈아 바꿔 맡아 하고 있음에도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전혀 불안함이나 어색함이 없었다. '노란 샤쓰의 사나이'를 개사해 부르면서도 전혀 어색함 없이 자기 노래처럼 부르고 있었다. 박정현이 한 말 그대로다. 상당히 코믹한 무대구성이었음에도 그러나 전혀 우습게 보이지 않았다. 음정과 박자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충실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기본기의 승리였다. 최고의 무대였다.

홍동균이 부른 '영일만 친구'는 홍동균의 의외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도입부의 감미로운 미성의 목소리와 후반의 거친 남자의 목소리, 노래에 담긴 감정의 표현도 훌륭했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것, 홍동균의 무대에는 감탄은 있는데 감동은 없다. 놀라움은 있지만 그것이 내면에까지 와닿지는 않는다. 머리로는 훌륭한 것을 알겠는데 그렇다고 깊은 인상을 받지는 못한다. 최정훈 역시 특유의 미성으로 김희애가 불렀던 '나를 잊지 말아요'의 단조로운 멜로디를 다채롭게 살려내고 있었지만 정작 노래가 갖는 감정을 전달하는데는 실패하고 있었다. 너무 부담이 컸던 것일까? 너무 다른 생각이 많았던 탓에 노래 자체에 집중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최정훈은 최정훈이었다.

구자명의 경우는 록이란 어떻게 부르는 것인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할 수 있겠다. 구자명의 노래를 들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의 노래는 항상 너무나 순수하고 정직하다. 꾸밈이 없다. 초반의 불안함도 그렇게 꾸밈없이 정직하게 내지르는 힘있는 목소리에, 그 솔직한 감성에 그대로 무뎌 버린다. 원래 그런 노래였다. 속에 억눌린 감정을 그대로 폭발시켜 내지르는. 구자명이 살아온 삶이, 그가 느끼는 모든 감정들이 그 노래 안에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노래를 잘한다기 이전에 사람의 마음에 닿도록 부를 줄 안다. '그것만이 내세상'을 전인권 말고 그렇게 처절하게 소화해 부를 수 있는 이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이선희가 괜히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었다.

정서경은 그야말로 환골탈태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모로 손꼽히는 여성참가자였다. 몸매며 스타일도 발군이었다. 더구나 저음에서는 마성이라고 할 정도로 누구보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지만 고음에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 여성스러워지고 더 아름다워졌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는 이제까지와 비교해 차라리 심심하다고 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들리고 있었다.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하필 마지막 무대였다. 반하고 싶어지는 무대였다.

과연 김태극과 홍동균의 탈락이 발표되었을 때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필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보여준 장점들에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김태극은 참으로 편안하면서도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홍동균 역시 이대로 탈락하기에는 아까운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누구를 탈락시킬 수 있겠는가? 더 나빠서가 아니라 더 좋지 못해서라 할 것이다. 더 좋은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아쉽지만 그들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배수정과 전은진이 가장 아쉬웠다. 순서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프로가수들도 경연의 첫무대는 무척 부담스러워한다. 에릭남은 선곡이 아쉬웠다. 최정훈은 조금 더 무대에 익숙해진다면 훨씬 더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장성재와 샘 카터, 50kg, 구자명, 정서경은 개인적으로 이번 생방송 첫무대 합격자라 할 만했다. 탄탄한 기본과 확실한 무기, 장차 프로가 되어 가수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들일 것이다. 둘 다 갖출 수 있지만 하나라도 갖추고 있어야 어떤 상황에서든 살아남는다.

급히 섭외한 것치고, 아니 치고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데뷔한지 수십년이 되어가는 베테랑 코미디언이다. 여성MC로서 박미선이 갖는 위치는 대한민국 연예계에 있어 매우 특별하다. 안정적인 매끄러운 진행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잊었다. 2시간 10분. 시간을 도둑맞았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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