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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동네변호사 조들호 10회 "진짜 동네변호사 이은조, 거대서사의 안타까움"
물에 불린 회상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다
2016년 04월 27일 (수) 07: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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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동네변호사 조들호 ⓒSM C&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 지루했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의 피곤을 풀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마치 자장가라도 불러주려는 듯 나직하니 같은 패턴의 이야기들이 반복되고 있었다. 과연 한 회 방송분량의 거의 절반 이상을 회상에 써야 할 정도로 주인공 조들호(박신양 분)가 매력적인 캐릭터던가. 그렇다고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미 아는 이야기에 물만 잔뜩 부어 분량만 늘린 것이다. 굳이 없어도 드라마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흥미로웠던 것은 회상이 끝나고 이은조(강소라 분)가 변호사로서 대수롭지 않은 이웃들의 아무렇지 않은 의뢰들을 해결해주는 장면이었다. 진짜 동네변호사 같았다. 아니 '동네변호사'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린 이미지와 같았다. 어느 동네 골목 모퉁이에 동네사람들과 함께 일상을 호흡하며 존재하는 변호사 사무실의 모습이었다. 고작 상담료 몇 천 원 짜리 의뢰같지도 않은 의뢰들을 해결해주며 사람들속에 함께 녹아 있다. 그에 비하면 조들호는 여전히 너무 큰 사건들만을 맡으려 한다.

어쩌면 이런 것들이야 말로 한국사회의 또다른 어두운 그늘일지도 모르겠다. 가진 것 없는 약자들을 위해 변호를 하는데 꼭 그 대상은 힘있는 강자여야만 한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대단한 사건이어야만 한다. 약자를 위하는 것이 곧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여전히 거대서사에 사로잡혀 있다.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와 약자를 짓누르는 현실의 모순들과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조들호의 말처럼 그것은 정의감도 무엇도 아니다. 단지 부당한 현실에 대한 분노이고 그 당사자들에 대한 원망과 증오다.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도 그들을 반드시 무찔러야 한다. 이번에도 다시 대화그룹이 조들호의 상대가 된다.

그래서 그런 이외의 일들은 모두 아직 미숙한 이은조의 몫으로 돌아가고 만다. 조들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의미가 있는 사건이 아니고서는 아예 맡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지난번 유치원교사 배효진의 아동학대재판 역시 처음에는 이은조에게 맡기고 자신은 뒤로 빠지려 했었다. 결국 의뢰를 받아들이고 보니 유치원을 사유화한 원장의 비리가 뒤에 도사리고 있었다. 그쯤 되어야 한때 장래가 촉망되던 실력있는 검사였던 자신과 격이 맞는다. 누군가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 돈이 되지 않는 사건들까지 닥치고 맡아야만 한다. 아직 잘나가는 검사이던 시절의 기억이 몸에 깊이 배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필 조들호가 만나게 되는 사람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검장 신영일(김갑수)와 경쟁중인 실력자다.

말하자면 수사자다. 먹고살기 위한 사냥은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암사자들에게 맡긴다. 정작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큰 위기를 대비해 평소에는 힘만 비축해 둔다. 강적이 나타났거나, 혹은 암사자들만으로는 어려운 더 크고 위험한 사냥감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렸거나. 사냥감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까지 있다. 솔직하면서 영리하다. 복잡한 논리나 치밀한 이성보다 단순한 감정 쪽이 보다 상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더구나 악이다. 동네변호사지만 동네에 함께 사는 이웃을 위해 변호사인 조들호가 해야 할 일은 더 큰 사회의 악을 물리치는 일이다. 아쉽더라도 그래도 일을 하는 것은 그래서 여자인 이은조다. 오로지 더 큰 가치가 있는 사건들만을 수사자인 조들호가 맡는다.

준비부족이다. 하기는 바로 전이야기에서도 조들호를 막다른 궁지에까지 몰아넣고 결국 허무하까지 한 연극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끝내고 말았다. 추가로 신지욱(류수영 분)이 더욱 조들호를 몰아붙이지도 않았고, 유치원 원장과 금산이 더 악랄하게 조들호를 함정으로 밀어넣지도 않았으며, 조들호 역시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어떤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냥 끝낸 것이었다. 그리고 방치되었다. 바로 이은조까지 관련된 다음 사건을 시작하기까지. 변호사드라마인데 법정에서의 모습들이 너무 허술하다. 대신해서 분량을 채우는 것이 뻔한 조들호의 과거이야기들이다. 검사 조들호도 아닌, 그렇다고 변호사 조들호도 아닌 그냥 인간 조들호다.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빠다.

그나마 조들호가 다음에 맡게 될 의뢰에 대해서는 조금 보여주고 끝냈다. 대충 어떤 이야기인가 짐작되는 것이 있다. 하필 상대가 이은조의 의붓아버지였다. 저번에는 조들호가 신세지고 있는 사무실의 원래 주인 대부업자 배대수(박원상 분)의 여동생이었다. 이마저도 일관된 패턴으로 주위를 연관시키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자신의 의뢰인을 이기게 할 것인가. 그 과정에 대한 기대까지 포함이다. 제대로 된 드라마를 기대해 본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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