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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2.08 09:06

빛과 그림자 "너무나 순조로운 강기태, 더 큰 위기를 대비한 성장이 시작되다!"

예감되는 큰 위기, 그러나 오랜만의 길지 않은 통쾌함을 즐기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불안하다. 이제 겨우 22회다. 전체 50부작을 예정하고 있는데 아직 채 반도 못왔다. 그런데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롭다. 배신하고 떠나갔던 빛나라쇼단도 돌아오고, 입봉작으로 대박을 터뜨린 스타배우 겸 감독 최성원(이세창 분)까지 영입하고, 장철환(전광렬 분)은 정작 뒤로 물러나 있는데 강기태를 해치려던 조태수(김뢰하 분)마저 한기평에게 제압당하고 있었다.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그래서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이다. 절대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50부까지 드라마를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강기태(안재욱 분)에게 위기가 찾아 온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 산이 가파르게 높은 만큼 계곡 역시 가파르게 깊다. 지금 강기태가 순항할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그와 친분이 있는 중앙정보부장 김재욱(김병기 분)이 장철환과의 권력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김재욱이 장철환에게 밀리는 순간 이제까지의 모든 성공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차수혁(이필모 분)이 세우고 있는 계획에서 그러한 단초가 보인다.

유채영(손담비 분)가 씁쓸하게 읊조리던 대사 역시 그러한 짐작을 가능케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기태씨를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데,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나쁜 마음을 가지게 될까봐 그게 두려워요."

그렇지 않아도 이미 유채영은 강기태와 적대하고 있는 장철환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강기태는 여전히 이정혜(남상미 분)에 대해서만 한결같이 일편단심이다. 유채영의 강기태에 대한 마음은 보답받지 못한다. 사랑이 절망이 되고 절망이 원망이 된다. 원망은 증오로 이어진다. 사랑하기에 더욱 상대를 증오하고, 그래서 더욱 상대를 증오하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런에도 다른 출구가 없다는 것이 유채영이 갖는 비극일 것이다. 강기태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이 강기태를 위기에 빠뜨리고 그녀 또한 파멸로 이르게 한다.

다만 한 가지 가능성이라고 한다면 유채영과 차수혁과의 동지적 만남과 공감대일 것이다. 필연적으로 유채영과 차수혁이 주인공인 강기태와 대립하려는 순간 그들의 파멸은 드라마적으로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다른 반전이 있더라도 두 사람의 끝은 그다지 좋지 못할 것이다. 특히 유채영의 마음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 마지막 순간 과연 유채영의 곁에서 그녀의 진심을 들어주는 이는 누가 될까?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는 순간 유채영과 차수혁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자가 된다. 개인적으로 유채영의 진심이 어떤 식으로든 보답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쨌거나 순조로워도 너무 순조롭다. 빛나라 쇼단도 돌아오고, 새로이 가수도 영입하고, 전직 상하이쇼단의 단장으로 신정구(성지루 분)와 노상택을 데리고 다니던 유성준(김용건 분)과도 인연을 맺었다. 가수를 보는 눈이 탁월하고 곡까지 쓸 줄 아는 유성준과의 관계는 이후 강기태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여기에 연인인 이정혜를 대스타로 만들어준 영화의 인연이 최성원과 마도로스박(박준규 분)의 영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태수는 한기평에게 제거된 듯하고. 당분간은 마음놓고 강기태의 성장을 지켜보아도 좋지 않을까? 장차 장철환이 힘을 되찾게 되더라도 지금 그에 맞설 수 있는 실력을 키워놓아야 한다. 누군가로부터 보호받는 대상이 아닌 누군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체로써 우뚝서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면이 선다. 본격적인 장철환과 노상택과의 대결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지금이 아니고서는 기회란 없다.

역사에서도 경호실장이던 차지철에 의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권력에서 소외되고 있었다. 그것이 궁정동에서의 참사를 불러오고 말았다. 장철환의 역습과 김재욱의 몰락, 그리고 그로 인한 극단적인 파국, 역사의 격동이 드라마에도 소용돌이치게 될 것이다. 김재욱의 승리로 강기태가 주도권을 잡았다면 장철환의 승리는 강기태를 위기로 내몰 것이다. 10.26은 그리고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이다. 그때 필요한 힘이다. 이정혜를 지켜야 하고 빛나라쇼단을 지켜야 한다. 중대한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그때까지는 마음편히 드라마를 지켜볼 수 있겠다.

어쨌거나 하필 영화의 제목이 '복수혈투'다. 이경규의 '복수혈전'을 떠올리게 만드는 제목이다. 아직까지도 각종 예능에서 '복수혈전'은 중요한 웃음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빛나라쇼단의 가수로 선발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나르샤의 모습도 흥미롭다. 역시나 보컬그룹이었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답게 노래 하나는 기가막히게 한다. 메인무대에 설 수 있는 가수를 뽑고자 하는 극중 의도와 매우 부합한다. 하필 실제 나이보다 10살이나 속여 21살이라 자기를 소개하고, 더구나 성형여부에 대해서마저 얼굴이 달라졌다며 극중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어디를 보더라도 실제의 나르샤를 떠올리게 만드는데 이게 무척 재미있다. 연기는 어색하지만 캐릭터가 관심을 잡아끈다. 그야말로 재미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는 극증 쇼단의 정신일까?

아무튼 오랜만에 마음놓고 통쾌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 가운데서 특히 빅토리아에서 강기태가 노상택에게 일갈하는 장면이나 최성원이 노상택에게 정면으로 대항하는 모습 등은 후련함 그 자체였다. 그동안 강기태가 고생이 너무 많았다. 주인공에 이입해 보게 되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오래 가지는 않을 테지만 그러나 이 얼마나 시원한가. 재미있었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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