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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4.13 08:53

[김윤석의 드라마톡] 동네변호사 조들호 6회 "법의 무력함 '네 눈으로 봤잖아?'"

너무 일찍 드러난 장해경의 진심, 이은조가 사라지다

▲ 동네변호사 조들호 ⓒSM C&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 법을 비웃는다. 법을 농락한다. 법을 짓누른다. 무력한 자신을 발견한다.

"네 눈으로 봤잖아?"

의심하고 만다. 그때 마이클정(이재우 분)이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많은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법 앞에서 항상 느껴야 하는 높은 벽이다. 법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모든 준비를 철저히 갖췄는데 법을 모르기에 진실마저 빼앗겨야만 한다.

검사장 신영일(김갑수 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하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항상 현실로써 마주해야 하는 사실이다. 신영일이라고 검사로서 신념과 정의를 위해 일하고자 했던 시절이 아주 없었을까. 꺾이고 부서진다. 짓눌리고 짓이겨진다.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아야 그나마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낼 수 있다. 타협한다. 양보하고 굴복한다. 그것이 바로 현실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그를 위해 자신의 손으로 아들 신지욱(류수영 분)을 꺾고 조들호(박신양 분)를 짓밟는다. 배우 김갑수의 탁월한 연기 덕분에 짧은 순간에도 여러 상상들을 하게 된다. 만일 드라마에 반전이 있다면 그것은 다름아닌 신영일로부터가 아닐까.

조들호의 이혼한 전처 장해경(박솔미 분)이 조들호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너무 빠르다. 긴듯 아닌듯 미묘한 긴장감을 느낄 겨를도 없다. 장해경의 진심이 전면에 드러나며 젊은 변호사 이은조(강소라 분)의 존재가 한순간에 지워져 버린다. 아직 함께 일하기 전인데 시청자로 하여금 마음껏 상상케 하고 기대케하는 어떤 고리들이 필요하다. 

어차피 장해경의 아버지 장신우(강신일 분)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금산은 정회장의 편에서 조들호와 항상 맞서는 적일 터였다. 조들호가 위기에 몰렸을 때 매몰차게 이혼을 통보하며 딸까지 데려갔던 냉혹함을 더 보여주어야만 했다. 오히려 아직 미련이 남았기에 더 잔혹해질 수 있는 경우라는 것도 있다. 당장 이번 마이클정이 관련된 명도소송에서도 이제까지의 긴장은 간 데 없이 이도저도 아니게 끝나고 만다. 물론 덕분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소송에서 조들호는 최소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드라마로서는 상당히 허무했다. 급하게 마무리됐다.

법으로는 불가능하기에 법이외의 수단을 동원한다. 법리 밖의 법리로써 상대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여론이 움직인다. 여론이라도 편이 되어준다. 여론재판에 대해 비판적이다가도 그나마 여론이라도 등에 업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여론이라도 없으면 그나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한 나라의 검사장마저 두렵게 만드는 존재가 유일하게 겁내는 것이 바로 소비자이고 주주이기도 한 대중의 여론이다. 이익만이 그를 두렵게 만든다.

참 슬픈 드라마다. 법을 이렇게나 믿지 못한다. 법과 이렇게 유리되어 있다. 그나마 조들호가 믿는 것은 자신의 변론으로 재판부가 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는 한 가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법이란 강자를 위한 무엇이다.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 내용과 상관없이 무거운 드라마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현실이다. 아직 전혀 시작한 것 같지 않다.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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