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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2.06 09:08

나는 가수다 "너무 광범위한 미션, 주제가 특정지어지지 않다!"

서사없는 선곡, 훌륭한 노래, 시즌1 마지막 중간평가가 끝나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처음 13라운드 2차경연의 미션이 공개되는 순간 필자의 경우 잠시 그 의도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니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와 같은 미션을 정한 것일까?

'내개 특별한 사람의 추천곡'

너무 포괄적이다. 한 마디로 주위 사람 가운데 아무나 붙잡고 추천해달라 해서 그것을 부르라. 가족이든, 선배이든, 동료이든, 아니면 팬이든. 아니나 다를까 결국은 연예인 다섯 명에, 가족 한 명, 그리고 팬 한 명, 주제도 특정되지 않고, 더구나 연예인만 다섯명이다. 그나마 이현우가 선택한 김광민과 박완규가 선택한 김경호의 경우는 그 이유가 납득이 갔다.

<수요예술무대>를 함께 8년이나 넘게 진행했었다. 음악인으로서도 매우 뛰어난 실력과 감각을 지닌 음악인이다. 이현우로서 김광민을 찾아가는 것은 이해가 간다. 더구나 김광민은 방송출연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리고 박완규에게 있어 김경호는 한때 크게 싸운 적도 있었을 정도로 오랜 록의 선후배관계로 의미가 깊다. 김경호의 명예졸업을 앞두고 박완규가 그를 찾아가 축하하듯 김경호가 추천해준 노래를 부른다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싸이는? 이광조는? 정보석은?

물론 연예인이다. 연예인이다 보니 연예인 친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배경설명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이현우와 김광민의 관계나 박완규와 김경호의 관계와 같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하다. '특별'하다고 하는 전제에 대한 시청자와의 동의와 공감대가 필수인 것이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알아왔다는 이유로 연예인. 또 흔한 연예인 얼굴팔기 예능이 되겠구나 하는 우려가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연예인이더라도 그 대상을 특정하거나 한정해서 보다 구체적인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을까?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거미의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신 탓에 겹치지 않았다. 이영현 어머니에 거미 어머니. 이것도 역시 가족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따로 미션을 정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형제, 혹은 가족 전체. 수많은 관계의 '특별'함 가운데 유독 이영현만이 어머니를 선택한 것은 또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말이다. 가족이란 거의 대부분의 개인들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부모가 지나온 시대라고 하는 것도 선곡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수한 관계 가운데 단지 어머니. 그나마 선곡이 같은 <나는 가수다> 출연가수인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예능적 요소는 충족되었다 할 수 있다.

적우의 팬클럽은 매우 적절한 예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이 또한 과거의 돌림판 선곡이 원래 해당 가수의 팬들이 추천한 노래들 가운데 무작위로 선택하던 것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그립기까지 한 선곡방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적우의 목소리에 매우 어울리는 노래를 선곡해 주었다. 무명의 시간이 길었던 적우에게 팬의 존재란 어떤 의미인가도 충분히 납득하고 있었다. 결국은 박완규와 이현우, 적우 정도만이 선곡에 의해 설득력 있는 서사성을 획득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나머지의 경우는 도대체 어째서인가 제작진의 의도마저 의심하게 만들고 있었다.

조금 더 범위를 좁혀 말 그대로 미션 대상을 '특별'하게 설정했다면.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선곡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시간마저 짧았다. 특별한 사람으로부터 선곡을 받으라면서 어떻게 상대의 사정은 전혀 아랑곳없이 그저 서두르고만 있는가. 연락해서 바로 연락이 되는 사람에게만 한정한 '특별'한 사람이었던가. 신효범도 오히려 페티김과 나중에라도 연락이 되었으면 오히려 이벤트성이 있을 뻔했었다. 여기저기 연락을 돌리다 끝내 이광조가 되었다.

이번 경연을 끝으로 <나는 가수다>의 시즌1이 끝난다는 생각에 마음을 놓은 것인지. 아니면 기념삼아 진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그와 같은 선곡을 미션으로 준 것인지. 어째서 최근 <나는 가수다>의 방식이 더 이상 사람들에게 긴장과 흥분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가를 절실히 느꼈다. 이런 식이라면 누구도 선곡과 편곡과 무대에 대해 드라마를 느끼지 못하리라.

하지만 어쨌거나 중간평가의 무대 자체는 좋았다. 거미의 '흐린 기억속에 그대'는 아직 편곡이 끝나지 않은 듯하고, 적우의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는 아니나 다를까 팬클럽이 골라준 노래답게 적우에게 최적화되어 있었다. 다른 편곡이 굳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였다. 신효범의 '세월 가면'은 신효범의 고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필자로서는 신효범만의 중저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박완규의 '아버지'와 이영현의 '천년의 사랑', 그리고 블루스로 멋지게 변신한 이현우의 '혼자 걸었어', 김경호의 '그녀의 웃음소리 뿐'은 또 한 번의 대박을 예감케 한다. 선곡과정이 문제였지 가수들의 노래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영현의 미성이 과연 '천년의 사랑'이라는 노래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가 하는 것과 박완규의 목소리가 어디까지 애잔함과 그리움을 전할 수 있는가가 흥미로울 뿐이다.

아무튼 최근 <나는 가수다>의 방만함이 그대로 드러난 중간평가였다 할 것이다. 매니저들마저 프로그램에 적응을 못하고 있었다. 미션을 전하려 매니저들을 부르는데 왜 부르는가 워낙 자주 바뀌는 룰로 인해 매니저들조차 그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미션을 받고 선곡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그다지 설득력있는 서사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아쉬웠다. 그래도 매니저들의 무대는 꽤 즐거운 선물이지 않았을까. 무대에 서는 입장에서 무대를 즐기는 관객의 입장이 되어 왁자하게 웃으며 즐긴다. 그러나 역시 예능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허술하다. 무게에 겨워 휘청이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제 시즌1을 끝내려 하니.

과연 시즌1을 끝내고 시즌2로 넘어가려 할 때 지금의 가수들은 어찌되려는가? 적우가 자진사퇴를 공표하고, 다른 가수들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제 갓 경연에 참가한 이영현과 이현우마저 소모품으로 버릴 것인가. 그 역시 지금으로서는 궁금하다. 생각이 많다.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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