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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김태원, 몸은 12살인데 하는 행동은 2살인 것이 너무 예쁜 거야!"

너무나 당연한 말이 아프도록 감동적으로 들리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이제는 걔(우현이)한테 우리가 바라지 않아. 걔를 빨리 어떻게 하는 걸 포기한 거야. 이제는 걔를 따라간다고, 우리가. 걔의 자라는 모습이 이제 너무 예쁜 거야. 그렇게 되어 버린 거야."

무언가 슬프면서도 따뜻했다. 한 구석이 싸하게 서러운 가운데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십 년이 걸렸다고 했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고 했다. 십 년의 가시밭길을 걸어 이제서야 비로소 평온을 찾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열두살짜리 아이가 두 살의 행동을 하는 것이 너무 예쁘다. 가족인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어떻게 열두살짜리가 두 살의 행동을 하는가? 정상이 아니지 않은가? 남들만 못하고, 남들보다 뒤쳐지고, 남들과 다르다. 이상하다. 그런데 그것을 예쁘다고 말하고 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오히려 두살 때보다도 더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할 텐데도 그것이 예쁘다 말하고 있었다. 도대체 얼만큼 사람이 커지고 깊어져야 가능한 것일까?

아니 사실은 저것이 정상일 터다. 단지 남들보다 아주 조금 늦되었을 뿐일 것이다. 남들보다 아주 조금 더 손을 필요로 하고 노력을 필요로 하고 인내를 필요로 한다. 조금 더 성가시고 불편하다. 하지만 아이란 어차피 자라면서 부모 속을 무던히 썩이고 마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식이란 부모 마음같지만은 않다. 일상에서도 그래서 서로 폐를 끼쳐가며, 그것을 인내하고 배려해가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그냥 조금 남들보다 다를 뿐이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김태원과 그 가족이 느꼈을 고통과 서러움들이, 그럼에도 끝내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가족으로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그 과정들이, 그리고 그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고 있는 형 김용원씨도 아름다웠다. 이경규도 어느새 형으로써 김태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섣부른 위로 없이 역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확실히 가족이었달까?

모두가 그럴 수 있다면.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조금 더 불편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몸이 고단하지 않도록. 무엇보다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여유가 있을 때 그 빈 자리만큼 사람은 커지고 깊어지고 넓어진다.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저 안쓰러워서. 그저 불쌍해서. 혹은 원망의 마음으로. 얼마나 아픈 일들인가? 가족일 텐데.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들이 이리도 아프도록 감동적으로 들린다는 것도 분명 정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아무튼 참으로 부러웠다. 필자의 경우 남자형제가 없다. 여동생만 둘이다. 아주 어렸을 적을 빼고는 잠자리를 가지고 다투고 이부자리에서 뒹굴고 장난치는 그런 정다운 기억따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다 큰 지금에 와서 그러기도 참 민망하다. 남자형제끼리는 어느새 마흔을 넘기고 쉰을 넘어가도 저리 스스럼없이 정다운데.

형이니까 동생을 지켜야 한다며 안쪽을 동생 김국진에게 양보하는 형 김재진씨, 불을 누가 끄느냐를 두고 사소한 다툼이 이어지다가 마침내 불을 끄러 몸을 일으키는 김국진을 김재진씨가 끌어안으며 한 바탕 레슬링이 벌어진다. 다른 방에서는 김국진의 동갑내기 김태원과 형 김용원씨의 잠자리 다툼이 있다. 형의 권위로 바깥쪽 자리를 차지한 김용원씨와 불만인 듯 막내답게 예전 일까지 끄집어내며 투덜거리는 김태원. 형제의 모습 아니겠는가. 형제가 있는 집에서만 가능한 모습일 것이다. 질투날 정도로 부러운 모습들이었다.

결국 가족여행을 떠나고 나면 한결 더 간절해지는 것이 함께 떠나지 못한 가족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일 것이다. 멋진 여행일수록, 훌륭한 여행일수록 함께 오지 못한 것이 그렇게 아쉽고 미안하다. 어머니를 떠올리고, 아버지를 떠올리고, 다른 형제들을 떠올리고, 가족과 함께 하고 있기에 어째서 다른 가족들과는 이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가. 그래서 더욱 손이 가서 더 마음이 가는 아이 우현이에 대한 이야기는 정겹고 애잔했던 것이었을 터다. 그것도 어쩌면 실례일 테지만.

그 조용하고 점잖은 김국진에게 저리 활달하고 귀엽기까지한 형님이 계시다니. 방송으로 보이기에도 김국진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조용하고 점잖은 분이라 여겼기에 반전이 대단했다. 아마 역시 가족과 함께이기 때문일 것이다. 욕을 하지 못해 답답하다 말하면서도 듀엣으로 부른 노래의 점수가 좋지 않자 조카의 탓이라며 타박하던 이경규 역시 무척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윤석의 누님 이연경씨가 놀랍게도 김태원이 리더로 있는 그룹 부활의 오랜 팬이었다. 김태원과의 만남이 즐거워 보였다. 근엄하시지만 막내와의 여행에 어느덧 웃음을 보이시는 양준혁의 아버지 양철식씨와 스태프까지 챙기시던 살가운 윤형빈의 어머님 정귀숙씨, 이경규의 조카 최윤영씨는 그저 오랜만에 팔짱을 낀 것이 즐겁다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빠지지 않는 김국진과 양준혁의 결혼이야기, 정귀숙씨의 윤형빈의 그녀 국민요정 정경미에 대한 자랑이 정겹다.

조금은 오버인 듯 싶었다. 굳이 뻔하게 가족편지같은 걸 쓰게 하고 읽게 하는가. 하지만 역시 항상 반복해서 쓰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효과가 확실하다는 뜻이었을 게다. 말로는 전하지 못하는 진심들이 편지를 통해 절절히 전해진다. 결국 편지를 쓴 당사자인 어머니가 바로 옆에 있음에도 편지를 읽다 말고 윤형빈이 눈물을 보이고 만 것은 말로 하는 것과는 다른 편지만의 또다른 솔직함과 진실함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편지가 갖는 매력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전현무의 밉상캐릭터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밖에서의 에너지넘치는 모습과는 달리 집에서는 말 한 마디 없이 지친 모습이라니. 방송을 위한 캐릭터라기보다는 나름대로 자신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을 것이다. 필자도 그런 경험이 있어 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내가 되고 싶다.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전현무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가족이라는 것, 아마도 연예인이 아니라서 좋았다. 예능인이 아니라서 좋았다. 그보다 가족이어서 좋았다. 가족이어서 스스럼없을 수 있다는 것. 가족이기에 왠지 들뜨고 가라앉는 마음들이. 웃기려 해서가 아니라 어느새 흐뭇한 웃음이 그려진다. 해가 뜨는 것을 보아서 해가 뜬 것이 아니다. 해는 떠 있고 단지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어록 하나 나왔다. 어색해하면서도 오랜만의 가족여행을 즐거워하는 멤버들과 가족들의 모습이 그저 함께 즐거울 뿐이었다. 오히려 일부러 웃기려 애쓰지 않았기에 그 자연스러운 감정들에 녹아들 수 있었다. 서로 티격태격해도 그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의 풍광은 역시 아름다웠다. 제주도관광홍보는 아마 제대로 하지 않았나 싶다. 윗새오름의 컵라면도 먹어보고 싶고, 비양도의 해녀들이 갓 잡아올린 해산물도 맛보고 싶다. 조랑말도 타보고 싶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즐겨보고 싶다. 그 전에 가족이 함께여야겠지. 솔직히 자신은 없다. 필자 역시 가족여행은 정말 오랜만이다. 떠나보아도 좋지 않을까? 가족이라고 항상 영원한 것은 아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기에 떠날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바다에서 일출을 보는 것은 끝내 실패하고 말았다. 바다에서 일출을 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바다의 날씨는 참 변덕스럽다. 그러나 일출은 보지 못했어도 일출을 보기 위해 함께 배에 오르지 않았는가. 배 위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도 전할 수 있었다. 일출을 보아서 맛이 아니라 일출을 보기 위해 함께 배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맛일 것이다.

내내 부러웠다. 그리고 질투도 났다. 그러면서 반성도 했다. 가족간의 정이 여전히 두텁다는 것도 참으로 타고난 복일 것이다. 아니 진정 노력으로써만 얻을 수 있는 행복일 것이다. 나는 행복한가? 가족에게 묻는다. 제주도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음악도 잘 어울렸다. 즐거웠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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