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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동네변호사 조들호 2회 "변호인을 위한 변론 '저 사람만 나를 믿어줬어요!'"
허술한 듯 치밀하고 정교한, 동네변호사를 위한 동기가 완성되다
2016년 03월 30일 (수) 07: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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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동네변호사 조들호 ⓒSM C&C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 얼핏 허술한 듯 치밀하다. 조들호(박신양 분)의 캐릭터가 너무 갑작스럽게 바뀐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드는 순간 홀로 얼마전 교통사고로 죽은 고아원동생 강일구(최재환 분)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 무거워서도 사람들은 때로 일부러라도 가벼워지려 한다. 억지로라도 가벼워지지 않으면 이대로 짓눌려 숨까지 막히게 될지도 모른다. 살아가기 위해서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들을 위해서다. 그만큼 아직 자신은 잊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조들호가 변호사로서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게 되는 동기도 석연치 않았다. 물론 처음 계기는 돈에 팔려 억울하게 살인과 방화의 누명까지 쓰고 피의자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 고아원 동생 강일구였다. 그러나 아무리 친형제와도 같은 사이라 할지라도, 아니 설사 진짜 피를 나눈 형제사이라 할지라도 지금껏 오로지 성공만을 바라보고 한결같이 달려왔을 텐데 한순간에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기에는 너무 약하다. 자신을 위해서, 혹은 가족을 위해서, 나아가 주위와 지인들을 위해서. 자신의 사정과 입장, 혹은 감정에 충실하다. 만일 피의자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이 강일구가 아니었어도 조들호는 피의자의 억울함을 밝히고 최소한 그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겨주려 그렇게까지 애썼을 것인가.

하기는 그러니까 결국 강일구의 누명을 벗기는 대가로 살인과 방화라는 범죄를 영원히 어둠속에 묻는 거래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굳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고 시신까지 훼손된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더라도 그것은 검사로서 조들호 자신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책임이고 사명이었다. 양심이었다. 하지만 당시 검사 조들호의 선택은 오로지 강일구의 누명을 벗기는 한 가지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지금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고 있는 변지식(김기천 분)을 위해 굳이 변호사가 되어 변론을 하려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변기식이 강일구 대신이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강일구가 썼을지도 모르는 누명이었다. 강일구가 앉았을지도 모르는 피고석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강일구를 위해 모든 진실을 지웠었다. 바로 직전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은 강일구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변기식에 대한 책임감으로 바뀐다. 변기식을 구한다면 어쩌면 자신은 위로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였다. 하필 조들호가 변호사로서 맡은 첫사건의 의뢰인이 변지식이었던 것은. 조들호에게 가장 절실했던 그것을 바로 의뢰인인 변지식이 가지고 있었다. 법조인으로서 조들호 자신이 해야만 하는 것들. 조들호 자신이 지켜야만 하는 것들. 보람과 사명과 같은 것이다. 오로지 변호사 조들호만이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믿어주었었다. 오히려 변지식 자신이 조들호를 변호하는 변호사 같았다. 변지식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거짓증언을 시킨 의혹을 가지고 강하게 압박해오는 서지욱(류수영 분)에 대해 이제까지 불안하게 더듬거리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당당하게 조들호가 말한 내용들을 진짜처럼 내뱉고 있었다. 당신들이 들어주지 않았다. 당신들이 믿어주지 않았다. 변지식의 절규야 말로 조들호와 같은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였다. 다만 한 사람 억울한 이들로부터 한 마디 하소연을 들어주고 그들의 편에 설 수 있는 사람들이다.

법정은 신성한 곳이며 그곳에서는 오로지 진실만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들의 법이다. 당신들의 규칙이다. 당신들의 도덕이다. 자신의 정의는 오로지 자신이 무고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1더하기 1은 2다. 그리고 변지식 자신은 무죄다. 거짓말마저 정당하다. 온갖 협잡과 사기들이 정당화된다. 아니 그동안 조들호가 검사로서 많은 일들을 처리하며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힌 것들인지 모른다. 항상 정당한 일들만을 해 온 것이 아니었다. 정회장(정원중 분)이나 검사장 신영일(김갑수 분)등이 여전히 조들호의 실력을 아쉬워하는 이유였다. 그런 곳이 법정이다. 그런 것이 법이다. 그런 것들이 정의다. 서로 다른 이유에서 변지식과 조들호는 철저히 법과 법정을 조롱한다. 그들은 동지가 된다. 같은 편이 된다. 동기가 만들어진다. 조들호는 바로 그곳에 서야만 한다.

어쩌면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맛깔스럽게 살려내는 박신양의 연기는 향신료다. 철지난 재료들조차 맛깔나게 살려내는 힘이 있다. 의욕만 앞서는 신인변호사 이은주(강소라 분)의 어수룩한 모습들이 자칫 비져나올 수 있는 부분들을 다독여준다. 무겁지 않다. 그래서 지루하지도 않다. 그러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의 소재와 주제를 끌어가고 있다. 신지욱(류수영 분)의 조들호에 대한 열등감은 드라마의 또다른 동기가 된다. 아직 악역들이 전면에 나서기에는 조금 이르다. 변지식을 둘러싼 안타까운 사정들은 이미 현실에서 너무 익숙하게 보아온 것들이었다. 가족이 있는데도 노숙인으로 떠돌아야 하는 감춰진 이야기들이 있었다.

법정드라마로서 마치 칼날위를 걷는 듯한 엄정하고 치밀한 법리공방은 아직까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증거를 찾고 증인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구색맞추는 정도다. 그보다는 조들호의 캐릭터에 집중한다. 장차 이은주와의 관계설정에 주력한다. 한 편으로 동네변호사로서 조들호의 동기를 완성한다. 변호사로서 어색하기만 했던 첫데뷔처럼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만들어간다. 적은 명확하다. 목표도 분명하다. 과정은 아직 미지다. 기대하게 된다. 출발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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