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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생활
  • 입력 2012.02.03 17:17

국내은행 고금리 서민적금 외면에 빈축...단지 생색내기 불과

[스타데일리뉴스=김영일 기자] 시중은행들이 저소득 계층의 경제 자립을 돕기 위한 고금리 서민 적금을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따뜻한 금융’ 이라는 구호와 달리 ‘눈 가리고 아웅’식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며, 전문가들은 적금 고유의 취지를 살리려면 가입 자격을 완화해주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이 판매 중인 고금리 서민 적금이 지난달 31일 기준, 1223개 계좌에 3억 6791만원이 정도가 전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이 ‘사회책임 경영을 다하라’는 뜻으로 시중은행들에게 고금리 서민 적금 상품 개발을 권유하자 난색을 보이다 연말부터 관련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이 가장먼저 지난해 11월 28일 ‘KB행복만들기적금’을 출시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여성 등이 가입하면 최대 연 7%의 금리를 준다. 출시 두 달여 동안 가입자 수는 660명(2억 2000만원). 전국 1100개가 넘는 국민은행 점포에서 하루 평균 10~20명 가입 밖에 되질 않았다.

문제는 다른 은행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출시된 신한은행의 ‘신한새희망적금’은 한 달 동안 512명(8391만원)이 가입했고, 지난달 10일 나온 기업은행의 ‘신서민섬김통장’은 51명(6400만원) 가입에 그쳐 시중은행들이 말 뿐이 서민금융을 내세웠다는 지적이다.

이 같이 서민적금 가입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은행의 소극적인 영업태도 때문이라는 것.

한 은행 관계자는 “서민 적금은 한 마디로 돈이 안 되는 상품이다. 사회 공헌 차원에서 만든 상품이기 때문에 은행이 손해를 봐야 한다”며 “가입자가 많을수록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홍보도, 판매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입 대상도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등 저축 여력이 거의 없는 계층으로 한정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아예 서민 적금 상품을 내놓지도 않았다. 결국 은행권의 서민금융 구호는 말 뿐인 허상이라는 것.

이와 관련,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의 연구원은 “고금리 서민 적금은 당국이 압박을 가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내놓은 상품이라 은행들이 소극적 일 수밖에 없다”면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가계소득이 연간 2400만 원 이하인 소득 2분위 계층으로 가입 대상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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