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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6.03.29 08:02

[리뷰]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봉인 된 말들이 해제되는 순간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

▲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공식 포스터 ⓒ머스트 씨 무비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게 말로 상처 주는 경우가 있다. 말은 천냥빛도 갚을 수 있지만 칼이 되기도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말 한마디로 가족을 잃은 소녀가 스스로 입을 봉인하는 이야기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활발한 소녀 ‘준’.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로 가족이 흩어지게 된다. 아빠는 모든 원인을 수다쟁이인 준 때문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슬픔에 빠진 준 앞에 나타난 ‘달걀요정’은 두 번 다시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준’의 입을 봉인해 버린다. 말을 잃은 ‘준’은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고, 뜻하지 않게 학교에서 진행하는 지역 교류회의 준비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비슷한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세 명의 친구들과 알게 된다.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외톨이 ‘준’은 자신을 이해해 주는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가슴 속에 가둬두었던 자신의 진심과 마주하게 된다.

▲ 달걀요정에게 입을 봉인 당하는 준 ⓒ머스트 씨 무비

영화는 흥미롭고 재미나게 이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가 곳곳에 등장하지만 전체를 어우르지 못했다. 전체의 스토리를 융화시키기보다 몇몇의 튀는 에피소드가 이 애니메이션을 기억하게 만드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일본 특유의 애니메이션의 느낌이 돋보였다. 첫째, 영상미. 파스텔 은은한 색감들이 영화에 몰입도를 높여줬다. 둘째, 설렘과 풋풋한 감성. 제각기 상처와 진심을 숨기고 만난 아이들이 서로에게 다가가고 진심을 터놓는 과정이 잔잔하게 표현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 지역 교류회의 준비위원로 임명된 준이 자신도 뮤지컬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 ⓒ머스트 씨 무비

말은 누군가를 찌를 수 있는 칼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침묵만이 모든 일에 능사는 아니다. 누군가가 뱉은 말로 상처받고, 누군가를 상처 입혔던 아이들이 참고 묻어뒀던 말을 내뱉은 순간 입에선 아름다운 목소리와, 노래가 흘러나왔고 그것들은 진심이 됐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마음. 그것을 꽁꽁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들. 그들은 아직 표현하는 방법에 더디다. 또 표현했다가 받았던 지난 날들의 상처가 아물지 못했다. 그들이 어떻게 본인들의 마음을 타인에게 털어 놓는지, 닫아뒀던 마음을 어떻게 여는지 영화는 이들의 성장을 클라이막스까지 천천히 끌고 간다.

▲ 입을 봉인당해 말하지 못하는 준이 핸드폰으로 할 말을 전하고 있다 ⓒ머스트 씨 무비

노래와 음악을 만나게 되며 가슴속에 가둬두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감동 힐링 드라마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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