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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로맨스 "불행을 당한 여자를 질투하고 있다. 최악이구나, 유은재!"
심화되는 범인의 악의와 유은재의 절망, 혼란이 깊어진다!
2012년 02월 03일 (금) 09: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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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참 대비가 좋다. 유은재(이시영 분)가 박무열(이동욱 분)을 포기하고 물러서는 순간 김태한(강동호 분)의 적극적인 대쉬로 마침내 김동아(임주은 분)와 김태한이 사귀게 된다. 그리고 사장과 박무열의 경호를 교대하고 난 뒤 그녀에게 주어진 일이 이혼소송을 하는 여성을 경호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들도 한때는 죽고 못 살았을 텐데..."

남편과 가족마저 버리고 떠난 어머니에 대해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죽었다 여기고 있던 어머니지만 비로소 제대로 떠나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니는 사랑을 했던 것이다. 남편보다도 자식들보다도 더 소중하고 간절한 사랑을 했던 것이다. 그것을 이제는 안다. 이렇게나 아프니까. 이렇게나 간절해서 아프도록 슬프니까. 그러니 떠나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참 많은 다양한 사랑이 있다. 김동아의 장난같은 사랑도 있고, 김태한의 너무나 진지해서 어색한 사랑도 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까지 했지만 어느새 원망과 증오만을 남긴 채 서로 헤어지기도 하고, 또 사랑이 지나쳐 의처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간 사람이지만 그를 잊지 못하고 이제와 다시 시작하려는 이도 있다. 그런 가운데 박무열은 유은재에게 좋아한다고 말한다. 동생삼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유은재의 사랑은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을까?

과연 박무열은 강종희(제시카 분)를 사랑하고 있는가? 미련이다. 단지 너무나 긴 시간 간직해 온 미련이기에 차마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오랜 시간동안 그리워했던 사랑의 기억을 놓지 못하여 부여잡고 있는 것 뿐이다. 강종희가 아니었다. 강종희가 간직하고 있는 그 시절의 기억이었다. 기억 속에 더욱 아름답게 채색되어진 그 시절의 사랑했던 감정 그것이었다. 그때 서로 사랑했던 기억을 지금에 와서 다시금 재현해 보고 싶은 것이다.

오랜 추억이 깃든 장소나 사물을 보면 그러고 싶어지지 않던가.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 말이며 행동을 재현해 보게 된다. 좋은 기억이 있을 수록, 그래서 여전히 좋은 감정으로 남아 있을 수록, 그러면서 그 시절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진다. 다시금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싶어진다. 강종희는 박무열에게 그런 대상이었다. 한때 그토록 아프도록 사랑하던 사이였지만 어느새 시간은 그같은 기억조차 채색되어진 흔적으로서만 남겨버리고 만다.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기억을 사랑한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사랑했던 그 순간의 감정들을 사랑해서다.

과연 궁금해진다. 유은재의 아버지 유영길(이원종 분)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아내를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해서일까? 아니면 아내를 사랑한 기억을 사랑하는 것일까?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던 그 시절의 행복하던 감정들을 사랑하는 것일까? 하지만 어쩌면 그 또한 사랑의 한 방법일 것이다. 그와의 기억 또한 그를 이루는 한 부분이다. 다른 말로 정이라고도 말한다. 사랑보다 더 떼기 힘든 것이 바로 이 정이라는 것이다. 길들여진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기억 속에 길들여지고 나면 도저히 헤어나지 못한다.

아마 유은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박무열의 감정의 정체일 것이다. 사랑일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단지 익숙해져 있다. 길들여져 있다. 유은재가 있는 현실에. 유은재가 있는 일상에. 당연히 유은재가 곁에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로 가까이 바로 자신의 뒤에 유은재가 언제나처럼 버티고 있을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환청까지 들린다. 당연히 들리고 있어야 할 유은재의 목소리가 아예 환청이 뒤어 귓가를 울린다. 유은재는 이미 박무열에게 일상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미운정도 정이라고나 할까? 하기는 그동안 고운정도 많이 쌓였다. 이제는 유은재가 없는 일상이 너무 어색하고 불편하다.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난다. 초조하고 안달이 난다. 물론 그런 감정을 박무열 자신은 전혀 깨닫지 못한다. 익숙하니 가족과 같고 없으면 보고싶으니 좋아하는 것 같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여동생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이 과연 사랑이었을까? 사랑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을 깨닫기에는 박무열의 곁에 드리워진 강종희의 그림자가 너무 짙다.

과연 고양이 쇼트까지 범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불행까지 겪고 난 강종희에 대해 박무열은 냉정해질 수 있을 것인가? 설사 단지 과거의 사랑했던 기억에 대한 미련에 불과하다 할 지라도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사랑과 무척 가깝다. 더구나 동정이라고 하는 감정은 때로 곁에서 지켜주고 싶은 책임감으로까지 발전하기 쉽다. 쇼트의 죽음으로 인해 공황에 빠진 강종희를 박무열은 손까지 물려가며 끝까지 곁에서 끌어안고 달래주고 있었다. 이제는 강종희의 걱정에 유은재를 찾아와 그녀의 경호를 부탁하고 있기까지 하다. 유은재의 위기다. 그러나 강종희의 경호를 계기로 강종희의 주위를 맴돌게 될 박무열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으니 또한 기회라 할 것이다.

이런 게 재미있는 것이다. 멜로의 정석이다. 로맨틱코미디이면서도 전통적인 멜로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사랑한 연인이 있고 그 연인이 지금도 가까이에 있다. 불행까지 당했다. 그 곁을 지켜주어야 한다. 차라리 냉정하게 외면하고 떠날 수 있었으면 마음의 정리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을 그럼에도 항상 그 주위를 매돌아야 한다. 코미디인데 그 처지가 너무 가련하다. 가련한데도 주위 인물들을 통해 웃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 감각은 놀라울 정도다. 물론 그럼에도 워낙 주인공의 비극이 너무 강하다 보니 김동아가 김태한과 사귀며 내건 우스꽝스러운 조건들마저 그다지 우습지 않다. 가엾다. 안쓰럽다. 확실히 지금으로서는 주인공들의 비극이 너무 강하다.

멜로의 비극에, 더구나 스릴러의 공포까지. 이제까지 범인의 위협이라는 것이 기껏 박무열의 주위를 맴돌며 그로 하여금 곤란에 빠뜨리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심지어 강종희가 기르는 고양이마저 직접 손을 더럽혀가며 죽이고 있다. 자제심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까지처럼 복잡하게 일을 꾸미려 하기보다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서려 하고 있다. 단순히 곤란케 만드는 정도가 아닌 공포에 떨고 공황에 자신을 잃도록 만들고 있다. 다음주에는 보다 과격해진 범인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물론 그 계기는 협박이 쓰여진 사진을 강종희가 보지 못하도록 치워버린 고양이 쇼트의 역할이 컸다. 인내하고 있던 범인에게 방아쇠를 당겨버린 것이다.

역시 지금으로서는 진동수(오만석 분)의 아내 오수영(황선희 분)이 가장 의심스럽다. 어째서 범인은 갑자기 유독 강종희에 대해서만 그와 같이 잔인하고 과격한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그 계기가 있을 것이다. 강종희와 관계된 계기, 그것은 어쩌면 오수영의 표정이 바뀌게 만든 강종희의 무심한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내가 오수영처럼 산다고 그러면 더 놀라겠지?"

전혀 악의없이 한 말이었다. 단지 과거 자신을 가르쳤던 오수영의 어머니가 자기가 그림을 그만둔 것을 알고 걱정하더라는 말에 농담처럼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강종희로 인해 이미 한 번의 좌절을 맛보고 그로 인해 인생의 궤도까지 바꾸어야 했던 오수영의 입장에서 그것은 결코 아무렇지도 않은 한 마디일 수 없었다. 더구나 남편인 진동수마저 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 그림을 다시 그리라며 화실을 꾸며주고 있다.

어쩌면 절망보다 더 깊고 끈질긴 것이 좌절이라고 하는 것일 게다. 절망은 차라리 포기하기라도 한다. 깨끗이 포기하고 나면 약간의 아픈 기억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그러나 좌절은 아직 한 발을 기억 저편에 걸치고 있다. 단지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아프고 쓰리다. 좌절한 기억이 여전히 자신을 붙잡고 떨치지 못하게 한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깔끔하게 정리한 것도 아닌 결혼이라는 도피를 통해 그림을 그만두었던 오수영이 다시 그림을 그리란다고 취미로 그릴 수 있을 것인가? 그녀가 강종희에게 보이는 불편한 표정들이 그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물론 그럼에도 반전은 있을 수 있다. 오히려 그러기 더 쉬울 것이다. 처음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던 진동수의 경우만 해도 그랬다. 이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되던 박무열의 집 가사도우미 '이모'(이보희 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너무 의심스럽기에 오히려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아직 드라마가 한참 남았는데 서툴게 벌써부터 그 단서를 노골적으로 흘리고 있을까? 다만 그렇더라도 오수영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하나 정도는 나오지 않겠는가. 그녀의 내면에 들끓고 있는 어둡고 음습한 격정을 내보이게 되는 계기일 것이다. 새드일까? 해피일까?

"질투하고 있다. 불행을 당한 여자를 질투하고 있다. 최악이구나, 유은재!"

아무튼 박무열을 포기하길로 마음먹고도 그 전화번호를 차마 지우지 못하고 있는 유은재의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겨우 박무열의 전화번호를 지울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아버지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에 대해서까지 어느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전화번호를 지웠다고 박무열에 대한 감정과 기억마저 지워 버릴 수 있겠는가? 계속 신경이 쓰이고 다시금 가까이 다가오는 박무열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분노로 바뀌고 만다. 쇼트의 죽음으로 공황에 빠진 강종희를 달래주는 박무열을 보고서는 질투를 느끼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마저 느낀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다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누군가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감정이란 더욱 그렇다. 그가 있기에 좋아하고 그가 있기에 미워한다. 그것은 내가 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의 존재가 시킨다. 그렇게 혐오감마저 느끼고 나서도 다시 박무열이 그녀를 찾아왔을 때 유은재는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정신이 다 없다. 박무열을 추운 문밖에 세워놓은 채 비싼 한우까지 꺼내 부기를 가라앉히며 무척이나 분주하다. 오롯이 그 누군가만을 바라보는 한심한 모습에서 사랑에 빠진 누군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스스로 망가지는 만큼 그것은 자신마저 돌보지 않는 진심이 된다. 매력적인 캐릭터다. 애처로운 만큼 그녀는 진심이 되고 진심이 된 만큼 사랑스럽다. 남자인데도 어느새 유은재의 캐릭터에 이입하여 그녀를 쫓게 된다.

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빠져든다. 사랑도 더욱 미궁으로 빠져든다. 단지 범인에게 이용당했을 뿐인 것으로 여겨지던 서윤이(홍종현 분)마저 김동아의 뒤를 밟으며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음험한 악의가 떠돈다. 간절한 마음들이 얽힌다. 과연 출구는 어디인가? 눈을 떼지 못한다.

이시영에게 드라마는 최고의 선택인 듯 싶다. 유은재란 그야말로 이시영을 위한 최고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일 것이다. 임주은 역시 김동아의 엉뚱한 매력을 완벽하게 자기화시키고 있다. 이동욱과 강동호, 그리고 제시카. 시청률만 조금 더 좋게 나왔어도. 아쉽다. 항상 안타깝다.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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