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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2.01 09:59

빛과 그림자 "신정구의 배신과 강기태의 위기, 적이 갖는 힘과 악의의 크기를 보다!"

장철환이 권력인 이유, 노상택이 강자인 이유, 유채영이 궁정동을 찾는 이유, 권력을 보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하기는 상대가 다름아닌 장철환(전광렬 분)이다. 당대 권력의 실세다. 더구나 그의 밑에는 노상택(안길강 분)과 조태수(김뢰하 분)라고 하는 쇼비즈니스와 밤세계의 실세들마저 포진해 있다. 차수혁(이필모 분)라고 하는 브레인마저 있다. 강기태(안재욱 분)가 과연 이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다. 이 정도 위기 없어서는 안된다. 이 정도 고비도 없어서는 오히려 말이 되지 않는다. 그저 말 한 마디 손짓 한 번이면 얼마든지 지워버릴 수 있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할 텐데, 그런 강기태를 상대로 그렇게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하기는 그래서 강기태 역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중앙정보부의 장인 김재욱(김병기 분)과 밀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장철환에게 권력이 있다면 강기태에게도 권력이 필요하고, 조태수라고 하는 폭력을 손에 넣었다면 한기평이라고 하는 주먹과 의형제를 맺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기태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미미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금 더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있다. 강기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장철환을 위해서다. 노상택과 조태수를 위해서다. 그들이 커질수록 강기태의 동기 역시 커진다. 그들의 존재가 더욱 커질수록 강기태의 동기와 필연 역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악의가 강기태를 키운다. 그들의 힘이 강기태를 키우게 된다. 아직까지는 과연 그렇게 절박하거나 비장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더 궁지로 몰려 악착같이 그들에 맞서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이 드라마다.

하여튼 권력이 권력인 이유일 것이다. 권력이 권력인 이유는 다름아닌 그만큼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소불위는 아니지만 그와 가까울 테고, 전지전능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렇게 보일 정도는 된다. 최소한 바라는 것이 있는 이들에게 권력이란 그렇게 비춰진다. 그것이 바로 권력의 힘이다. 사람들이 권력을 바라고 탐하는 이유다.

조명국(이종원 분)은 어째서 장철환에게 그렇게 바짝 달라붙어 있는가? 아무런 의문 없이 무조건적인 복종과 충성을 보이고 있다. 차수혁이 그렇게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끝내 은인인 강기태의 아버지 강만식을 배신해가며 장철환의 곁에 있는 이유일 것이다. 바라는 것이 있으니까. 장철환으로부터 얻을 것이 있으니까.

그래서 차수혁은 이정혜(남상미 분)를 간절히 원하게 되었을 때 장철환을 저버릴 수 있었다. 진심으로 이정혜를 원하려 했을 때 장철환으로부터 떠날 것을 결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장철환의 진심어린 분노에 직면했을 때는 바로 자신을 위해 그 모든 것을 저버릴 수 있었다. 처음 강만식을 배신했을 때처럼 강기태와의 관계도 단호히 끊을 수 있었다.

과연 장철환은 '각하'에 대한 순수한 존경심만으로 그에게 충성하는가? 만일 그랬다면 장철환은 '각하'가 유정회 의원으로 가라 했을 때 순순히 받아들였어야 했다. 어찌되었거나 바로 그가 충성하는 대상인 '각하'의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거부하려 한다. 지금의 권력을 놓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각하'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각하'에게 충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 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누리던 모든 것일 잃게 될 테니까. '충성'할 수 없다는 것은 그 '댓가'도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는 것이 비단 순수한 충정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목숨을 거는 만큼 댓가를 요구한다. 부든, 권력이든, 명예든, 자신이 아니면 자신의 후손들에 대해서라도 그 만큼의 댓가가 돌아올 것을 믿는다. 그래서 몸을 던져 주군을 지키려 하는 것이다. 주군이 살아 있어야 이제까지의 모든 노력과 희생에 대한 보상을 해 줄 수 있다. 주군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 물론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충성을 다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런 충신들을 역사는 높이 떠받드는 것이다.

장철환이 '각하'에게 충성을 다하는 이유다. 조명국이 장철환에 복종하고 차수혁이 장철환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노상택과 조태수가 장철환의 뜻을 알아서 받들어 모시는 이유일 것이다. 충성을 하면 충성하는 만큼 댓가가 돌아온다. 목숨을 걸어도 좋을 만큼의 댓가가 있다면 당연히 목숨을 건다. 그래서 장철환은 '각하'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지만 차수혁은 아니다. 노상택과 조태수는 더욱 아니다. 댓가로서 누릴 수 있는 것들 자체가 너무 다르다.

그래서 권력은 힘을 갖는다. 바라는 것이 있으니 노상택(안길강 분)은 장철환을 찾는다. 조태수 역시 얻을 것이 있는 한 장철환의 지시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헤아리고 따르려 한다. 조명국이 장철환의 실각을 걱정하고, 차수혁은 장철환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며 장철환을 궁지로 몬 김재욱을 칠 궁리를 한다. 장철환 역시 그래서 '각하'를 위해 연예계를 장악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를 통해 권력은 더 큰 힘을 갖고 더 큰 것들을 충성에 대한 댓가로서 베풀 수 있다. 권력이 더 많은 것을 가질 때 돌아오는 것도 더 클 것이기에 더욱 복종하며 알아서 모시게 된다. 그것이 바로 권력이 권력인 이유이며 권력이 힘을 갖는 배경이다.

유채영(손담비 분)이 노상택과 고실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굳이 제발로 궁정동 안가의 연회에 참석하려 하는 이유인 것이다. 노상택과 고실장이라고 하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하기에 그럴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는 궁정동 안가로 제발로 찾아갈 수밖에 없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더 큰 권력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렇게 권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찾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복종하여 자신을 바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기는 처음부터 유채영이 노상택과 고실장에 휘둘릴 수밖에 었었던 이유도 그것이었을 게다. 노상택은 연예계에 영향력이 있고 고실장에게는 돈이 있다.

신정구(성지루 분)가 강기태를 배신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아니 신정구로 하여금 강기태를 배신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노상택이 가진 권력이다. 그러한 노상택을 밑에 두고 부릴 수 있다는 것이 장철환의 힘이기도 할 테고 말이다. 조태수마저 강기태를 제거하려 노상택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강기태는 그러한 장철환의 악의 앞에 무력할 뿐이다.

워낙 가진 것이 많다. 세븐스타라는 쇼단에, 그를 기반으로 한 방송과 연예계에 대한 영향력에, 더구나 그의 뒤에는 장철환이라는 권력의 실세마저 있다. 그런 노상택이기에 신정구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이 많다. 비록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 강기태에게 빛나라 쇼단마저 넘겨주기는 했지만 평생을 쇼비즈니스에 바쳐온 그의 애써 억누르고 있던 욕망을 노상택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그리고 노상택이 충분히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었다.

세븐스타라고 하는 미끼는 그렇게 신정구로 하여금 강기태의 신뢰를 배신하고 돌아서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신정구를 따라 돌아선 빛나라쇼단 단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에 비해 강기태에게는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그다지 없었기에 그들은 노상택이 시키는대로 강기태를 배신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힘겨루기였을 것이다. 노상택과 강기태 둘 중 누가 더 신정구와 빛나라쇼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 노상택의 승리였다.

과연 당장의 위기를 강기태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조태수의 폭력과 노상택의 영향력, 무엇보다 그로 인한 신정구의 배신은 치명적이다. 쇼단의 단장인데 정작 쇼단에 단원이라고는 유채영과 김계순(이아이 분)밖에 없다. 빅토리아의 무대에 서려 해도 한양구락부의 무대에 서려 해도 소속연예인 없이 어떻게 무대를 꾸려갈 것인가? 다만 이것이 바닥일 것인가? 더욱 끝없이 추락하고 나서야 강기태는 비상을 시작할 것인가? 궁금한 것이다. 강기태가 맞서 싸워야 하는 적의 크기는 어떠한가? 지금의 강기태의 위치는 어떠한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아직 다 드러나지도 않았다. 강기태는 더 위기에 처해야 하고 장철환은 더 악하고 독해야 한다. 강해야 한다. 노상택과 조태수 역시 마찬가지다. 롤러코스터가 시작된다. 내려간 만큼 올라간다. 어디까지 내려가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코미디일 것이다. 과연 저런 일들이 가능한가? 그러나 가능하다. 가능했다. 이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과거에도 그랬으니 지금도 상관없다. 과거에는 그랬지만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 역사의 발전을 믿는다. 시대극을 보는 이유다. 재미있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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