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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3.12 08:54

[김윤석의 드라마톡] 시그널 15회 "거짓된 진실이 지배하는 현실, 박해영 살해당하다"

과거와 소통하려는 이유, 왜곡되지 않은 진실에 다가가다

▲ 시그널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시그널. 과연 자신이 알고 있는 그것이 사실인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인가.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기에 가끔 그런 상상을 하고는 한다. 실제 그 시대로 돌아가서 어떤 편견도 주관도 섞이지 않은 사실들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 당사자의 말들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사실이 아니다. 다수의 증언이 있었다고 진실인 것도 아니다. 증거는 만들어질 수 있고, 증인도 매수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는다. 증거도 있고 증인도 있으니 사실이고 진실일 것이다. 거짓말이란 얼마나 쉬운가. 그럴만한 위치에, 그럴 수 있는 힘과 수단마저 가지고 있다면 사실도 진실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미제사건이 아니다. 완결된 사건이다. 진범이 잡혔다. 주범이 체포되어 법적인 처벌까지 받았었다. 아예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나마 다른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뒤였다. 누군가 포기해서가 아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그렇게 몰아갔기 때문이었다. 어른이 아이들을 죽인다. 부패한 어른이 아직 선하고 정의로운 아이들을 죽인다. 세상은 불의와 악으로,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하다.

죽음으로밖에는 진실을 쫓을 다른 수단이 없었다. 살인자가 되었고, 탈주범이 되었고, 끝내 차수현(김혜수 분)을 지키며 목숨을 잃었다. 사실이란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다면. 진실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다면. 정작 진실을 알고자 노력하는 이들은 아주 소수였다. 미제사건전담반조차 단지 자신들의 동료가 범인이 되어 있으니 진실을 찾을 동기를 가졌을 뿐이었다.

모두가 죄인이라 믿었던 무고한 한 소년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가 자살이라 믿고 있지만 정작 살해당하고 있었다. 거짓이 진실이 된다. 진실이 되어 기록에 남는다. 당연한 사실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옳은 것인가. 어쩌면 지금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믿고 있는 진실들은 그렇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진실을 쫓으려던 박해영(이제훈 분)이 거짓을 만들고 지키려 하는 김범주(장현성 분)의 하수인에 의해 살해당하고 만다. 그렇다면 거짓을 처음 만든 것은 누구인가.

박해영마저 살해당하고 이제 진실은 오로지 무전기에 대해 알고 있는 차수현의 책임으로 넘어간다. 과거의 이재한과 통신하고 있었다. 시간을 넘어 미뤘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박해영으로부터 무전기를 넘겨받고, 이제는 진실까지 넘겨받는다. 박해영을 살려야 한다. 이재한(조진웅 분) 역시 살려야만 한다. 박해영의 친형은 이미 늦었다. 과거의 시간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

진실이란 어쩌면 이토록 무력한 것인가. 진실을 쫓기 위한 노력들은 이렇게 허무하기만 한 것인가. 경찰과 손잡은 범죄자에게 경찰이 사로잡히고 진실을 포기할 것을 강요당한다. 경찰이 경찰을 살해한다. 경찰이 진실을 묻는다. 진실을 쫓는 것이 이제와서 범죄가 된다. 진실을 믿는 이들에 의해 박해영은 죄인이 되고, 탈주범이 되어 쫓기다 마침내 목숨까지 잃고 만다.

마지막이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어떻게 진실을 차수현은, 그리고 이재한은 마침내 밝히고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살려야 하는 사람이 늘었다. 박선우는 무리더라도 이재한과 박해영은 살려야 한다. 이미 차수현을 한 번 살린 바 있었다. 진실이 결국 죽었던 사람마저 다시 살린다.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뀐다. 과거의 진실이 현재의 잘못들을 바로잡는다. 죽었던 이들이 다시 살아난다.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아쉽고 안타까운 이들이다.

너무 무심해서 섬뜩했다. 악의조차 없었다. 그저 당연한 일상이었다. 살아남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생존은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있어 당위이며 진리다. 죄가 과거를 바꾼다. 진실이 현재까지 바꾼다. 김범주 수사국장의 진실에 다가간다. 뒤바뀐 진실을 바로잡는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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