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2.01.28 10:43

위대한 탄생2 "TOP12스페셜, 멘티에 대한 캐릭터와 소개, 진화하다!"

멘토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직접 시청자에게 멘티를 선보이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확실히 노하우가 쌓여가는 것을 느낀다. 노하우란 경험이다. 경험은 시행착오다. 실수를 저지르고 그 잘못을 찾아내어 반성하고 바로잡는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것은 보완하며 발전해간다.

지난 시즌1에서 드러난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문제점, 다름아닌 참가자 자신의 실종이었다. 더구나 멘토스쿨을 거치고 나면 쟁쟁한 멘토들에 가려 멘티가 된 참가자 자신의 이름은 어느새 잊혀지기가 일쑤였다. 백청강이라는 이름 대신에 김태원이라고 하는 멘토의 멘티로서 불렸고, 셰인이라는 이름 대신 신승훈의 멘티로서 기억되었다.

사실상 생방송 무대는 이들 멘토들의 자존심 대결로 비쳐지고 있었다. <위대한 탄생> 시즌1에 대한 많은 논란들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정작 무대에서 경연을 펼치는 참가자들은 사라지고 멘토들만이 남다 보니 멘토 자신이 심사위원이 되었을 때 자기가 자기에 대해 심사를 하고 점수를 매기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물론 멘토가 자신의 멘티에 대해 심사를 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은 룰에 의해 불가능했다. 그러나 다른 멘토의 멘티들에 대해 어떤 점수를 주는가에 따라 자신의 멘티에 대해 유리한 결과를 유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논란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심지어 시즌1의 모든 경연이 끝나고 최종결과가 나오고 난 뒤에도 멘티가 아닌 멘토의 이름으로써 그 결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었다. 아마 시즌1이 끝나고 아직까지도 <위대한 탄생>과 그 참가자들에 대한 여론이 반드시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한 이유였을 것이다.

결국 오디션이란 참가자 자신이 치르는 것이다. 멘토란 바로 그 참가자들이 보다 수월하게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일 것이다. 물론 프로그램에 있어 이미 상당한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멘토들이란 검증되지 않은 참가자를 대신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담보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참가자 자신이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이란 그 의미가 없다.

참가자란 시청자 자신이다. 오랜 꿈을 간직하고 그것을 끝내 이루고자 하는 보통의 시청자 자신일 것이다. 때로는 꿈을 잊기도 하고, 때로는 꿈이 꺾이기도 하고, 때로는 꿈에 배반당하기도 하면서, 그러나 어느새 새로운 꿈을 꾸고 오랜 꿈을 일깨우고 그것을 이룰 수 있기를 다시 꿈꾸게 된다. 현실에서는 힘들어도 TV를 통해 보여지는 판타지를 통해서는 그것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를 통해 만족을 얻고 다시 꿈을 꾸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그런데 정작 시청자 자신을 이입해야 할 참가자는 사라지고 멘토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니.

심지어 그것은 때로 멘토들 자신들이 멘티를 길러내는 경쟁을 하는 것으로도 비쳐진다. 주인공이어야 할 멘티들이 주변으로 전락한다. 꿈을 이루는 주체여야 할 참가자들이 멘티라는 이름의 멘토들의 인형으로 전락하고 만다. 설사 자기가 지지하는 참가자가 마지막까지 남아 우승을 거두게 되더라도 마냥 뒷맛이 좋기만 하지는 않은 이유일 것이다. 참가자 자신의 순수한 재능과 열정, 노력에 의해 그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어야 했는데 다른 의도가 오히려 더 크게 개입한 것 같다. 그들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처럼 여기기에는 너무나 많은 불쾌한 찌꺼기들이 남게 된다. 주인공이 아니니 결국 주변이 되어 우승을 하고서도 그 주역으로써 이름이 불리지 않는 참가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름이 불리지 않는데 '스타오디션'이란, '위대한 탄생'이란 타이틀은 얼마나 의미가 있겠는가?

그것이 시즌2를 시작하면서도 최대 불안요인이었다. 그리고 시즌2가 시작하고 나서 그에 대한 제작진의 고심을 읽을 수 있었다. 시즌1에서와 같이 괜히 여러 참가자들을 모두 보여주기보다는 시청자들이 주목할만한 참가자만 선별해서 집중적으로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방송에 내보낸다. 더 많은 시간과 분량을 할애하여 참가자들을 시청자들에 보여주고, 멘토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가자들의 장점과 개성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데 동참한다. 참가자들에 대한 평가야 시즌1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시즌2에서는 더욱 참가자의 캐릭터와 관련한 멘트들이 많았다. 그것은 고스란히 반영되어 멘티라 불리게 된 참가자들의 별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멘토들의 존재감과 무게감이 프로그램을 누르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멘티들 또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그리고 이번의 'TOP12 스페셜'. 혹시라도 멘토스쿨을 거치며 참가자들에게 씌워졌을 멘토들의 그림자를 거둬내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더 상세하게 더 강력하게 참가자 자신의 개성과 매력을 드러낸다. 그들의 재능과 그들의 성격과 그들의 일상과 그들의 감춰진 사연들을 드러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멘토의 멘티가 아닌 참가자 자신에 대해 전하고 납득시킨다.

이선희 멘토스쿨의 멘티 배수정과 구자명이 아니다. 에릭남과 열애설이 있고, 엄친딸이라는 별명을 부담스러워하며, 꿈을 위해 다니던 회사에 다시 장기휴가를 메일로 신청해야 하는 일상의 배수정이다. 전직청소년축구국가대표선수로 꿈이 꺾이고 배달아르바이트를 하던,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치킨집 사장님에게 매우 성실하고 좋은 인상을 남긴 평범한 청년 구자명이다. 트러블메이커라 불리울 정도로 거침없는 성격의 김태극 역시 그의 그러한 부분을 야단치는 할아버지와 부모를 만난다. 아무래도 백인에 가까운 외모의 샘카터는 오히려 능숙하게 창을 부르는 외할머니와 만나고 있었다. 6년만에 만난 외할머니에게서 처음으로 창을 배우는데 전혀 따라하지 못하는 샘 카터의 모습이 자못 현실감 있다. 샘 카터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역시 구자명고 함께 축구를 잘한다. 연예인축구단 주전자리는 아마 데뷔만 한다면 따놓은 당상일 것이다.

전은진의 어둠의 마성과 정서경의 저음의 마성에 대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려준다. 어머니의 죽음을 바로 코앞에서 철없이 지켜보며 오히려 박수를 치던 어린시절의 기억과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로부터의 버림받은 기억에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떨림,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녀들이 들려주는 매혹적인 마성에는 그같은 크고 깊은 상처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상처로부터 흘러나오는 피와도 같은 진한 슬픔과 아픔들이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예술가란 어쩌면 먼저 아파하고 먼저 기뻐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들은 먼저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연민과 더불어 그녀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한다. 귀기울여 듣게 만든다.

정서경도 정서경이지만 특히 전은진의 경우 이번 'TOP12 스페셜'을 통해 <위대한 탄생> 시즌2의 우승을 위한 완전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의 매혹적인 음색이며 탁월한 노래실력도 노래실력이지만 귀여운 외모에 귀여움이 더해지고 말았다. 정서경의 목소리를 애써 흉내내며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장면이라든가, 경연순서를 추첨하기 전 미션을 위해 준비했다며 어설픈 율동을 선보이고 도망쳐 숨는 장면 등, 더구나 여기에 여느 사람들은 어지간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아픈 경험을 고스란히 털어놓고 있었다. 충격과 공포와 슬픔과 방황, 그리고 후회, 저와 같은 여린 외모의 아가씨가 그리 아픈 눈물을 보이는데 연민하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한 것이다. 그녀의 외모에 감탄하고, 그녀의 노래실력에 감동하고, 그녀의 사연에 연민한다. 지지하지 않을 수 없다.

푸니타에게도 아픈 사연이 있었다. 최정훈은 가족으로부터 그의 재능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장성재가 과거 활동하던 아이돌그룹 Take의 멤버들은 29살의 나이에 다시 도전하려는 그의 드라마를 완성시켜준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오디션조차 거부당하고, 그래도 노래를 하고 싶어 축가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좌절하고, 그래도 꿈을 버릴 수 없어 옛멤버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오디션에 도전했다. 어딘가 억눌린듯한 자신감없던 그의 노래에는 그런 사연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치 족쇄를 벗어던진 듯 한결 자유로워진 그의 노래에는 그같은 꿈과 열정과 성취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말이 없이 과묵하다는 다른 TOP12의 평가가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는다. 역시 한껏 응원해주고 싶다. 29살은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다.

에릭남의 어린시절 동요부르는 모습은 무척 귀여웠다. 최정훈도 아직 어렸을 적 노래대회에 출전한 사진들이 있었다. 50kg 역시 성악을 전공하고 그 재능을 인정받던 시절이 있었다. 아쉽다면 홍동균의 경우 그다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 '수도꼭지 홍메이저'라는 별명은 상당히 흥미롭기는 했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사연이 없으니 어딘가 동떨어진다. 주위의 증언일 뿐 그같은 절실함이나 간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역시 아티스트가 아닌 연예인을 지향하고 있다면 이런 때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만한 이야기가 하나쯤은 필요할 것이다. 오히려 웃기는 이미지 덕분에 50kg의 진지함은 반전을 이룬다. 무척 흥미롭다.

아무튼 고민이다. 누군가 정하기는 정해야 하는데 누구를 정하는가? 장성재의 패자부활을 지원해주고 싶다. 한 번의 실패에도 뒤늦게나마 다시 한 번 도전하여 기회를 얻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그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촉망받던 축구유망주에서 한 때의 좌절을 딛고 다시 가수의 꿈에 도전하려는 구자명 또한 마음이 끌린다. 아르바이트하던 치킨집 사장님과 배달을 나간 단골손님의 반가워하는 표정이 그가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당위로 여겨진다.

푸니타의 무대에서의 눈빛은 매우 매혹적이다. 최정훈의 가성은 가히 마력 수준이다. 전은진의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 정서경의 묵직한 저음은 필자가 무척 좋아하는 것이다. 그녀는 외모 또한 아름답다. MC가 한 마디를 던져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김태극의 통통튀는 매력은 그의 편안한 목소리와 함께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다만 배수정과 에릭남의 경우는 너무 완벽한 이미지라 거리감이 있다. 50kg은 아직 자신들의 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과연 이 가운데 누구를 선택해서 문자를 보내야 할까?

물론 결론은 내려졌다. 이번 스페셜이 그같은 결정을 도왔다.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팽팽하던 균형을 한 번에 허물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보고 결정하라. 보고 선택하라. 그리하여 참여하라. 당신이 스타를 만든다. 이 가운데 한 사람이 있다. 그를 찾으라. 그래서 찾았다.

더욱 재미있어질 것 같다. 그의 우승을 위해서. 그가 마지막까지 남아 우승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더욱 마음 졸이고 안달하며 그의 성공을 기뻐하게 될 것이다. <위대한 탄생>을 기다리게 된다. <위대한 탄생>이 끝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오디션이다. 스타를 만든다. 그 본질에 충실하려 한다.

필자가 응원하는 참가자를 위해 함께 달리려 한다. 진화하고 있다. 분명 발전하고 있다. 그것이 더 기쁘다. 신뢰가 생긴다. 기대가 생긴다. 즐겁다. 보는 재미가 있다.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