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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6.02.28 09:44

[김윤석의 드라마톡] 시그널 12회 "기성세대와 공범세대, 어른들의 사정이 소년을 죽이다"

차수현과 박해영 이재한의 시신을 찾다

▲ 시그널 ⓒtvN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시그널. 기성세대란 공범세대다.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를 꼰대라 부르며 답답해하는 이유다. 옳지 않은 것을 단지 자신의 우월한 사회적 지위와 권위에 기대어 윽박지르려 한다. 너희는 세상을 모른다.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로부터 배우는 세상이란 무엇인가. 그래서 모든 사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하고 타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성세대로부터 배운 바르고 성실하며 선량한 젊은이들이 만들어가는 미래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한 무고한 소년이 짓지도 않은 죄로 처벌받고 주위로부터 버림받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신의 양심에 솔직하려던 소년도 있었다. 하지만 그를 뜯어말린 것은 주위의 어른들이었다. 부모였고, 형사였고, 교사였다. 같은 도시에 살던 많은 어른들이었다. 부모는 자식을 바르게 기를 책임이 있다. 형사는 사회의 법과 질서를 지키는 첨병에 있다. 교사는 자신의 학생들을 올바로 가르치고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에 의해 죄는 덮이고 무고한 이가 처벌받는다. 바로 이 사회의 - 아니 인간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서도 마차 자신이 아는 진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한때 자신과 가장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전해듣고도 끝끝내 입을 다물고 자리를 회피할 뿐이다. 돈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받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털어놓으려면 자신이 저지른 잘못 역시 함께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차라리 침묵하고 만다. 그래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만 했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도 전혀 자신의 사정따위 아랑곳않는 어리고 미숙한 젊은세대의 다그침이 때로 원망스럽고 때로 밉기까지 하다. 본때를 보여주겠다.

어째서 하필 무전기였을까?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소통하게 되었던 것일까? 이재한(조진웅 분)과 박해영(이제훈 분)이 시간을 거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어른들이 지나온 길을 보여준다. 그것이 어린 박해영의 삶을 어떻게 비틀어 놓았는지. 자신과 주위와 지금에 대해서마저. 그래서 영구미제사건이었다. 누군가 포기한 사건이었다. 누군가 덮은 사건이었다. 누군가 왜곡한 사건이었다. 멀리 있지 않다. 바로 경찰조직의 상층부에 그 당사자들이 있다. 그 대가로 그들은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지금이란 바로 그들이 만든 결과다.

드라마의 두번째 사건이던 '경기남부 연쇄살인'에서 자식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던 어느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자식의 죄를 묻기 위해 도시 하나가 똘똘 뭉친다. 외부에서 파견나온 형사들까지 하나가 되어 무고한 희생양을 하나 앞세워 나머지의 죄를 덮을 궁리를 한다.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죄로부터 도망치는 방법부터 가르치려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죄를 대신 씌우고 빠져나오는 방법부터 배우게 한다. 죄를 가르친다. 죄를 배우게 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닮는다. 어느 한 개인이 아니다. 바로 기성세대 전체다. 사회 전부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답답하기만 했다. 다시 떠올리고 말았다. 필자 역시 결국은 기성세대다. 잊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이제는 없었던 일인 양 기억에서 지우고 있었다. 제대로 처벌받은 사람도 드물었다. 오히려 피해자는 더욱 비참한 삶을 이후 살아야만 했었다. 차마 말하기조차 끔찍한 그 사건 당시도 지역사회에서 여론은 피해자의 처신에 대한 비난이 다수였었다. 그렇게 아이들도 어른을 닮아 새롭게 기성세대가 되어 간다.

이재한의 시신이 발견된다. 하필 차수현(김혜수 분)과 함께 찾은 용의자의 집 계단 아래에서 이재한의 시신을 찾고 만다. 안치수(정해용 분)의 마지막 유언이 단서가 되었다. 특히 한겨울에 땅을 파고 묻었으면 그 자리만 한 눈에 보기에도 표가 난다. 차수현을 위한 동기다. 안치수를 살해한 범인을 쫓는 한편, 안치수로 하여금 이재한을 죽이도록 한 배후를 찾는다. 모두 1999년 인주와 관계되어 있다.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조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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