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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드라마톡] 리멤버 아들의 전쟁 11회 "모순된 현실, 그래도 네가 기댈 곳은 법밖에 없다!"
법의 절망에서 법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진짜 싸움을 시작하다
2016년 01월 21일 (목) 06: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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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리멤버 아들의 전쟁 ⓒSBS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리멤버 아들의 전쟁. 서글픈 역설이다. 법을 믿지 못하면서도 결국 마지막에 기댈 곳이라고는 법밖에 없다. 하기는 그나마 법이라도 없으면 자신을 지킬 최소한의 수단조차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현실에서는 거의 대부분이다. 아무리 법에 속고 법에 배신당하면서도 그러나 그마저 법이 있기에 가질 수 있는 희망의 대가임을 안다. 설사 지더라도 일호그룹이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미소전구와 같은 작은 회사가 싸워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법이 있기 때문이다.

법이라는 것이 있었기에 서진우(유승호 분)의 아버지 서재혁(전광렬 분)도 재판이라는 것을 받아 볼 수 있었다. 결국 조작된 증거와 증인에 의해 억울하게 살인자가 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선고까지 받았지만 그러나 그러기까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 또한 주어지고 있었다. 아니 그나마 굴지의 대기업 일호그룹의 오너와 후계자인 남일호(한진희 분)와 남규만(남궁민 분) 쯤 되는 이들이기에 법정을 속이기 위한 그만한 비용과 인력과 수고를 모두 감당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러고도 하마트면 박동호(박성웅 분)와 서진우라는 한 개인에 의해 진실이 밝혀질 뻔했었다. 법은 결코 약하거나 어리석지 않다. 단지 법마저 속일 수 있는 저들이 그만큼 더 강하고 영리한 것 뿐이다. 사실 그것이 더 큰 문제다.

마침내 시작된 서진우의 복수가 철저히 법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남일호나 남규만 정도나 특별할 뿐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들이야 그다지 법을 상대로 대수롭게 내세울 것이 없는 그저그런 수준들에 지나지 않는다. 굳이 어렵고 복잡한 수단들을 동원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어찌해야 할 이유도 전혀 없었다. 그저 어차피 그런 이들이니 그들이 그동안 저지른 잘못들에 대한 증거들을 확보하여 해당기관에 전달하기만 하면 되었다. 판단은 그들이 할 것이다. 처벌도 그들이 할 것이다. 다만 극적인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서진우로 하여금 당사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도록 한다. 위증죄로 교도소에 갇힌 정신과의사를 찾아가 직접 사실을 알리고, 체포되어 끌려가는 교도소 의무과장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심지어 곽한수(김영웅 분)로부터 수사내용을 보고받는 경찰간부들 앞까지 직접 쳐들어가 자신이 촬영한 동영상을 모두에게 보여준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짜릿하고 통쾌하다. 복수와 응징의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장차 서진우가 남일호와 남규만을 상대로 하게 될 복수의 정체일 것이다. 폭력이 아니다. 정의다. 보복이 아니다. 진실이다. 그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죄의 정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만든다. 검찰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노골적으로 일호그룹을 비호하며 월권을 저지르는 부장검사 홍무석에게 반발하여 검사 탁영진(송영규 분)은 검찰이라는 조직을 벗어난 자신의 옛부하 이인아(박민영 분)에게 수사자료를 넘겨준다. 아예 경찰로 하여금 더이상 검사도 아닌 이인아에게 협조하도록 지시한다. 4년전 살인사건의 피해자 오정아의 아버지 오성택(맹상훈 분)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이 이인아에 의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검찰은 결코 무능하고 부패하기만 한 조직이 아니다.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그들의 손에 쥐어진 법이라는 이름의 칼은 그들 자신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는다. 법이 존재하는 이유고 검찰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 순간 이인아는 변호사가 아닌 철저히 검사로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다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서진우와 박동호와 남일호 이 세 사람의 오랜 악연이 이렇게 조금씩 그 실마리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박동호의 아버지가 일으킨 사고로 서진우는 어머니와 형제를 잃어야만 했었다. 그런데 박동호의 아버지마저 비명에 가게 만든 그 사고의 배후에 전혀 뜻밖에 남일호라는 이름이 어른거리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니 전혀 뜻밖은 아니었다. 하필 그 사고를 단순음주운전사고로 종결지은 당사자가 바로 일호그룹과 결탁한 부장검사 홍무석이었다. 벌써부터 의심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공식이기도 하다. 동기가 부여된다. 그렇게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던 해묵은 원한마저 진실과 함께 모두 풀어내게 된다. 서진우와 박동호 사이의 오랜 오해와 원망도 그렇게 길을 찾아간다. 그동안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던 남규만이 직접 박동호의 뺨을 치고, 남규만의 지시를 받은 석주일의 조직원이 박동호의 뒤를 쫓는다. 파국이며 앞으로의 전개를 위한 중요한 고비가 바로 찾아오게 된다. 그럴 지 모른다.

다만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이가 있다면. 다만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필요로 해 주는 이가 있다면. 지난 수십년의 세월을 부정당했다. 할아버지부터 자신까지 3대에 걸친 그 수많은 시간들을 모조리 부정당했다. 살아갈 의욕을 잃는다. 존재의 의미마저 잃는다. 그런 미소전구의 사장을 붙잡아 세운 것은 다름아닌 그의 아들과 그를 대신해 싸워줄 변호사다. 4년 전에도 그랬다. 서진우가 지금까지 박동호를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만큼 믿고 의지했었다. 법의 의미다. 진실과 정의의 이유다. 변호사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들이 싸워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다. 법원의 판사들을 문득 존경하게 되는 것은. 물론 모든 판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억울하고 황당하기도 하다. 부적절하고 옳지 못한 판결이라 비판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힘없는 이들이 마지막에 믿고 기댈 곳이란 바로 법원이고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이다. 이 사회의 진실과 정의를 지키는 최후방에 있다. 법원이 균형을 잃는다면 사회의 진실도 정의도 그 가치를 잃게 된다. 가장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듯 사명감을 가지고 오로지 진실과 정의만을 위해 헌신하는 판사들이 오히려 더 많다. 강석규(김진우 분)는 그런 모든 판사들의 대신이다. 오로지 올곧고 정의로우며 따뜻하다. 모두의 바람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법의 절망일 이야기했다면 이제부터는 희망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일 게다. 법의 정의와 법의 진실과 법의 가치와 법의 존재다. 그럼에도 법을 믿고 법에 기대어 싸울 수밖에 없다. 법에 희망을 가져 볼 수밖에 없다. 일개 변호사에 불과한 서진우가 일호그룹이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할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그리고 필경 그 싸움에서 승리하게 된다. 승리해야만 한다. 드라마에서마저 좌절을 겪고 싶지는 않다. 비로소 기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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