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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의 이슈톡] 이윤석 정치발언 논란과 '민상토론',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보다
적과 악만이 존재하는 극단의 정치현실이 만들어낸 우울한 헤프닝
2015년 12월 16일 (수) 01: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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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이윤석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 어쩌면 얼마 전 종료된 KBS의 코미디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코너 '민상토론'이야 말로 한국사회의 씁쓸한 현실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연예인이라고 개인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개인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져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면서 권리다. 서로 다른 정치적인 입장과 이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경쟁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시민은 민주주의의 단위이며 또한 주체다. 그런데 정작 전혀 상관도 없는 이야기마저 정치적인 것으로 몰아가며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고 그것을 보며 웃고 즐긴다.

불행했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일단 조선시대까지 정치란 특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행위로 여겨지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도 정치란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정복자인 일본인과 그에 부역하는 특별한 소수에 지나지 않았었다. 해방이 되고 나서도 권력은 한 사람의 독재자와 그와 협력하는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독점되어 있었다. 네가 감히 정치를 말할 주제가 아니다.

감히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에 대한 제제도 엄격하게 가해지고 있었다. 반대는 허락되지 않았다. 비판도 제한적으로만 허락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정한 선을 넘어섰을 때 반역자가 되어야 했고, 불령선인이라 불려야 했으며, 빨갱이가 되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무고하게 고초를 겪어야만 했었다. 그로 인해 피해입고, 상처받고, 혹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깊은 분노와 한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정치가 극단적인 증오에 사로잡힌 이유이기도 하다.

한 쪽에게 다른 한 쪽은 기존의 체제를 뒤엎고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해치려 하는 불온하고 불손한 무리들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한 쪽에게도 그 한 쪽은 자신들을 억압하고 억울하게 고통 받게 만든 부당한 폭력의 후예들일 뿐이다. 서로에게 서로는 적이다. 서로에게 서로는 악이다. 그런데도 누군가 그런 한가운데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힌다면 절반의 아군과 절반의 또 다른 적과 악을 만들게 되는 일일 것이다. 장장 개그맨 이윤석이 케이블TV에 출연하여 야당에 대해 불편한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전라도와 전라도 출신에 대한 오랜 차별이 있어 왔었다. 1980년 당시 전라남도 광주에서는 신군부에 의한 끔찍한 학살이 저질러지고 있었다. 그 상처가 아직까지 야당과 여당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를 통해 현실에 투영되고 있었다. 친노당이라는 이미지야 차치하더라도 전라도당이라서 꺼려진다는 말은 자칫 야당지지자들의 그 같은 오랜 상처를 건드릴 위험이 있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말 그대로 너무 부주의했다. 차라리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말을 삼간다.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지금처럼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악의가 없었던 것을 안다. 단지 평소 가지고 있던 인상을 오히려 악의가 없기에 더욱 무심결에 입 밖에 흘리고 만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을 것이다. 부주의했다. 신중하지 못했다. 단지 그것뿐이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한다. 사과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정치적 의사표현은 엄격히 보호되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적극적으로 야당, 혹은 전라도라는 지역에 대한 차별의사를 밝혔다면 모를까 막연한 비호감정도를 비토의 이유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 야당과 야당의 정치인을 싫어하는 것도 엄연한 유권자로서의 권리이며 자유일 것이다.

결국 그것이다. 이윤석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자세한 내용까지 잘 알지도 못했다. 그래서 부주의했고, 그 결과 특정한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방송을 통해 내뱉고 말았다. 도의적으로 그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물론 그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역시 그로 인해 상처를 입었다 여기는 사람들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의 발언이 잘못되었다. 부적절했다. 하지만 그 또한 단지 정치적 의사표현에 불과하다.

어차피 맥락도 부동층, 무당층, 무관심층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견해를 밝힌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기성의 정치인들은 싫다. 기존의 정당들도 싫다. 단지 그 가운데 야당이 그 대상으로 거론되었다. 의도를 이해한다. 그마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양성이고 관용이다.

다시 한 번 깨달았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개인이, 특히 그것도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민상토론'은 현실이었다. 우울한 현실의 자화상일 것이다. 아직은 이르다. 언제까지 이를 것인가. 단지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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