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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가해자들과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다.
아이들의 죄는 어른의 죄다, 누가 아이들을 죄인으로 만들었는가?
2011년 12월 26일 (월) 17: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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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기자 azzasi@stardailynews.co.kr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것을 두고 반응들이 뜨겁다. 아마 사람들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은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며 장난삼아 그리 한 것 뿐이라는 가해자들의 만에 더 들끓고 있을 것이다. 과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필자는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한다. 당장 사건이 알려지고 자살한 중학생을 괴롭힌 가해자들에 대해 쏟아진 말들에서도 또한 그러한 단초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 일들을 저질렀는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나 냉철한 이해 없이 그저 자신의 상식에서 벗어난 행위에 대한 부정적 감정만을 배설하려는 행위에서.

필자는 이 두 가지가 근본적으로 같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타진요 사태일 것이다. 모두가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학력위조는 죄악이고, 그리고 타블로에게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 그것을 밝히는 것이 정의다. 타블로의 인격따위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타블로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란 그저 하찮고 우스운 것이었다. 타블로를 위해 한 마디 하려는 것조차 그저 두려운 일이었다. 

같다. 결국은 답이 정해져 있다. 답은 정해져 있고 여기에 다른 가능성이란 없다. 닫힌 세계다. 닫힌 세계란 생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의심도 고민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데 어째서 굳이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의심해야 하는가? 인터넷상에서 흔히 발견하는 어떠한 일방적인 경향이란 거기에서 비롯된다. 거기에는 그와 다른 가능성에 대한 고려나 상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이들이 사는 세계로 고정되어 있다. 닫혀 있다. 부모가 모든 답을 정의해준다. 학교에서 이미 정해진 답만을 일방적으로 주입할 뿐이다.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의심하고 고민하고 다른 답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 그대로 주어진 대로 반응하면 된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거기에는 다른 사람이란 없다. 그래서 누군가 죽을 일 없는 어린아이들의 닫힌 세계에서 누군가를 괴롭힌다는 것은 하나의 유희에 불과할 수 있는 것인다. 괴롭히고 학대한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

그런 현상은 인터넷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누군가 결국 인터넷상의 악성댓글로 인해 상처입고 불행한 선택을 한다. 그러면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내가 죽으라고 그런 댓글을 달았느냐? 어째서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가? 죽은 것은 단지 죽은 개인의 선택일 뿐이었다. 죽으라고 그런 것도 아니고 설마 죽을 줄도 몰랐다.

어렸을 적 도덕과목의 시험을 치르는데 그런 문제가 나온 적이 있었다. 이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이 무엇인가? 여러가지 답 가운데 '맹목성'이 그 정답이었다. 사실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왜 '맹목성'이 정답인지 가슴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째서 '맹목성'인가? 선생님이 들려준 답이 있었지만 그것은 상당히 오랜기간 필자에게 하나의 화두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당연히 그 답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째서 맹목적인 것이 가장 위험한다. 닫혀 있기 때문이다.

닫혀 있다는 것은 다른 가능성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오로지 그 한 가지 정답만이 존재한다. 한 가지 답에 비추어 모든 행동과 결과에 대한 답이 또한 결정된다. 생각할 필요가 없다. 상상할 필요가 없다. 고민하거나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대로 따르면 된다. 그것이 맹목이다. 말하자면 이성이 아직 발견되기 전 원시상태의 인간이 갖던 보능과 같은 것이다. 보다 면밀하게 객관적으로 살피려 하지 않고 즉물적으로 경험에 의해서만 판단하게 된다.

어른의 범죄는 결국 어른 개인의 문제다. 아니 어른의 범죄조차 결국은 사회 구조에 많은 책임이 있다 할 수 있다. 하물며 아이들이다. 아직 미성숙한 인격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에게 형법이 관대한 이유는 그들이 아직 온전히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으로서 자기 자신의 사고와 판단, 행동에 대해 책임질 능력이 되지 않는다 여기기 때문이다. 아이의 범죄는 결국 어른의 범죄다.

과연 아닌가? 어른들 자신도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 가지 답만을 가지고 그것을 전혀 의심도 고민도 없이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며 일방적으로 강요한다. 비호감이라 부르고, 까여야 한다고 말하고, 훅 보낼 수 있다며 아쉬워한다. 충분히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을 의도적으로 상처를 받으라 퍼붓기도 한다. 자기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나는 내가 판단한 옳은 일만을 했을 뿐이다. 무엇이 차이가 있을까? 아이들더러 잘못했다며 퍼부어대는 아무런 고민도 없는 증오와 아이들이 단지 자신의 충동에 이기지 못했을 뿐인 생각없는 행동과의 차이는?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단지 관용적인 표현에 의해서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어른들 사이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영향을 받으며, 어른들에게서 배우며, 그러한 어른들이 짜준 틀 속에서 어른으로 자라게 된다. 사건을 처음 접하고서 안타깝다는 생각과 더불어 오히려 가해자인 아이들에게 연민의 감정이 생긴 것도 그래서였다. 오죽이나 놀랐을까? 설마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저지른 결과가 그런 것이다. 과연 누구 하나 그런 일들에 대해 가르쳐주고 경고해 준 사람이 있을까? 학교나 혹은 학부모 가운데. 아이들을 둘러싼 어른들 가운데서.

한국사회의 경직성을 우려한다. 한 가지 답만을 가지고, 오로지 그 한 가지 답만을 강요하며, 그것으로 사람을 서열짓고, 그것으로 사람을 판단하여 행동한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너와 내가 달라서는 안된다. 그것이 한국인을 정의한다. 한국사회를 정의하고 만다.

하기는 그렇다고 이제 와서 열린교육을 하자고 하기에는 어른들 스스로가 그것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동안 '가'라고 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 '나' 또한 정답일 수 있는가? 상식이라 말한다. 상식이란 체험이다. 보편화된 체험을 상식이라 말한다. 모두가 그것을 공유한다. 그것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열린교육은 그 상식을 부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필요하다. 돌맹이는 단순한 둘맹이가 아니다. 사람이기도 하고, 동물이기도 하며, 밥이기도 하고, 떡이기도 하다. 사람은 그렇게 세계를 확장시키며 문명을 일구어왔다. 의심이야 말로 인간이 갖는 가장 위대한 본성이다. 고민은 인간이 갖는 가장 아름다운 심성이다. 부수거나 버려도 상관없는 돌맹이가 돌맹이 이상이나 돌맹이 이외의 것이 됨으로써 가치를 부여받고 의미를 긋는다. 이성이다. 상상력이다.

화가 난다기보다는 슬펐다. 그리고 안쓰러웠다. 죽은 아이나, 졸지에 살인자가 되고 만 아이나, 결국은 이 사회가 보듬고 가르치고 이끌어가야 할 존재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 아이는 주검이 되었고 다른 아이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누구에게 탓을 돌려야 할까?

조금 한 템포 쉬어 가도 좋을 것이다. 잠시 마음을 쉬며 생각을 정리한다. 당연하다 여긴 것들을 의심하고, 확실하다 여기던 것들을 잠시 고민하고. 과연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옳은가?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닌가?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인간은 평생을 배우고 익힌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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