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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윤석 기자
  • 방송
  • 입력 2011.12.25 10:07

KBS 연예대상, <1박 2일>팀이 대상을 받은 의미...

KBS의 연예대상은 항상 특별하다.

 
[스타데일리뉴스=김윤석 기자]KBS 예능국의 고민이 읽힌다. 정작 지난 2011년 KBS 전체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1박 2일>의 메인MC 강호동은 현재 잠정은퇴 상태로 자리에 없다. 그렇다고 과연 강호동을 대신한 누구에게 대상을 줄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유강의 독주가 이제는 지겹다고 말한다. 유강의 양강체제는 이제는 끝나야 한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대한민국 예능의 대세는 유재석과 강호동을 먼저 전제하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방영중인 전체 예능 가운데 유강이 아닌 예능으로 시청률을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를 비롯 몇 되지 않았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인 이경규는 이미 작년 대상을 받은 바 있다. 결국에 어떻게 해도 유재석 강호동을 벗어나기는 힘든 것이다.

그런데 KBS에서 <해피투게더3> 하나만을 진행하고 있는 유재석의 경우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KBS 전체에 대한 기여도가 그다지 높지 못하다. 유재석을 제외하고 이경규는 이미 작년에 한 번 <남자의 자격>으로 대상을 받았으니 올해 이렇다 할 기여가 없는 상태에서 2년 연속 수상은 무리다. <개그콘서트>는 특정한 몇몇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그나마 물망에 오른 이수근 역시 평타는 많지만 홈런이 적다. 그리고 아직 이수근 자신이 앞장서서 프로그램을 끌고가는 수준까지는 되지 못한다. 그래서 오죽하면 이승기가 물망에 오르고 있었다.

결국 어떻게 해도 강호동의 대신을 찾을 수 없기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대안으로 <1박 2일> 팀 전체에게 대상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상은 <1박 2일> 멤버 전부에게 주어졌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안다. 그것은 올 한 해 역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1박 2일>에게 주어진 상이었으며, 그 <1박 2일>의 캡틴이 잠정은퇴하기까지 강호동이었다는 것을. 사실상 강호동에게 준 상이다. 그것을 강호동의 잠정은퇴 이후 프로그램을 맡아 이끌어가고 있는 멤버들에게 준 것이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겼다고나 할까? 유재석도, 이경규도, 신동엽도, 이수근도, 결국 잠정은퇴를 선언하고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강호동에 모두 지고 만 꼴이다. 그런데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 역시나 KBS 예능 가운데서도 <해피선데이>, 그 가운데서도 특히 <1박 2일>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 <1박 2일>이야 말로 KBS의 예능 전체를 이끌고가는 중심이다. 그 한가운데 강호동이 있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할 수 없다.

아무튼 결국 대상은 <1박 2일>팀이 받았고, 대신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으로는 <개그콘서트>가 선택되었다. 이 역시 당연하다. <1박 2일>이 첫째가 아니면, <개그콘서트> 그 첫째를 대신한다. 전체 예능프로그램 가운데서 첫째둘째를 다투는 것이 이 두 프로그램들이다. 다만 <1박 2일>에는 한 사람의 선장이 있고, <개그콘서트>는 여러 코미디언들이 각자의 코너를 만들고 지분을 갖는다. 대상에서의 불리함을 프로그램으로 만회한다.

아마 KBS <연예대상>만이 갖는 특별함일 것이다. 이제 '코미디'부문 시상이 남아있는 방송사는 KBS가 유일하다. 아니 KBS에서도 <개그콘서트> 말고는 없다. 그야말로 <개그콘서트> 하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코미디'부문 시상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대한민국 모든 방송에 있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기에. 그저 이름만 내건 코미디프로그램이 아닌 당당히 시청률로써 다른 프로그램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은 <개그콘서트>가 유일하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코미디의 대표다.

코미디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 과거와는 웃음의 코드가 많이 다르다. 시트콤이 정통 콩트코미디의 지분을 상당부분 가져가 버리고 말았다. 더 이상 이전의 허술한 세트에서 이루어지는 뻔한 구성의 콩트코미디로는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대안은 무엇인가? 그 하나가 <개그콘서트>의 공개코미디일 것이고, 다른 하나가 예능이다. <개그콘서트>는 KBS만이 아닌 모든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에 있어 새로운 웃음을 수혈하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한다. <개그콘서트>에서 웃음을 검증받은 코미디언이 예능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계발하고 증명한다. 가장 이상적인 구도다.

김병만이 그렇게 올 한 해 SBS에서 재미가 좋았다. <해피선데이>의 경쟁상대인 <일요일이 좋다>에서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하고 있었고, 지금도 <정글의 법칙>이라는 야생예능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런 이유도 있어 올해도 김병만에게 대상은 거리가 멀었는지도 모르겠다. KBS에서보다 다른 방송사에서 더 활약하고 있었고, 더 크게 성장해 있었다. SBS에서는 한 번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수근도 <개그콘서트> 출신이고, 유세윤도, 신봉선도, MBC에서 활약중인 정형돈도 <개그콘서트>가 배출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KBS 예능국이야 말로 대한민국 예능프로그램 전부를 먹여살리는 산파의 역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이 KBS <연예대상>의 '코미디'부문 시상인 것이고, 그래서 예능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입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코미디'부문이 남아 있는 KBS의 <연예대상>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시 올해도 <1박 2일>이 가장 강했다. 그리고 <개그콘서트>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더욱 다른 경쟁자가 보이지 않아 이 두 프로그램만이 보이고 있었다고나 할까? 적절한 시상이었다고 생각한다. <남자의 자격>에서도 신인상과 엔터테이너상, 여기에 김태원의 특별상으로 나름대로 배려가 있었다. 솔직히 양준혁이 과연 신인상을 수상할만한 활약을 보였는가에 대해서는 <남자의 자격>을 관심깊게 보고 있는 필자로서도 상당히 의문이다. 전현무는 <남자의 자격> 말고도 KBS 예능 전방위에서 상당한 활약을 보였었다. 그러나 결국 상이란 주는 사람 마음이니까.

가장 알차다. 그건 분명하다. <연예대상>은 분명 KBS가 가장 특별하다. 국영방송의 위엄일까?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보는 <연예대상>일 것이다. 대상을 제외한 다른 상들에 있어 항상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아쉬움이 클 것이다. 연말이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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