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5.10.31 10:58

[공소리 칼럼] 남성은 열등감을 내려놓을 때다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최근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화제다. 남성 105명을 대상으로 미국 버팔로, 캘리포니아 루터, 오스틴 대학 심리학자가 진행한 연구한 국제학술지 '인성·사회심리학회보' 11월호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자신보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춘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중에 연구에 참여한 남성들은 똑똑한 여성에게 더 많은 호감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누구와 데이트하겠느냐는 질문 결과는 반대였다. 연락처를 교환하거나 데이트 신청을 하겠냐는 물음에선 자신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여성을 피했다.

남성이 본능적으로 우수한 유전자를 찾는데 두뇌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 결과였다. 남성은 자신보다 똑똑한 여성에게 남자다움이 위축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성은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을 좋아한다. 어쩌면 오래전 사냥이나 채집 활동을 하던 인류는 강인한 육체와 진화에 잘 적응된 외모를 선호했을 수 있지만, 이제는 현재에 맞는 사회적으로 유리한 외모를 선호한다.

▲ '캐럿연인' 포스터 ⓒ큐브엔터테인먼트 (위 사진은 해당 칼럼 내용과 상관없음)

남성은 왜 지적인 여성보다 아름다운 여성을 더 좋아할까?

백치미라는 말이 있다. 지능이 우수한 여성과 사적인 관계를 맺는 것보다 똑똑하지 않은 여성을 상대하는 게 편할 수 있다. 자신보다 우수한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양성을 가리지 않고 인간으로서 가능한 일이다. 남성은 똑똑하지 않은 여성을 상대함으로써 열등감이나 위축감을 미리 제거할 수 있다.

어쩌면 과거 남성중심의 사회관이 아직 남아있는 남성들로서는 여성보다 못한 존재라고 느껴지거나, 도움을 받는 게 낯설고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신보다 똑똑한 여성을 실제로 선호하지 않는 것은 위축감 이면에 남성중심의 가치관이 살아있는 것이다.

똑똑한 여성을 차별할 필요는 없다. 경쟁사회에서 여성에게만 성공의 기회를 빼앗길 거라는 것은 오류다. 능력 있는 양성 모두 경쟁자일 수 있는데, 굳이 성별을 구분 짓는다. 성별을 구분 지어 다른 종이라고 여기는 건 어리석다. 똑똑한 여성은 남성을 거세시키지 않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에 여자혐오에 대한 인식이 퍼졌다. 양성을 비교하거나 관련된 기사도 아닌데 여자혐오에 대한 댓글이 판을 치고, 특히 군대나 임신, 출산에 대해 기사나 관련 게시물은 모두 여자혐오 댓글과 막연한 양성 싸움이 펼쳐진다. 

소위 여혐이라고 하는 것은, 여성신장이 이루어지면서 취업 등 남성의 기득권을 빼앗긴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의견도 있다. 결혼비용의 편중된 부담과 취업 불안정 등 설 자리가 좁아진 사회구조에서 약자가 된 남성이 같은 약자인 여성을 혐오하는 것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웹사이트에서 여혐(여자 혐오)이 극성이고 반사적 혐오로 남혐(남자 혐오)까지 등장했다. 이는 소수 커뮤니티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야기되기도 했다. 가수bro의 ‘그런 남자’ 가사는 일명 김치녀(남성의 외적 요소만 따지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를 비판하고, 남성은 약자라는 내용의 코미디 프로그램 ‘남자끼리’도 만들어졌다.

여성가족부가 생겨나면서 펼친 정책들 때문에 웹사이트 등에서 여혐이 조장됐다는 분위기는 인터넷상에서 절대적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오히려 여성가족부가 정부 공익광고 등에서 여성차별·혐오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홍익표 새정치연합 의원은 여가부가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을 바꾼 만큼 어느 한쪽 성에 대한 정책을 펴는 것은 여성혐오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가 얼마나 문란하면 같은 사람끼리 성별이라는 주제로 나누어 혐오하고, 그것이 하나의 콘텐츠로 연결되는 것일까? 여혐의 원인이 어쨌든, 너도나도 약자라는 측은지심이 필요한 때다.약자가 약자를 욕하고, 혐오해봤자 남는 것은 없다.

똑똑한 사람을 만나든, 얼굴이 예쁜 사람을 만나든, 결국 제 눈에 안경이다. 영리함이 남성을 거세시킬 힘도 없고, 미모가 돈을 갉아먹을 일도 없다. 현명하게 연인을 만나 서로를 보듬는 사랑이 늘어가길 바란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