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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10.21 19:24

[리뷰] 영화 '울보 권투부', 日향한 매서운 카운터펀치와 저항의지

'재일교포' 홀로서기와 감동의 메아리... 다큐영화가 픽션처럼 보여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29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울보 권투부'(감독 이일하)는 다큐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일본 귀화를 거부하고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는 교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큐영화 '울보 권투부'에 등장하는 日 도쿄소재 '조선학교'(이하 도쿄조고) 김상수 선생님은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친다. 김 선생님은 학교 수업을 마치면 권투부 감독으로 변신한다. 또한 김 감독은 학교 권투부 학생들에게 평소 엄하지만 자상한 친형처럼 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섭다.

가령, 권투부 학생들이 경기장에서 복싱 도구를 놓고 왔다고 보고하자, 바로 호랑이가 포효하듯 "똑바로 해! 이놈아! 자기 도구를 소중히 못하고 어떻게 시합에서 이기는가? 가져와!"라며 큰 소리로 야단친다.

     

영화 '울보 권투부'는 극이 전개될 수록 점점 제목을 닮아간다.

등장하는 권투부 학생들은 매번 벌어지는 시합에서 승리하면 감동에 겨워 울고, 패하면 분하다고 울고, 끝내 김상화 감독과 부모들 마저 운다. 그래서 제목이 '울보 권투부'였나 보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을 넘기면서 이들이 우는 이유가 하나 둘씩 비춰진다.

다름아닌 일본속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자이니치'(재일)로 불리우는 이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단 한번도 현지 정부와 일본인들의 차별대우를 벗어나지 못한채 살다 보니 한이 맺힌 것이다.

▲ 영화 '울보 권투부' 스틸컷 ⓒ인디스토리

전범국가 일본, 전쟁 끝난지가 언젠데 여전히 냉전.. 

다큐영화 '울보 권투부'(제작: Exposed Film / 배급 : 인디스토리) 초반 나레이션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화약창고로 쓰였던 자리에 설립된 도쿄 조선 중고급학교(이하 도쿄조고) 학생들은 현재 국적 절반은 북한, 절반은 한국이다.

나레이터는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기 전의 조선반도를 의미한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아무도 서로의 국적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부연한다.

그래서일까? 영화속 도쿄조교 선생님들은 어린 학생들을 강하게 키운다. 학교를 선택한 부모님은 더 하다. 극우편향이 심한 일본에서 귀화를 거부한채 한국어를 사용하고 남북한 국적을 유지하려면, 일본 혐한들의 시위 압력과 갖은 폭력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 '울보 권투부'는 12세 관람가로 오는 29일 개봉한다. 상영시간 86분 동안 관객들에게 때로는 냉전과 다름없는 일본 사회의 현실과 이를 받아들이며 때로는 울고난뒤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는 재일동포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 '울보 권투부' 메인포스터 ⓒ인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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