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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인터뷰
  • 입력 2015.10.21 16:25

[인터뷰] 김유정 "지금이 배우로서 기둥을 쌓는 시기"

▲ 영화 '비밀'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이대로만 자라다오‘라는 많은 이들이 기원이 통한 걸까, ’잘 자랐다‘라는 생각이 배우 김유정을 볼 때마다 든다. 4살에 CF로 처음 얼굴을 알린 김유정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고 있다.

김유정은 MBC ’해를 품은 달‘에 한가인의 아역으로 나와 만인에게 얼굴도장을 찍은 이후 MBC ’메이퀸‘ ’황금무지개‘를 통해 쭉 아역 배우로서의 활동을 이어갔다.

이처럼 누군가의 아역을 줄곧 하던 아역배우 김유정은 15일에 개봉한 영화 ‘비밀’(감독 박은경 이동하/제작 영화사 도로시)을 통해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정현이는 살인자인 친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어린 시절 아버지가 생일날 준 선물 때문에 그리워하기도 한다. 양아버지 역시 자신의 가족을 해체시켰지만 수십년을 키워준 정 때문에 마냥 미워하지 못한다. 단순히 분노, 슬픔만 가진 인물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정현이때문에 촬영이 끝난 후에도 이 인물을 떠나보낼 때 무섭고 힘들었다.”

영화 ‘비밀’에서 살인자의 딸이지만 형사 손에 크는 이정현 역을 맡아 밝지만 어두운 내면을 가진 인물 연기를 선보인 김유정은 이번 연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그전엔 촬영 끝나면 바로 학교생활을 병행하고, 밀린 수행평가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맡은 인물에 대해 생각 할 틈이 없었는데, 이번 촬영 때 맡은 정현이란 인물은 혼자 생각하고 분석했던 시간이 많아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맡은 인물을 떠나보내는 게 힘든 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이 연기를 통해 힘든 상황과 마주했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하던 김유정은 한층 더 성숙해져 있었다.

“시나리오 읽으면서 정현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인물을 통해서 내 자신의 또 다른 내면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앞으로의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끌렸다.”

김유정을 밝고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한건 아니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과 MBC드라마 ‘앵그리맘’을 통해 어두운 인물들의 연기를 수차례 보여줬다.

▲ 영화 '비밀'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이번 연기를 위해 참고를 하거나 특별히 신경 쓴 점은 없었다. ‘앵그리맘’을 찍으면서 영화 ‘비밀’을 촬영했기 때문에 기정이의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갔다. 또한 촬영을 순서대로 해서 정현이에 대한 감정이 차곡차곡 이어져 왔기 때문에 감정 잡는데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인물의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는 게 어려웠다. 정현이란 인물은 너무 다양한 감정이 있다. 어떨 때는 정반대의 감정이 요구되기도하고, 감정을 숨기기도 해야해서 복잡미묘했다.”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 김유정은 연기는 할수록 어렵다고 하면서도 시종일관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내비췄다. 영화를 자주 보며 밝은 성격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긴다고 말한 김유정은 일에 대한 열정과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배우였다. “지금 이 시기가 김유정이라는 배우로서 기둥을 쌓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시기에 이런 역을 맡아서 스스로 자신에 대한 내면의 다양한 모습들을 마주하고 배울 수 있었다.”라며 이번 연기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거듭 강요했다.

▲ 영화 '비밀'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영화 ‘비밀’에서는 김유정의 아역이 등장한다. 관객으로서 기분이 묘했다. 이젠 아역이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걸 세삼 느끼게 됐다.

“내 아역 배우가 나왔어도 나에게 크게 변하거나 달라진 느낌은 없었다. 나는 아직도 아역배우 타이틀이 있으니까. 단지 아역배우가 한 감정연기를 받아서 다음 연기를 해야했기 때문에 그 감정들의 간극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은 성인이 될 때 독이 되기도 한다. 아역배우 이미지를 어떻게 떨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과도기는 있을 수 있지만 너무 빨리 이미지를 변신하고 싶지 않다고 줄곧 대답했다. 그렇다면 특별히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물어봤다.

“아직까지 작품을 선택하고 고르는 위치는 아니다. 나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감독님들이 나와 어울리겠구나- 생각하고 주는 것이다. 학생역할을 가능하다면 많이 맡고 싶다. 이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역할이란 생각이 든다. 학생 연기를 할 때, 등교하는 씬은 진짜 학교 가는 것 같아서 신이난다.”

힘이 들 때 산낙지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고, 영화보는 걸 즐기며,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먹는 것을 좋아해 살이 많이 쪘을 것이라고 대답하는 그녀는 딱 17살 학생이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질문에서만은 여느 배우들처럼 진지했다. 연기를 통해 삶을 배우고, 경험을 하는 그녀는 성숙한 배우였다.

“‘로렌스 애니웨이’이다. 영화를 보면 왜? 라는 생각으로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을 생각한다. 왜 이런 행동을 했지? 왜 이런 말을 했지? 왜 이런 연출이 됐지? 하고.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묵직한 여운을 주는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로렌스 애니웨이’에서 입에 나비 나오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왜 저런 장면이 나왔지? 하고 생각한다. 왜인지 느낌은 오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다.”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다. 다양한 작품을 통한 내면연기로 훗날 연기에 대한 슬럼프가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대답하는 그녀는 여리여리한 겉모습과 달리 단단했다. 인터뷰 내내 유쾌하게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예쁘고 올곧게 전하는 배우였다.

17살의 배우 김유정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에 대해 그녀는 조급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현재 자신이 맡을 수 있는 어울리는 역할을 계속 맡되 급하지 않게 서서히 연기 스팩트럼을 넓혀갈 예정인 듯 했다. 앞으로 보여줄 연기가 더 많은 배우 김유정이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어떤 인물이 되어 나타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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