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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10.17 12:23

'안녕 전우치', 어른 생각이 빠진 어린이만을 위한 명랑애니메이션

[인터뷰] 오로지 열정 하나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한 김대창 감독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지금도 '아기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는 '각각 1987년, 1988년 KBS 1TV에서 방영, 인기를 독차지한 바 있다. 또한 '치키치키 차카차카'(김수철)라는 노래로 유명한 '날아라 슈퍼보드'(원작 허영만의 '미스터손') 시리즈도 1990년 KBS 2TV에서 방영돼, 1992년 11월 주간시청률 42.8%를 기록한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이들 세 작품은 원작이 명랑만화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제작: 얼리버드픽쳐스/ 배급 :리틀빅픽쳐스)도 명랑만화가 원작이다. 또한 얼리버드픽쳐스 김대창 대표가 제작·연출한 첫번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 스페셜 포스터 ⓒ얼리버드픽쳐스

김대창 대표는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이하 안녕, 전우치)에 대해 30년전 어린이, 만화팬들이 열광했던 아기공룡 둘리, 하니, 손오공과 슈퍼보드의 계보를 잇는 명랑애니메이션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안그래도 '안녕, 전우치'는 월간 만화잡지 '개똥이네'에 연재된 동명 만화(작가 하민석)가 원작이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명랑애니메이션 1호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을 만든 김대창 감독(얼리버드픽쳐스 대표)은 어린이 채널 '투니버스'에서 오랫동안 수입·배급 업무를 담당했던 베테랑이다. 그 때문일까. 김 감독이 바라보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남달라 보인다.

본지는 김대창 감독이 있는 양재동 사무실에서 전우치를 만든 과정과 감독이 밝힌 날카로운 관점 등을 들어봤다. 

Q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밝고 단순한 내용을 담고 있더군요?

'안녕, 전우치'는 백성을 괴롭히는 폭군 임금을 향해 요술로 응징하는 전우치, 서울 종로구 부암동로 이사를 온 어린이 석이, 자칭 무술신동 어린이 산초 등 아이들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입니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은 아이들만의 대화로 구성했어요.

Q 어른이 개입하지 않은 아이들의 대화가 무슨 뜻인지요?

기존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생각과 대화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들을 극중 캐릭터에 담아 전달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줍니다. 일종의 어린이 계몽이지요. 가령, 집에서 자기 아이에게 강조하는 이야기들을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반복하는 겁니다.

Q '안녕, 전우치'는 어린이들의 관점과 생각을 중점적으로 다뤘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이해되시겠지만 어른이 나오는 씬은 초반 주인공 석이가 부암동으로 이사오는 장면과 석이가 전우치와 타임머신을 타고 거슬러간 조선시대 임금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대사도 전우치, 석이, 산초 등 세 아이들의 대화가 중심입니다. '안녕 전우치'는 내용이 명랑하고 단순합니다. 여기에 덧붙인 것은 해학이지요.

Q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을 명랑애니메이션이라고 말씀했던데요? 어떤 과정으로 만들었나요?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은 하민석 작가님이 연재한 명랑만화 '안녕 전우치'가 원작입니다. 저희 작품은 웹툰이 아닌, 명랑만화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한때 명랑만화를 원작으로 TV에 방영됐던 아기공룡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가 그랬던 것처럼 '안녕, 전우치'는 명랑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작품은 제 아이와 함께 명랑만화잡지 '개똥이네 놀이터'를 보면서 '안녕 전우치'를 보고 웃고 즐겼던 기억이 출발점입니다. "이걸 애니메이션 영화로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구상을 떠올리면서 시작한거죠. 솔직히 저희 30, 40대에게도 명랑만화는 하나의 유행처럼 즐겨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기억을 되살려 보면 지금 어른들도 익숙한 장르가 명랑만화라고 생각했어요. 

▲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 제작사 얼리버드픽쳐스 김대창 대표와 박기원 실장 ⓒ얼리버드픽쳐스

Q 얼리버드픽쳐스는 어떻게 창업됐나요?

제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곳이 '투니버스'라는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입니다. 그곳에서 좀 더 자유롭게 일하려고 얼리버드픽쳐스를 창업했고, 투니버스에서 함께 일해던 박기원 실장과 의기투합해서 식구들도 늘리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Q '안녕, 전우치'를 만드신 김대창 감독은 어떤 애니메이션을 추구합니까? 가령, '공각기동대'를 만든 오시이 마모루 스타일인가요? 아니면 '센과 치히로의 모험'을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 스타일인가요?

하핫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미야자키 하야오 스타일의 장르만 추구하는건 아닙니다. 단지 저희가 만든 첫 애니메이션이 '안녕, 전우치'이고, 제 어린 시절을 되살려준 명랑만화라는 점이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건강하고 밝은 이야기가 아직은 필요한 때 아닌가요?

Q 향후 계획은?

'전우치'를 캐릭터로 앞으로 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저희 얼리버드픽쳐스는 이번 제작을 통해 노하우를 습득했고, 제작비를 좀 더 탄력성있게 운영할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잘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더 성숙한 제작사로 다가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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