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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10.07 09:42

[리뷰] '비밀' 훌륭한 연출ㆍ소름 돋는 연기로 완성도 높여

'비밀' 살인사건 피해자 가족이 받은 상처와 고통에 위로를 전하다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15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영화 '비밀'(감독 박은경, 이동하)은 탄탄한 연출력과 각본으로 만든 밥상을 국물 한 방울 남김 없이 깨끗히 식사한 배우들 덕분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근래 보기 드믄 웰메이드 韓영화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영화 예고편을 보면, 10년전 살인자의 자식을 키우는 형사 이상원, 살인사건을 기억하는 학교 교사 남철웅, 생부의 원죄를 목숨으로 갚아야만 하는 여중생 이정현 때문에 작위적인 신파와 올드한 스토리의 진부함이 연상되면서 관람을 외면하게 만든다.

막상 영화 '비밀'(제작: 도로시, SH기획/배급: CGV아트하우스)을 보니, 예고편에서 드러난 우려가 기우였다는 사실에 흠칫 놀랄 수 밖에 없다. 짧은 오프닝부터 잔잔한 전개로 출발한뒤 속도를 점점 높여가는 배경음악, 전율을 넘어 소름마저 돋는 배우들의 열연에 청각과 시각이 새롭게 셋팅된 느낌이다.

형사 이상원을 맡은 성동일의 연기는 '탐정: 더 비기닝'의 노태수 형사가 전혀 기억나지 않을만큼 훌륭히 소화해냈고, 김유정은 성인배우로 점점 거듭나는 느낌을 받았다. 이어 손호준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와 표정으로 극적 몰입이 배로 늘었다. 

▲ 영화 '비밀'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탄탄한 연출과 소름돋는 연기로 탄생된 '살아남은 자의 슬픔'

영화 '비밀'은 10년전 가정폭력과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살인범(임형준), 그의 아내와 어린 딸 정현(최유리), 10년후 살인자의 자식을 키우는 형사 이상원(성동일)과 그의 행적을 아는 남철웅(손호준)을 통해 '극형으로 단죄해도 사라지지 않는 상처'를 놓고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즉, 살인사건 이후 평생 절망과 분노로 사는 피해자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드러낸다. 여기에 극중 살인자의 가족들도 피해자로 포함시켜 한 사람의 범죄로 빚어진 참극이 어디까지 악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詩)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떠오를 정도다. 

한편 '비밀'을 공동연출한 박은희, 이동하 감독은 "살인사건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시놉을 구상했다"라고 밝히고, 각자 각본을 따로 작성 후 교환하며 객관화 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괴뢰군 보다 무섭다는 중학생들의 학교 일상과 방과후 모습, 일선 경찰들의 박복하고 힘겨운 삶, 사는데 급급한 가난한 이들의 거친 욕설 등 이 사회를 구성하는 평범한 다수가 안고 사는 비밀들이 영화 속에서 웃음과 슬픔으로 교차되며 등장한다.

영화 '비밀' 개봉일은 10월 15일(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은 101분이다. 

▲ 영화 '비밀' 메인포스터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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