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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병준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5.09.16 10:47

[리뷰] 영화 '탐정: 더 비기닝', "권상우의 안정된 연기와 성동일의 절제된 연기의 하모니"

좋은 스토리와 두 남자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는 재미있다

▲ 영화 '탐정: 더 비기닝' ⓒCJ엔터테인먼트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을 '한국판 셜록' 정도로 말하는 것은 평가절하라고 해도 될 만큼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한국의 탐정 영화가 탄생했다. 특히 '탐정: 더 비기닝(이하 탐정)'의 두 주역인 배우 권상우와 성동일은 최근 개봉했던 그 어떤 영화보다 남남케미가 터지는 연기를 선보인다.

권상우는 사실 그동안 연기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진 못하던 배우였다. 그의 연기 인생 전반에 걸친 딕션에 대한 특징은 신인들의 성대모사 단골코스가 될 정도였고 그가 연기한 그 어떤 작품 중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인식되고 있는 장면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떡볶이집 장면, 그리고 "옥상으로 따라와" 장면이었다. 

그러나 '탐정'에서의 권상우는 '지금까지의 권상우와는 다른 사람이 연기를 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찌질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주인공이라는 존재감을 잃지 않는 캐릭터를 120분간 이어오기란 그 어떤 배우에게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권상우는 형사가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해 찌질한 만화방 주인으로 살아가는 강대만의 모습 속에 꿈이었던 형사가 되진 못했지만 뛰어난 추리력을 뽐내는 강대만의 모습을 담는데 성공했다. 영화 속에서 좋은 주인공이란 관객들을 얼마나 몰입시킬 수 있는가로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면 권상우는 강대만으로 충분히 성공하고도 남을 주인공을 만들었다.

▲ 영화 '탐정: 더 비기닝' CJ엔터테인먼트

성동일은 권상우와는 반대의 상황이다. 이미 연기력에서 부정하지 못할 만큼의 입지를 다져온 성동일은 무게중심이 코믹함에 있던 과거의 모습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성동일이 연기한 노태수는 항상 짜증이 나있고 미간을 찌푸리고 산다. 아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인물에게 짜증을 내는 노태수를 연기하며 성동일은 절제된 연기로 높은 캐릭터 완성도를 보인다. 게다가 진지함과 짜증으로 점철될 것 같았던 노태수가 중간중간 뜬금포 같은 코믹함을 보여줄 때 이를 연기한 배우가 성동일이었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지 않고 캐릭터가 더 맛깔스럽게 살아났다.

두 배우가 좋은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살리는 것만으로 영화가 재미있어지진 못하지만 '탐정'은 좋은 스토리로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 영화 '탐정: 더 비기닝' CJ엔터테인먼트

기존의 추리영화, 아니 소설을 포함해 추리에 관련된 대부분의 작품을 보면 추리를 하는 주체는 남들이 갖지 못한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특히 누구나 할 수 있는 추리가 아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추리를 펼치는 것이 흔히 말하는 탐정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탐정' 속 권상우와 성동일은 관련 업계 종사자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할 수 있는 추리로 사건을 해결한다. 그들을 막는 것은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이 아니라 자신들의 추리를 방해하는 외부적 요인들이다. 강대만에게는 가정의 평화를 위한 만화방의 운영이, 노태수에게는 자신을 시기하는 경찰 내부의 정치적 요인이 그들의 추리를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형사, 아니 한 명의 형사와 한 명의 만화방 주인은 재미나게 사건을 풀어간다. 영화를 끝까지 본다면 누구나 '한국판 셜록'이 아닌 한국의 탐정영화가 이 정도 수준까지 구현해낼 수 있구나 라는 감탄을 할 것이라 본다.

영화 '탐정: 더 비기닝'은 오는 24일 개봉해 추석을 맞이한다.

박기자의 영화 '탐정: 더 비기닝'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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