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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 19관왕 소녀시대? 방송사의 지나친 소녀시대 극찬
근거 없는 갓소시 – 대중과 동떨어진 방송사의 음악 차트 순위
2015년 09월 14일 (월) 16: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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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칼럼니스트 messiah21th@gmail.com

   
▲ 소녀시대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2009년 소녀시대 열풍 한 마디로 대단했다. 전국 어디를 가도 ‘Gee~~~~’라는 말이 연일 들렸으니 말이다. 멤버 수가 무려 9명이었는데도 대부분의 어른들까지 멤버 이름 한 명 한 명을 모두 외울 정도였으니 가히 소녀시대 태풍이라고 해도 걸맞을 정도의 걸그룹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2007년 대중이 라이벌이라고 칭하던 원더걸스가 ‘Tell me’를 외치고 2008년 ‘Nobody’를 부르짖을 때 무존재였던 그녀들의 화려한 부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 해가 바로 2009년이었다.

최근 다수의 연예매체와 스포츠지들이 지나칠 정도의 극찬으로 올해 여름을 소녀시대가 강타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단일앨범으로 19개의 1위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보태며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소녀시대의 위력이 여전했음을 강조하는 홍보성 기사가 포털과 스포츠지, 연예 잡지 등을 도배하는 중이다. 단일음반으로 20개 가까운 1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마치 과거 조용필,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정도의 레전드급 열풍이 기억난다. 실제로 소녀시대가 올해 그 정도로 대단한 성과를 보여주었을까?

올해 7월 7일 전략적으로 컴백한 소녀시대가 실제로 실시간 음원차트를 올킬하고 아시아 7개 국가에서 아이튠즈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주 잠깐이었고 요즘 웬만한 이름 있는 아이돌 그룹 역시 등장하는 순간 음원차트 올킬은 기본 전제로 깔고 시작한다. 즉, 소녀시대만이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방송사의 가요 순위에서는 희한하게 소녀시대의 독보적 군림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이러니 국내 방송사 가요 순위를 그 누가 신뢰하겠는가.

방송사의 가요 순위가 엉터리인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0년대에도 방송사의 가요 순위는 언제나 라디오 방송의 가요 순위보다 한달 정도 뒷걸음질 쳤으며 이미 대중들의 관심을 다 받고 지나간 노래가 1위 후보에 오르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령, 1993년 O15B가 8월 발표한 신인류의 사랑이라는 노래는 하반기 유행이 다 지나간 후 KBS 가요톱텐 1위 후보로 1994년 초에 올라갔으니 방송사 가요 순위 신뢰성이 없어진 지는 이미 역사가 오래된 일이다. 음악 평론가가 빌보드 차트와 같은 국내 공정한 가요 차트의 필요성을 얘기한 지도 이미 역사로 치면 20년이 훨씬 넘었다.

기획사에서 아이돌그룹이 음원을 내면 전략적으로 홍보를 시작한다. 음원차트 올킬, 태풍, 열풍과 같은 낯뜨거운 홍보 기사부터 멤버 하나 하나를 예능 프로에 내보내면서 아이돌 멤버의 영역을 한층 더 확대하는데 주력한다. 이렇게 해서 음악까지 뜨면 대박이고 안 뜨면 쉽게 저무는 것이 요즘 가요계의 한심한 흐름이다. 2008년 원더걸스의 흥행 이후, 2009년부터 이러한 음악계 프로세스는 소녀시대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소녀시대가 음원차트에서 최근 들어 항상 기대 밖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면서도 1위를 차지하는 건 바로 방송사는 순위 선정에 있어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제일 우선 순위로 삼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SM은 가히 독보적 마케팅, 홍보 전문성을 구축하고 있다.

‘19관왕 금자탑’, ‘전무후무한 대기록’, ‘이변 없는 갓소시’ 소녀시대가 19관왕으로 음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 매체들의 키워드다. 이런 기사를 쓰면 부끄럽지 않은지 모르겠다. 적어도 음악 평론가라면, 아니 음악 분야 전문 기자라면 이번 소녀시대의 활약은 과거 그녀들이 2009년 열풍을 만들 때와 비교하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성과인 걸 알 텐데도 말이다. 점점, 수많은 걸그룹 중 하나로 위상이 하향세를 타고 있는데 마치 방송과 일부 연예 매체만 보면 소녀시대는 아시아의 히어로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소녀시대의 인기 추세와 방송사의 순위가 자꾸 동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숨을 고르고 다음 활동을 기약하고 있다. 그녀들의 활동 무대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범 아시아로 넓어졌으니 국내 활동에 이어 아시아로 순차적인 활약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소녀시대가 제대로 부활하려면 다시 한번 체계적인 기획과 전략적인 곡 선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억지 마케팅으로 국내 방송사를 장악해서 1위를 남발하여 수상 받고 있지만 이 영광, 단언컨대 오래가지 못한다. 이러한 측면, SM이 모르지 않을 것이고 소녀시대 멤버들도 활동하면서 모르지 않을 것이다.

소녀시대를 탓하기 전에 가장 시급한 건 방송사 가요 순위 차트의 공정함이다. 요즘 조금 이름 있는 아이돌 그룹은 컴백과 동시에 1위 후보에 오르거나 1위를 차지한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도 컴백하자 마자 1위를 차지하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일인데 유독 국내에서는 컴백하자마자 1위를 찍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방송사가 과거 연예인들 위에 군림하듯이 권력을 부리면 곤란하지만 그들에게 지나치게 끌려 다니는 것도 곤란하다. 이미, 지상파 및 케이블을 막론하고 방송사에서 진행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방송사의 투명한 가요 순위 차트가 신뢰 회복에 있어 가장 시급한 이유이다.

- 권상집 동국대 경영계열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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