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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공소리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5.09.14 09:25

[공소리 칼럼] 한국은 포경수술의 제국

[스타데일리뉴스=공소리 칼럼니스트] 우리나라는 포경수술을 많이 하는 나라다. 포경수술이란, 음경 꺼풀의 입구가 좁아져서 귀두 뒤쪽으로 젖혀지지 않는 상태를 포피를 완전히 젖혀 귀두가 드러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초로 할례를 한 인간 아브라함부터 우리의 포피를 벗겨내는 의식은 시작되었다. 미국에서는 50~60%의 포경수술을 하는데 거의 신생아가 포경수술을 받고, 유럽은 훨씬 저조한 5%도 채 안 되며 거의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약 80%가 포경수술을 받는데 문화, 종교적으로 할례의식이 있는 유대, 아랍권을 제외하면 아주 높은 수준이다. 또한, 특이하게 아동기나 사춘기에 포경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 예방 차원에서 포경 수술이 널리 시행되기 시작된 것은 19세기 무렵이다. 우리나라에 포경 수술이 도입된 것은 전쟁 후 미국에 의해서이다. 과거에는 열악한 위생 환경 때문에 포경 수술이 합리적이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 무궁화 ⓒ덕산

한국 남성은 왜 그렇게 포피를 잘라내는 것일까?

대부분 부모님의 권유가 많다고 한다. 두 번째로 위생과 청결 문제. 세 번째로 다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포경 수술이란 우리나라 사회에서 남자라면 당연히 받아야 할 시술이다. 실제로 아동·청소년기에 포경수술을 받은 남자는 많다. 많은 부모님이 스스로 성과 신체를 판단하기 어려운 아동·청소년기의 아들에게 포피 제거 수술을 시킨다. 포경 수술을 하지 않으면 위생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남들이 다 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실제로 아동·청소년기에 포경수술을 받은 남자는 많다. 한편, 그 시절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 사이에서는 포경수술은 남자로서 준비해야 할 기본적인 중요한 의식이요, 과정이다. 포경 수술에 대한 두려움, 설렘, 흥분의 여러 감정이 미묘하게 섞여 성숙한 남자가 되기 위한 도약으로 남자만이 느끼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남자들에게 포경 수술은 그 어린 나이 때의 중요한 물리적·정신적 사건이었다.

포경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나?

아니다. 성인 남성의 97~98%가 자연포경 된다고 한다. 포피가 자연스럽게 뒤로 젖혀지는 경우를 자연포경 혹은 가성포경이라고 한다.

포경 수술의 장점은 여성의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에이즈, 단순 헤르페스 등 바이러스 예방과 음경암 예방이 된다. 그러나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한다면 포경 수술을 하지 않아도 위생적으로 비슷하게 예방된다. 

단점으로, 포피를 과다하게 제거한 경우에 성기 길이 단축으로 음낭 갈퀴 형성과 유착된 피부를 불완전하게 벗겨내면 성교 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잘못된 봉합으로 흉터가 생기거나 부위가 휘는 만곡증이 발생할 수 있다. 

비뇨기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포경수술 시기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또한, 심리학계에서는 신생아 등 너무 어린 나이에 포경수술을 받는 것은 심리적으로 좋지 않다고 제기했다.

그런데 아직 한국 사회는 포경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포경수술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아동기에 접어들면 의사와 협조를 할 수 있다면서 어린 시기에 수술을 많이 한다. 성병 예방에 효과가 좋다는 입장을 펼치면서 적극적으로 포경수술을 권한다.

번화가 상가에 즐비한 비뇨기과는 만약 포경수술 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면 분명히 타격을 받을 것이다. 성인 남성의 정관수술과 더불어 어린 자녀의 포경수술을 패키지로 할인하여 시술해주는 비뇨기과도 있다. 결과적으로 비뇨기과는 포경수술을 장려하고 있는 셈이다.

포경수술의 장단점 모두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포경수술을 어린 나이에 하는 것이 현명한지 고민하게 된다. 포피를 잘라내는 것 또한 성적 결정권이다.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와 권장하는 사회에 분위기에 맞춰 어린 나이에 수술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판단한 일일까?어린 아들을 둔 많은 부모가 포경수술 또한 한 사람으로서 내릴 성적 결정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서두른 포경수술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 밝혀진 대로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보면 꼼꼼하게 따져 선택할 부분이다. 포경수술은 남성으로서 물리적, 정신적인 사건이다. 그러니 스스로 결정할 만큼 충분히 성숙할 때 선택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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