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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피스’ 고아성 “독특한 작품만 한다고? 오히려 선호하지 않으려 경계”
2015년 09월 01일 (화) 00: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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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원 기자 news@stardailynews.co.kr

   
▲ 고아성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이은원 기자] 고아성은 또래에게서 찾기 힘든 오묘한 분위기를 가진 여배우다. 필모그래피만 봐도 다른 20대 여배우들과는 전혀 다른 묵직함이 느껴진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본인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스릴러 장르에 첫 도전했다.

오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된 뒤,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이 작품에서 고아성은 인턴 이미례 역을 맡아 처음으로 제 나이의 옷을 입고 친숙한 연기를 하나 했더니 보편적인 ‘청춘’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녀만의 색깔을 보여줬다.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성은 인터뷰에서도 그녀만의 색깔을 여실히 드러냈다. 비가 내리던 그날의 날씨와 어울리는 조곤고곤한 말투로, 그녀만의 시적인 단어표현으로, 대답을 앞세우기 전 생각을 정리하면서 영화 속 인물의 감정과 영화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들려줬다.

   
▲ 고아성 ⓒ스타데일리뉴스

Q. ‘오피스’라는 작품이 가진 남다른 의미가 있나요?

일단 제 체력을 가장 많이 가져간 영화예요. 초반에 액션 뿐 아니라 매 장면을 연결해서 연기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게 정말 깊은 고민이었어요.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 남은 장면을 어떻게 찍지?’ 준비한 것은 너무 많은데 기계적으로 찍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벌써 이 신이 끝났다니...’ 이런 기분이었어요. 혼자서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김희애 선배님께 체력인지 정신력이 잘 모르겠는데 감당이 안 된다고 상담을 했어요. 김희애 선배님께선 “힘든데 근력운동처럼 하다보면 된다”고 진짜 쿨하게 말씀하시는데 정말 큰 힘이 됐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나요?

집중력을 하루 종일 낸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미례가 처음부터 예민한 감정을 끌고 가야해 서 다른 영화보다 더 집중력을 요하는 연기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예전에 영화를 필름으로 찍을 때는 쉬는 시간이 많았어요. 조명세팅이 완벽해야 리허설 슛을 가는데 디지털로 넘어가면서 영화 촬영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굉장히 여유가 없어졌어요. 전 마지막 필름세대와 디지털 세대를 겪어서 그런지 그 차이점을 느꼈어요.

Q.칸에서 ‘오피스’를 처음으로 본 느낌은 어땠나요?

너무 떨렸어요. 저도 영화를 처음 보는 자리였고 촬영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기 때문에 빨리 보고 싶기도 했는데 항상 제 영화를 처음 보기 전에는 무언의 떨림도 있고, 안보고 다음으로 미루고 싶고, 준비가 안 된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첫 순간은 다 떨리는 것 같아요. 원래는 칸 일정이 불가능했는데 ‘풍문으로 들었소’ 배우들이 스케줄을 많이 배려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짧은 일정이었지만 영화의 첫 상영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Q. 극 중 미례의 감정변화에 대해 공감했는지요?

미례가 가진 흐름이 중요했어요. 그동안 제가 맡았던 캐릭터는 보통은 약자의 위치에 불행한 상황이지만 강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라면 미례는 정 반대로 뼛속까지 정신력이 약한 캐릭터라 새로운 캐릭터에 끌렸고 재미난 설정들이 많았어요. 미례는 남들에게 강해보이는 욕구도 분명히 있고 자의식은 높은데 자존감은 최하인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내가 미례랑 많이 닮아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Q. 왜 본인과 미례가 닮았다는 생각을 했나요?

염하영이 미례에게 던지는 가슴 아픈 대사가 있어요. ‘그렇게 열심히만 하면 오히려 존재감을 깎아먹는다’라는 대사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정확히 들어맞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대사더라고요. 이 대사를 깊게 생각해보니 저한테도 적용이 되더라고요. 제가 미례의 설정에 빠져들었던 것은 사실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막연했던 미례에 대한 연민이 자기연민이었더라고요.

Q. 24살의 또래 친구들은 취업에 대한 고민도 많은 시기인데 고아성씨는 미례에 공감했나요?

20살이 넘고 나서 제 나이를 연기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실제 나이를 연기하면 너무 편해요 (웃음). 하나의 허들을 이미 넘어간 느낌이에요. 아직 겪지 않은 20대 후반의 인물을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고 그 다음으로는 지나온 시절도 힘들어요. 제가 기억하는 고등학생과 실제 고등학생은 많이 바뀌었을 테니까요. ‘오피스’를 준비할 때는 제 친구들이 인턴을 하고 있었고, 친언니도 인턴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퇴근하면 쫓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듣고 그랬어요. 제가 그 동안 경험한 것을 연기한 적이 없었거든요. ‘설국열차’에 타본 적도, ‘출산’을 한 적도 없고요 (웃음). 그때는 오히려 이런 질문을 받지 않았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번 홍보 활동을 하면서 이번엔 미례에 공감을 했는데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고 있어요.

Q. 박성웅은 고아성과의 멜로를 은근히 기대했다고 했는데 과연 가능했을까요?

멜로가 안 어울리고 불가능한 관계에요. 연민을 넘어선 감정이랄까. 멜로보다 은근한 감정인 것이 마음에 들었고 인간적인 애정이 매력적이었어요.

Q. 박성웅이 ‘오빠’라고 부르면서 서슴없이 다가오는 겁 없는 후배는 고아성씨가 처음이라고 했는데요?

먼저 오빠가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웃음) 처음에 오빠라고 처음 부르라고 했을 때 굉장히 당황했어요 (웃음). 그런데 나중에 박성웅 선배님을 굉장히 깊게 알게 되니까 오빠다움의 진면목이 있더라고요. 정말 오빠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진정한 오빠다움이 있어요. 오빠다움은 좀 더 친밀함이 더 느껴진다고 할까요? 챙겨주는 것도 오빠가 좀 더 그 사람 편에서 서주시는 것 같아요.

Q. 평소 낯을 안 가리는 편인가요?

안 가리지는 않는데 이번 ‘오피스’가 유별난 경우예요. 정말 이렇게 코드가 잘 맞는 배우들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어요. 작품 이야기를 깊게 하는 배우들도 처음이었고 연기 호흡과 영화에 대한 공통된 의견들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다 주당이었다는 점까지요 (웃음). 처음 서먹할 때 박성웅 선배님이 회식을 많이 마련해 주셨는데 서먹함이 너무 빨리 급속도로 사라졌어요.

   
▲ 고아성 ⓒ스타데일리뉴스

Q. 아역으로 데뷔해서 경력이 10년인데도 계속 막내 느낌인데 억울하지 않나요?

배우로는 막내지만 굉장히 많은 변화를 느껴요. 항상 스태프보다 항상 어린 느낌이었는데 이젠 막내 스태프는 저보다 어리거나 동갑이 대부분이에요. 24살이라는 나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는 나이라서 그런가봐요. 92모임을 만들어서 친구 맺고 그래요 (웃음). 다 같이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놀기도 하고요.

Q. 필모그래피를 보면 무게감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지금 이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가벼운 느낌의 작품에는 출연할 생각은 없나요?

제가 그런 작품에 어울리지 않는 걸 알고요(웃음). 그런데 너무 독특한 것만 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독특한 걸 선호하지 않으려고 경계하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 찍고 있는 ‘오빠 생각’은 굉장히 건강한 영화에요 (웃음). 그래서 요즘에는 행복해졌어요. 해피한 영화를 찍고 있어서 많이 바뀐 걸 스스로 느끼고 있어요.

Q. ‘오빠 생각’ 촬영하면서 행복하다고 했는데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가봐요.

아무래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영화가 제 일상에 지장을 주는지 근원적인 고민을 던진 적이 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오빠 생각’이 그 동안 하지 않았던 정말 새로운 역이기 때문에 명백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도 처음 들어왔을 때 배경이나 장르를 보고 마음이 비워졌을 때 밤에 혼자 읽고 싶을 때가 있고, 유쾌한 시나리오는 카페 가서 읽는 경우가 많아요.

Q.절친으로 알려진 임시완, 이준과 영화 '오빠 생각'과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연달아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두 사람은 어떤 차이점이 있던가요.

임시완 오빠는 정말 ‘오빠’ 같고 이준 오빠는 ‘형’ 같아요 (웃음). 예전에 이준 오빠가 저를 남동생 같다고 했는데 저도 진짜 형 같아요. 그리고 두 분이 연기스타일도 다른데 맞춰가는 재미가 있어요. 예전에 이성민 선배님이 ‘손님’과 ‘미생’을 연달아 촬영하시고 ‘너희 둘은 동갑인데 어쩜 그렇게 다르니?’라고 하셨데요. 저도 이준 오빠와 임시완 오빠와 연달아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정말 두 분은 다른 것 같아요 (웃음).

   
▲ 고아성 ⓒ스타데일리뉴스

Q. 배우끼리 무언의 경쟁을 피부로 느낀 적이 있나요?

그게 굉장히 빨리 찾아왔다가 굉장히 사라졌어요 (웃음). 제가 4살 때 모델로 시작해서 그 때부터 연기 오디션을 굉장히 많이 봤어요. 13살 전까지 낙방의 시절이었어요. 계속 떨어지다 보니 점점 무뎌지고 경쟁이라는 의미 자체가 무의미해지더라고요. 낙방 자체가 제 자존감과 직결되는 문제였는데 현실적으로 그들 입장이라면 ‘나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을 뽑았겠지’라고 현실적인 이해를 하고 나서부터는 굉장히 편해졌어요. 그걸 일찍 찾아오고 일찍 깨달아서 다행인 것 같아요. 그게 초등학교 3학년 때예요 (웃음).

Q. 요즘 김새론, 김유정, 김소현 등 여자 아역배우들이 맹활약 중이잖아요. 이 친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너무 기특하죠. 동질감도 느껴요. 세 친구들의 작품을 다 봤어요. 새론이와 유정이는 한 작품을 하기도 했는데 정말 격하게 응원해주고 싶어요. 정말 잘하고 있다고...

Q.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선배로 올라가는데 어떤 선배가 되고 싶은가요?

전 두말 않고 박성웅 선배 같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아까 말한 오빠 다움... 나중에 나이가 들고 후배들이 많이 생겼을 때 그런 면모를 가지는 게 꿈이에요. 그 오빠다움에 정말 감동했어요. ‘오피스’ 다른 배우들도 서운해하지 않으시고 다들 동의하실 거예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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