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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08.25 23:38

[리뷰] 라 스트라다 오마주 '이민자'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가 극의 흐름을 좌우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는 3일 개봉하는 '이민자'(The Immigrant, 2013)는 50년전 명화 '라 스트라다'(La Strada,길)의 오마주이다.

영화 '이민자'(2013, 감독 제임스 그레이)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뒤인 1921년 뉴욕이 배경이다. 

▲ 영화 '라 스트라다'(위) '이민자'(아래) 스틸컷 ⓒ Federico Fellini, 씨네룩스

스토리를 보면 美뉴욕에 불법으로 입국한 폴란드 여성 에바(마리옹 꼬띠아르)가 불법입국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하자 출입국관리직원과 내통하는 브루노 와이스(호아킨 피닉스)가 구해낸다. 브루노는 맨하탄 소재 캬바레에서 불법이민자 여성들을 앞세워 돈을 버는 인물이다.

브루노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뉴욕에 입국한 에바는 폐결핵으로 입국이 거부되고 입국관리국과 임시 수용소가 있는 엘리스 섬에 격리 수용된 여동생 마그다(안젤라 사라판)를 찾아내고자 카바레에 취업해 돈을 번다. 그러던 어느날 브루노의 사촌이자 떠돌이 마술사인 올랜도(제레미 레너)가 에바를 첫 눈에 반하면서 동생을 구하려던 계획이 자꾸만 틀어진다. 

흑백 영화 '라 스트라다'(1954, 감독 페더리코 펠리니)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폐허가 된 이탈리아 전역을 떠돌며 길거리 서커스를 하는 차력사 잔파노(안소니 퀸)와 백치 아내 젤 소미나(줄리에타 마시나)의 이야기이다.

잔파노가 어느날 순박하기 짝이 없는 백치 젤 소미나를 돈주고 사와 아내로 만들고, 심지어 그녀를 앞세워 청중들에게 앵벌이를 시킨다. 그렇게 번 돈으로 난폭하고 거칠은 잔파노는 곳곳에 사는 과부, 처녀들과 바람을 피고, 그 사이 젤 소미나를 유혹하던 광대 일 마토(리차드 베이스하트)와 다투다 급기야 살인마저 저지른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조부모 세대의 애증섞인 미국 이민사

영화 '이민자'를 감독한 제임스 그레이는 지난해 5월 매트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엘리스 섬을 거쳐 뉴욕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출신 조부모의 이야기를 배경 삼아 영화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이민자'가 50년전 명화 '라 스트라다'의 영감을 받아 제작되지 않았냐는 메트로 기자의 질문에 상당 부분이 인용됐다고 대답했다. 다만 '이민자'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에바와 라 스트라다의 여자 주인공 젤 소미나는 다른 캐릭터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민자'의 배경인 1차 대전후 미국은 유럽과 각국 전쟁으로 무기와 각종 물자를 팔아 부가 넘쳐나던 '광란의 1920년대'를 지나고 있었다. 이 당시는 전후 유럽 시민들이 폐허가 된 조국을 버리고,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던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민자들의 꿈을 이용해 한 몫 챙기려던 경찰과 불법 영업을 하는 주점상인들의 행태는 알 카포네라는 뉴욕과 시카고를 오가며 마피아라는 거대 폭력조직으로 확대되기에 이른다. 외신에 따르면 영화 '이민자'는 1954년 이탈리아 영화 '라 스트라다'는 물론, 1974년 '대부2'(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민자'는 외국인들의 눈을 통해 1920년 신흥부국으로 발돋움한 미국의 어둡고 우울한 이면을 그렸다. 특히 마리옹 꼬띠아르, 호아킨 피닉스, 제레미 레너 등 주연 배우들이 극의 흐름을 좌우하는 등 신들린 연기력을 보여줬다. 개봉은 오는 9월 3일, 상영시간은 117분이다.

▲ 영화 '이민자' 포스터 ⓒ 씨네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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