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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08.12 16:48

[기자수첩]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성공적 마무리... '폐막식만 남아

누구도 예상못했던 '영화제 개최', 스탭들의 노력으로 이뤄내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오늘 12일 오후 7시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폐막식을 갖고, 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연초부터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로(이하 영진위)부터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재정 위기로 영화제 개최마저 불투명했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영화제)는 김종현 집행위원장 이하 스탭, 그리고 후원회원들의 노력으로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기간중 개최된 영상미디어포럼(하단 좌), 청소년 이벤트(하단 가운데)와 영화제 국내외 관계자 스틸컷(위) ⓒ SIYFF

특히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측은 영화제 개막전까지 영진위의 일방적인 예산 삭감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2월 부산지법에 집행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으로부터 일부승소판결을 받아냈다. 그럼에도 예산집행은 영진위의 거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적은 인원으로 영화제를 준비하던 중 일부 스탭은 위장염을 앓았고, 링겔 투혼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올해 17주년을 맞은 영화제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회원들이 후원회를 조직했고, 김종현 집행위원장과 사무국장은 국회, 시청 등 곳곳을 돌며 청소년 영화제가 처한 열악한 상황과 개최 의지를 설명해왔다. 

지난 7월 어느날 저녁, 기자는 두번째 이사를 한 영화제 사무실을 찾아갔다. 현장은 8월 5일 개막식을 비롯해 영화제 일정을 준비 중이었고, 이미 밤샘 작업이 일상이 됐다. 청년 자원봉사자들과의 미팅과 면접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드디어 5일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개막식이 열렸고, 홍보대사 윤박과 김보라 등 참석한 배우들과 국내외 감독들 그리고 베를린국제영화제 측 초청 인사가 참여한 레드카펫 행사가 이어졌다.  

아울러 12일까지 이어진 영화제 기간 중 일부 상영작은 매진을 기록했고, 청소년영화캠프는 각 방송 언론매체들의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전년도 보다 더 많은 188편(41개국)의 초청작과 경쟁작 등을 신촌 'CGV 아트레온'과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했다. 이중 상영작 27편은 감독 및 영화인들이 관객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씨네 톡톡'이 진행됐다. 

'영상미디어교육포럼' 한번으로는 아쉬워..

영화제 기간중 개최된 각종 행사를 보면 없는 예산으로 어떻게 저 많은 것들을 실행에 옮겼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먼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지난 2003년부터 개최한 '국제청소년영화캠프'는 10개국에서 모인 80명의 청소년들이 시미즈 다카시 감독과 팻 밀스 감독외 국내외 영화관계자들의 지도 아래 마스터 클래스 강의와 촬영장비 워크샵, 그리고 단편영화 제작과정을 배우는 등, 3박 4일간의 여정을 마감했다.

이어, 매년 영화제 부대행사로 개최해온 어린이 책 전시 및 읽기 행사가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개최됐고, 김윤아 영화이론가가 참여하는 특강도 열렸다.

예년과 달리 국고지원이 하나도 없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영화제 기간동안 기적적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국제청소년영화캠프 교육현장 스틸컷 ⓒ SIYFF

특히 지난 주말 9일 일요일 오후에 열린 '영상미디어교육포럼'(사회자 김영덕 프로그래머)은 여러모로 아쉬운게 많았다. 단 한번의 포럼으로 참석한 4명의 발제자들의 청소년 문화와 성장 영화에 대한 설명을 듣기에는 일단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

살펴보면, 9일 개최된 영상미디어포럼은 '청소년문화의 현재와 청소년예술교육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개최해 각계 인사 4명의 발제를 듣고 '관객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문화평론가 정윤수 선생(한신대 교수)은 '사회없는 사회, 성장 없는 성장'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성장 문학과 영화자료를 토대로 해방전후부터 현재까지 청소년들이 경직되고 억압된 현실과 문화마저 통제된 과거 사회를 재조명했다.

정연수 교수의 짧은 강연과 한국 현대 문화사에 대한 분석 만큼은 따로 시간을 할애해 영화제를 찾아온 학부모와 청소년들을 위한 강의시간으로 가져도 무방할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와 설명이 포함됐다.

이어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예술영상 대안학교 '꿈이룸' 장영승 대표의 학교 설립 취지와 과정도 시민은 물론 청소년들과의 소통과 공유를 통해 이뤄지는 현장은 좀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럼의 제약된 시간 관계상 상당 부분이 생략된 느낌이었다.

여기에 3년전 청소년보호시설에서 뮤지컬공연을 지도했던 하미숙 대표는 '청소년 문화와 예술 그리고 공감'을 주제로 하 대표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하미숙 대표가 보호시설 아이들과 어렵게 만들어낸 소통과 치유회복을 관계 당국의 전시행정과 과도한 공연 동원으로 청소년들의 상처와 실망 만을 안겨준 사례가 설명됐다. 이 부분은 성장통을 앓는 한국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어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영상교육 큐레이팅기업 '21그램'의 이성래 대표는 '청소년 영상제작교육의 방향성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건 촬영이 가능한 현실과 명랑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청소년들 보다 더 어두운 현실속 사회의 민낯을 고발했다.

이렇게 영상미디어교육포럼이 끝나고 참석한 관객들중 일부는 2시간 가량 진행된 '청소년과 미디어'를 주제로한 포럼이 한 번으로 마무리된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포럼은 국내 청소년들의 성장통과 비전이 다양한 주제와 에피소드로 설명됐기 때문이다.

예산부족, 개최 불투명을 딛고 올라선 SIYFF

누구도 예상못한 제1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영어약자 'SIYFF')는 영화제 관계자와 시민, 그리고 영화제의 주체인 청소년들이 만들어냈다.

그런 때문일까. 지난 9일 오후 바쁜 와중에 기자와 잠시 만난 김종현 집행위원장은 "올 해 17살이 된 청소년 영화제가 성장통을 호되게 앓았다"라고 설명하고, "청소년 영화제는 성장통을 거쳐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대한 애착과 영화제 개최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이 힘겨웠던 영화제를 꿋꿋하게 일궈낸 스탭과 청소년, 시민들에게 감사할 뿐"이라는 말로 영화제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모두를 향한 감사의 인사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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