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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이슈뉴스
  • 입력 2015.08.05 12:57

[인터뷰②] 박형식 “최대한 말 아끼고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박은희 기자] “옛날부터 말이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보다 행동이 좋았다. 소감 같은 건 SNS에 ‘정말 행복했습니다’라고 간단하게 올리고 오히려 다음 작품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 책임감이고 내가 해야될 일이다. 최대한 말을 아끼고 말보다 행동으로써 보여주겠다.”

착하고 순한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성격만큼 스스로를 다스리는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사회 속에서 물 흐르듯 잘 섞여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을 우리는 사교적이라고 말한다. 태어나서 누군가와 크게 싸워본 적도 없으며 평소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닌 제국의아이들 막내라인 박형식은 온실 속 화초처럼 곱게 자란 도련님 같다. 예의바르고 온화한 인성으로 어디서나 사랑받는 캐릭터로 여겨지지만 그러기까지 그만의 남모를 노력이 있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형식은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성격과 삶의 고민에 대한 얘기들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 오랜만에 박형식 목소리로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반가웠다. ‘상류사회’ OST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You Are My Love’는 아쉬움이 굉장히 많이 남는 곡이다. 더 잘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아쉽다. 연기를 하든 노래를 하든 하고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지울 수가 없다. 내가 옛날부터 OST를 하고 싶다고 어필을 한 부분이 있는데 잘 수렴해 주셨다. 어려웠던 OST 작업을 결국엔 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안 어울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엔딩 장면과 어울리긴 하더라.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아쉬워서 못 듣겠다.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만 크다. 앞으로도 들어가는 작품이 있으면 OST 작업은 하고 싶다.”

- 아무래도 아이돌로 시작했기 때문에 노래하는 박형식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을 것 같다. 솔로 활동 계획은 없나.
“언제나 꿈꿔왔지만 그것도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는 일단 어필은 한 상태고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 같다. 기다리다 보면 좋은 곡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 무대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단독 팬미팅’은 어떤가.
“그것도 회사에 얘기를 했다. 팬미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것 역시 회사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 투어까지는 아니고 하게 되면 국내에서 할 것 같다. 해외는 불러줘야 간다.(웃음)”

▲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스타데일리뉴스

- ‘진짜사나이’ 이후 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없나.
“토크쇼 같은 경우는 못하겠더라. 자신이 없다. 리얼 예능은 나의 모습 그대로 보여드리면 되는 거니까 생각이 있다. 그런데 부담이 아예 없진 않다. 그래도 뭔가 또 해야될 것 같고.(웃음) ‘진짜사나이’는 내가 억지로 해야될 필요가 없이 훈련이 계속 있지만 다른 것들은 하기 힘들 것 같다.”

- 평소 먹는 것도 좋아하고 제국의아이들 멤버들 중 운동을 열심히 하는 캐릭터도 아니었기 때문에 박형식에게서 복근을 볼 수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정말 힘들었다. 한 달밖에 시간이 없어서 그 안에 복근을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체지방을 빼는 것밖에 없었다. 하루에 한 시간반씩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닭가슴살을 먹으며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그래서 한 달 만에 ‘아 근육이 있구나’ 정도 만들었다. 다들 촬영하면서는 운동을 절대 못 할거라고 하셨지만 나는 ‘아니야 그건 의지의 차이야, 할 수 있어’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촬영 중반쯤 갔을 땐 ‘졌다’ 하고 포기했다.(웃음)”

- 최근 숙소 생활을 정리하고 독립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가족끼리 왜이래’ 촬영을 할 때는 숙소 생활을 했는데 한 방에 두 명씩 사용했다. 새벽에 들어가면 방에 불을 켜야 되는데 내가 불을 켜면 멤버가 깼다. 내가 ‘형 미안해, 잠깐 이것만 정리하고 끌게’라고 말하면 형이 ‘형식아 대본 외워’ 하고 거실로 나가서 잤다. 두 시간 있다가 다시 나가야 하는 상황이고 그 사이 대본을 외워야 했다. 그럴 때마다 너무 미안하기도 했고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회사에 조심스럽게 얘기해서 ‘상류사회’ 들어가기 전에 독립했다. 자취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잠자는 곳이다.”

-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여행이나 그냥 쉬는 것이다. 하루 종일 잠자고 집에서 조용히 있으면서 고요함을 즐기고 싶다.”

▲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스타데일리뉴스

- 드라마에서 연인 호흡을 맞춘 임지연과 남지현 중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
“둘 다 좋다.(웃음) 한 사람을 지목하는 건 어렵다. 남지현은 굉장히 수수하고 착하고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인생의 반을 연기한 선배님이다. 내가 항상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굉장히 재미있게 잘 촬영했던 예쁜 동생이다. 임지연 누나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털털하고 잘 받아주고 창수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 창수가 살려면 지이가 중요했다. 창수가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주는 지이였다.”

- 학창시절부터 동경하던 선배인 박효신과 친하다고 들었다. ‘성공한 팬’으로서 가까이서 지켜본 박효신 선배는 어땠나.
“박효신 형이 나를 예뻐해 줘서 고맙다. 형이 뮤지컬 ‘모차르트’ 준비에 한창일 때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내가 전화해서 가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형이 ‘와서 뭐하려고’라고 했지만 내가 ‘그냥 형 보게’라고 한 후 커피를 사들고 갔다. 연습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데 진짜 공연하는 것처럼 목에 핏대를 세우며 엄청 열심히 연습하더라. 너무 심하게 연습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습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저 위치에 저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본인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저렇게 열심히 하는구나, 나는 그에 비하면 정말 열심히 안 하는구나’ 그런 걸 다시 한번 느끼면서 회사에 가서 나도 계속 노래 연습을 했다.”

- 가수로서 존경하는 선배가 박효신이라면 연기자로서는 어떤 선배가 좋은가.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많지만 조정석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연기하는 스타일과 그 연기력이 너무 좋다.”

- 드라마나 영화 속 탐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하고 싶은 게 많다보니까 하나를 정하기가 어렵다. 내가 어떤 캐릭터를 딱 짚어서 말하면 오해하기 쉽다. ‘니가 무슨 그런 역할이야’, ‘니가 과연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어’ 등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부연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 가볍게 한 질문인데 너무 깊게 생각하고 어렵게 받아들인 것 같다. 매사에 굉장히 신중한 성격인 게 느껴진다.
“내 성격 자체가 워낙 조심성이 많아서 그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사서 스트레스를 받는 스타일이다. 남들이 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최대한 남들에게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고 내 말로 인해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좋겠다.”

- 알려진 모습은 해맑고 고민도 없어 보이고 남들 시선에 별로 신경을 안 쓸 것 같은데 의외의 성격을 알게 됐다.
“내가 남들에게 피해를 안주려고 하고 조심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나도 내 성격이 쉽지 않은 것 같다.(웃음)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인데 나는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게 쉽지 않다. 웬만하면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싶다. 사람들이 내게 조언이나 충고들을 많이 해주는데 그런 것들을 고쳐나가면서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스타데일리뉴스

- 처음엔 엄친아의 왜곡된 의미인 ‘부잣집 아들’로 알려졌지만 이제 여러 조건을 갖춘 ‘엄친아’ 뜻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에 대해선 감사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냥 나는 맡은바 열심히 했다. 여러 가지로 이번에 되게 신경을 많이 썼다. 운동도 그래서 시작한 것이고 발성과 발음, 옷 스타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등 여러 가지 많이 신경 썼다. 머리가 부서질 뻔했지만 노력을 해야 하니까. 스스로에게 창피하고 싶지 않다. 모두가 ‘박형식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낼 때 그 우려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가 뭔가를 해서 잘 안됐을 때 ‘역시나’ 이렇게 돼버리면 나 스스로가 굉장히 창피한 일이 될 것 같았다. 잘해서라기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시는 것 같다. ‘진짜사나이’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맡은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 겸손하고 반듯한 인성을 지녀서 인간 박형식에 대한 평도 좋다. 가까이서 겪어본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더라.
“그냥 나는 나대로 하는 건데 이제 조금씩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 굳이 ‘이미지가 그렇기 때문에 더 착하게 살아야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뭔가 책임감이 따르고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조심스러워지고 ‘내가 생각하는 게 맞나’ 싶고 나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니까 뭔가 어렵다. 인터뷰를 하더라도 점점 말조심을 하게 되는 것 같고 ‘내가 아직도 많이 멀었구나’, ‘내가 아직 큰 사람, 멋있는 사람이 되려면 멀었구나’, ‘갈 길이 멀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 ‘제국의아이들’이라는 팀 안에 섞여있을 땐 보이지 않던 사뭇 다른 진중함이 엿보인다.
“옛날부터 말이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보다 행동이 좋았다. 그래서 말없이 열심히 하는 게 좋은데 인터뷰라는 자체가 말을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하고 무섭고 조심스럽다. 나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소감 같은 건 SNS에 ‘정말 행복했습니다’라고 간단하게 올리고 오히려 다음 작품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 책임감이고 내가 해야될 일인데 뭔가 말로써 나를 꾸며내는 것 같고 변명하는 것 같다. 말하는 것을 참 안 좋아하는 사람인데 인터뷰를 계속 해야 되니까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많이 든다. 점점 더 숙제를 갖게 되는 것 같다. 말이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말을 많이 아끼려고 한다. 그래도 말을 해야 하는 자리에서 말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내가 잘못 말한 것일 수도 있고 이미 내뱉은 말은 책임을 져야겠지만 말보다는 행동으로써 보여드리겠다.”

[인터뷰①] 박형식 “상류사회, 다양한 색 표현 가능성 품어준 작품” 

▲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스타데일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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