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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권상집 칼럼니스트
  • 칼럼
  • 입력 2015.08.03 17:56

[권상집 칼럼] 김현중 연출, 김현중 주연의 막장 미니시리즈

한편의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끝없는 진흙탕 싸움

▲ 김현중 ⓒ스타데일리뉴스

[스타데일리뉴스=권상집 칼럼니스트] 요즘 언론을 통해 접하는 사건을 보면 막장의 연속이다. 모 당대표는 보수층을 끌어안는다는 미명 아래 미국에 가서 큰절을 하는 보기 드문 굴욕적 외교를 선보이는가 하면, 롯데그룹은 재계 5위라는 위치에 걸맞지 않게 일본색을 모든 국민에게 낱낱이 드러내며 연일 그룹 후계자에 관한 논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들 뉴스는 그렇게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언제 정치인, 재벌 총수들의 신뢰와 도덕성을 믿었던 적이 있던가? 그런데 이와 달리 김현중의 막장 미니시리즈는 보다 충격적이고 보다 가관이다.

김현중, 그는 이미 수많은 청소년들의 우상이자 한류스타로 대변되는 인기의 한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가요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했고 아이돌 그룹인 SS501 시절부터 미소년의 이미지로 10대 팬들의 마음 속에 각인된 그였기에 그의 단독 주연인 이번 막장 미니시리즈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막장 드라마가 미니시리즈로 끝날지, 전 여자친구의 출산 이후 지속되는 장편 드라마로 이어질지는 아직까지 누구도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혹자는 김현중보다 그의 전 여자친구를 거세게 비난하기도 한다. 폭행을 당하면서도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며 임신하는 과정 자체를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넘쳐나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 역시 그녀의 지독한(?) 사랑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한때는 한류스타를 만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겠지만, 브라운관 이미지와 다른 그의 모습을 일관되게 바라보면서 견뎌냈다면 그녀 역시 무엇을 위해서 이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는지 여전히 우리는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김현중 본인에게 있다. 전 여자친구의 문자 메시지 폭로로 이제 이 진흙탕 싸움은 L양, J양 등 또 다른 연예인들이 추가되는 확장판 막장으로 변질되기 시작했고 김현중이 전 여자친구에게 보낸 입에 담기 힘든 메시지는 그의 이미지가 기획사에 의해 잘 포장되고 꾸며진 것이라는 것을 더 강하게 우리에게 확인시켜주는데 충분한 기폭제가 되었다. 사적인 사이에 보낸 메시지를 폭로한 전 여자친구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공인으로서 그는 대인관계를 보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중히 이어갔어야 한다.

지난번에도 필자가 언급한 바 있지만 정치인, 재계총수보다 연예인들이 보다 사적 영역에서 자신의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그를 바라보는 연령대와 계층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바 있지만 모 당대표의 굴욕 외교, 최근 불거진 모 국회의원의 성폭행 의혹, 롯데의 지리멸렬한 후계자 싸움은 이제는 국민에게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미 구태의연함이 가득한 세계가 바로 그 세계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예인들은 10대팬, 더 나아가서 한류라는 브랜드로 아시아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기에 그들의 언행 하나하나가 미치는 파급효과는 이미 정치인과 경제인을 넘어선지 오래다.

연일 종편에서는 김현중과 그의 전 여친이 벌이는 막장 싸움을 실시간으로 우리에게 보도하고 있다. 일부 연예 매체 역시 김현중과 그의 전 여친 편으로 나뉘어 단독이라는 이름을 빌미로 그들의 내밀한 사적 이야기를 우리에게 남김없이 까발리고 있다. 언론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듣기 어렵게 되었고 이제 김현중과 그의 전 여친이 벌이는 진흙탕 싸움은 9월달 전 여자친구의 출산 이후 또 다른 싸움이 예고될 것이라는 뉴스만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 팬들이 더욱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이다.

이번 미니시리즈는 임신과 폭행, 유산과 협박, 폭로 등으로 우리에게 각인되고 있다. 이 싸움이 늘어지는 순간 양 당사자도 피로도를 느끼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더한 피로감만 느낀다. 김현중 연출, 김현중 원톱 주연의 이번 미니시리즈가 장편 드라마로 이어지는 순간 그를 외면하는 팬들, 시청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김현중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이번 일을 하루빨리 종결해야 그나마 사죄를 통해 다시 브라운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이 장편으로 이어지면서 추가적 폭로로 사건이 확장되는 순간 그의 재기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롯데가의 후계자 논쟁과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의 진실공방으로 국정원 해킹 사건 등 국가의 주요 뉴스가 묻히며 또 다시 웃지 못할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로 인해 김현중과 그의 전 여자친구가 벌이는 진실공방은 8월 내내 이어지는 폭염보다 더욱 우리의 마음을 무덥게 하고 불쾌하게 만든다. 전 여자친구의 폭로로 다시 사건 해결의 공은 김현중에게 넘어갔다. 그의 대응이 더 이상 우리에게 실망으로 다가오지 않길 바란다.

- 권상집 동국대 경영계열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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