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설정미 기자
  • 영화
  • 입력 2015.07.13 08:56

[리뷰] 영화 '만킬로미터(10,000km)', "멀어진 거리만큼 무뎌지는 연애 감정, 장거리 연애"

▲ 영화 '만킬로미터(10,000km) 공식 포스터 ⓒ누보필림

[스타데일리뉴스=설정미 기자]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장거리 연애의 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편지나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가 얼굴을 볼 수 있는 화상채팅으로 까지 발달하게 된다. 그리고 요즘은 핸드폰으로 화상통화를 하거나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른다. 소통방법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장거리 연애는 보통의 연애와는 다르다. 바로바로 소통하기 어렵고, 직접 만지고 느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곧 깨질 수밖에 없다.

영화 ‘만킬로미터(10,000km)는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을 통해 '곧 깨질 수밖에 없는 관계 속에서 아직 남아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1년동안 떨어져 지내게 된 두 연인, 알렉스(나탈리아 테나)와 세르기(데이비드 베르다거). 7년간 연애를 했던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노트북 화상통화. 그들은 매일 모니터 창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때론 뜨거운 사랑도 속삭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사랑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모니터 속 두 연인은 서로의 전부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장거리 연애에 필수인 노트북을 소중히 끌어안는 알렉스 ⓒ누보필림

두 커플은 7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했지만 무색하게 고작 1년동안의 장거리 연애에 무너지게 된다. 사랑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얼굴도 볼 수 있지만, 만질 수 없고, 필요할 때 옆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7년 연애를 무색하게 만든 10,000km 장거리 연애의 비극이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다. 서로 심리적 갈등을 겪지만 두 인물이 만나서 직접적으로 싸우는 게 아니었기 때문일까? 그 갈등이 관객을 집중하도록 만들지는 못했다. 장거리 연애의 간접경험을 할 수 있어서 공감은 갔지만, 그들의 장거리 연애 카운터가 올라갈 때마다 보는 관객도 덩달아 답답하고 무기력해졌다.

▲ 장거리 연애로 서로 소통이 원할해지지 않자 화면을 보며 고민에 빠진 세르기ⓒ누보필림

장거리 연애에 대해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할 법한 내용을 그대로 보여줘 공감을 이끈 건 좋았지만, 장거리 연애를 간접적으로 같이 겪을 관객을 위해 구성과 연출부분에서 좀 더 타이트하게 진행됐다면 덜 지루했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

또 아쉬운 게 있다면 영화 속 인물은 남자와 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떤 배우가 해도 상관없었고 어떤 나이대가 해도 상관없을만큼 인물들의 캐릭터가 없었다. 꿈을 위해 떠나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만 있을 뿐. 뻔한 스토리에 매력적인 인물이 없다보니 영화는 지루해졌다.

▲ 거실에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알렉스와 세르기ⓒ누보필림

차라리 영화가 화상채팅 속 대화만 하는 남녀 커플이 아닌, 그 밖에서 겪는 외로움을 더 보여줬다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공감대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예전과는 다른 현시대의 장거리 연애를 잘 보여줘 깊은 통찰을 하게 만들어주는 영화 ‘만킬로미터(10,000km)’는 7월 16일 개봉한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