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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은원 기자
  • 영화
  • 입력 2015.07.10 14:57

[리뷰] 영화 '쓰리썸머나잇', 찌질한 삼총사와 함께 '카르페 디엠'

▲ 영화 '쓰리썸머나잇' 포스터 ⓒ캔들미디어, 더램프

[스타데일리뉴스=이은원 기자]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등 개성있는 코미디 영화들을 연출해 온 김상진 감독의 신작 '쓰리썸머나잇'은 '한 여름밤의 꿈'을 꾸고 싶었던 세 남자의 이야기다.

여자 친구에 지친 만년 고시생 차명석(김동욱 분), 고객에 지친 콜센터 상담원 구달수(임원희 분), 갑에게 지친 제약회사 영업사원 왕해구(손호준 분)가 어느 여름 밤, 술에 만취해 해운대로 떠난다. 하지만 이들에겐 일탈조차 순순히 허락되지 않는다. 거기서부터 '쓰리썸머나잇'의 코미디는 시작된다.

▲ 영화 '쓰리썸머나잇' 에서 찌질한 삼총사로 변신한 배우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 ⓒ캔들미디어, 더램프

2015년 한국 영화 속 남자배우들의 변신 키워드는 '찌질함'이 아닐까 싶다. 상반기 영화 '스물'에서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가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20대의 찌질함을 보여줬다면, 하반기엔 '쓰리썸머나잇'의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이 좀 더 노골적이고 무르익은 30대의 찌질함으로 관객들을 웃겨줄 예정이다.

'쓰리썸머나잇'을 통해 제대 후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동욱은 "극 중에서 웃음을 주고 재미를 주기보다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말한대로 웃기는 역할을 맡은 다른 배우들을 위해 든든하게 판을 깔아주는 중요한 임무를 잘 수행한다.

코미디에 최적화된 배우 임원희는 이 작품에서도 '대체불가'한 '명불허전' 연기를 선보인다. 10살 넘게 나이 차이가 나는 김동욱, 손호준과 친구라는 오버설정으로 등장해 그저 멀뚱히 서있다가 한 마디를 툭 던졌을 뿐인데 웃음을 터지게 하는 내공은 여전히 살아있다.

또한 손호준은 첫 주연작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잘생김'이란 찾아볼 수 없다. 새까만 피부를 그대로 드러낸 채 19금 코드에 여장까지 도전해 연기 영역을 한층 넓혔다.

▲ 영화 '쓰리썸머나잇' 에서 맛깔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윤제문, 류현경 ⓒ캔들미디어, 더램프

거기에 보증된 개성파 배우 윤제문, 류현경까지 역시나 제 몫을 다해준다.

윤제문도 주특기인 범접할 수 없는 악역 연기에 남자에겐 강하지만 여자인 류현경에게는 기가 눌리는 듯한 허술함까지 더해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보여줬다.

또한 '홍일점' 류현경은 다혈질 여자친구로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까지 입에 욕을 달고 깐족거리는 연기를 맛깔스럽게 해냈다. 류현경은 욕 연기를 위해 "한글자 한글자 적어 토씨하나까지 그대로 연기했다"고 밝혔지만 타고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입에 착착 붙는 리얼한 욕 연기를 선보인다.

▲ 영화 '쓰리썸머나잇' 김동욱, 임원희, 손호준 ⓒ캔들미디어, 더램프

어쩌면 코미디 영화를 보고 '웃음' 이외의 것을 논한다는 건 무의미할 지도 모르겠다. '눈물' 대신 '웃음'을 추구하는 코미디 영화가 과소평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정형적인 스토리에 진지한 교훈과 여운을 바라기 때문 아닐까.

영화 '쓰리썸머나잇'도 마찬가지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이라는 말처럼 영화를 보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보라. 영화 '쓰리썸머나잇'과 함께 부산의 멋진 경관까지 구경하며 시원하게 한바탕 웃었다면 그 것으로 충분하다.

"모든 영화가 '어벤져스' 같으면 얼마나 뻑뻑하겠냐. 히어로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며 코미디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배우 임원희의 말처럼 말이다.

한편 코미디 영화 '쓰리썸머나잇'은 오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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